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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Feb 26. 2016

런던이 가진 풍부한 유산, 런던의 랜드마크

런던 여행 에세이 #2

"저 정도면 이 곳에서 '랜드마크'는 되지 않겠어?"

"야, 네가 잘 모르는데, 랜드마크는 무조건 높아야 돼"

랜드마크가 높아야 된다고? 그래 기본적으로 높으면 눈에 잘 띄니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아는 '랜드마크'는 달랐다.


'랜드마크(Landmark)'라고 하면,

어떤 지역이나 나라를 식별하는데 '목표물'로서 적당한, 즉 상징할 수 있는 사물, 건축물 그리고 주위의 경관 중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기 쉬운 것.

이게 바로 랜드마크다.

우리나라로 따진다면,

역사 깊은 '숭례문', 남산 위의 'N서울타워',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정도 되시겠다.


런던을 여행하면서 클래식한 건축물이나 오래전부터  변함없이 존재해왔던 그들만의 유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꼭 유명한 장소만 찾아다니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지나가다 보이거나 우연히 보게 된 것들이라 할 수 있겠다.



날씨는 여전히 화창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아침이라 그런지 날은 쌀쌀했다. 그래서인지 더욱 커피 한잔이 생각났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

스타벅스, 커피빈 등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장소는 널려있다.

이 곳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히나 이 곳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던 곳이 바로 '카페 네로(Caffe NERO)'

물론 이 곳뿐이 아니다. 코스타(COSTA), 프레따망제(PRET A MANGER) 등도 쉽게 볼 수 있는 커피숍이다.


수도 없이 볼 수 있었던 카페 네로

이탈리안 커피라 쓰여있지만 런던에 본사가 있다고 한다. 정통 유러피안 스타일이라는데 그럼 아메리칸 스타일과는 무슨 차이인 거지?

매일매일 점심 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셔대면서도 맛의 깊이와 차이에 둔감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아무래도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그 맛의 깊이를 알기 위해서라도 '바리스타 자격'에 도전해봐야겠다.

그래도 나름 '카페'에서 일한 경력을 살려서 말이다!

참 이 곳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약 1.7 파운드다. 유명한만큼 맛도 좋았던 것 같다.

이 곳 스타벅스에 가면, 플랫 화이트(Flat White)라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데

호주와 뉴질랜드 그리고 여기 영국에서 많이 마시는 음료라고 했다.

에스프레소에 우유 거품을 얹어 마시는 커피로 굉장히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빨간색 이층버스. 어디든 갑니다!

오늘은 런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빨간색 이층 버스로 이동했다.

전날 보았던 '대영박물관'만큼이나 유명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로 이동했다. 내셔널갤러리는 주말이나 평일이나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내셔널갤러리 앞으로 광활한 광장이 있었으니,

바로 '트라팔가 광장'


이 곳에 가면 높이가 약 50미터가 되는 기념비를 볼 수 있는데, 프랑스와의 트라팔가 전투에서 사망한 넬슨 제독을 기리는 건축물로 알려져있다.

1805년, 넬슨 제독은 해전에서 지적이면서도 용맹한 지휘관으로 프랑스 해군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안겨다 주었지만 적탄을 맞고 전사했다.


트라팔가 광장

트라팔가 광장은 햇살을 맞으며 일광욕 하기도 좋은 곳 같다. 넬슨 제독 기념비 주변으로는 거대한 사자상이 있고 광장 가운데에서는 분수대에서 물이 솟구친다.

쏟아지는  물소리와 여기에 섞인 사람들의 북적거림에도 잠이 솔솔 올 것 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시끄러운데 무슨 잠이겠냐 하겠지만 왜 그런지 나른하고 오묘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트라팔가 광장을 안고 있는 내셔널갤러리(The National Gallery)는 이 곳의 포인트다!
1824년 설립된 이 곳은 최초 30~40점의 작품 전시로 작게 시작하여 점차 그 수를 늘렸고 현재 2천여 점의 유명한 작품을 눈으로 볼 수 있다.
1260년부터 1510년에 제작된 정말 오래오래 전에 그려진 작품들을 세인즈베리 윙(Sainsbury Wing)에서 볼 수 있는데 이 곳부터 이스트윙(East Wing)까지 연대순으로 차례차례 작품을 감상하기 좋은 구조다.
여행 당시 몇 군데 작업 중인 관계로 들어갈 수 없어 작품 중 일부는 관람하지 못해 굉장히 아쉬웠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암굴의 성모>나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 고흐의 <해바라기> 등 미리 공부한 후 작품을 바라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게도 입장료는 무료!
독일 르네상스의 거장,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1533)   출처 : 구글

내셔널갤러리에서 빠져나와 부랴부랴 또 다른 랜드마크를 찾았다.

영국 런던의 템즈강 위로 놓인 아름다운 다리가 있었으니 바로 '타워 오브 브릿지'다.

손에 쥐고 있는 작은 책에서 '타워 오브 브릿지'를 구경하기 전에 '타워 오브 런던'을 보고 이동하면 좋다는 추천이 있어 다리를 보기 전 '타워 오브 런던'을 보기로 한다.

가보면 알겠지만 이미 저 멀리 다리가 보인다.  

'타워 오브 런던'은 말 그대로 '런던탑'이다. 영국 왕족의 역사가 담긴 하나의 성채이고 뭐랄까 마치 유적지 같은 관광지라 할 수 있겠다.

관광객이나 학생들이 바글바글했던 이 곳. 우린 여러 관광지를 볼 수 있는 '런던 패스'로 아주 쉽고 빠르게 PASS!!

'테러'가 잦은 요즘이니 이 곳도 입장하기 전에 가방 검사를 한다.

만일 폭발물 하나가 아무도 몰래 잠입, 이 곳에서 폭발한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도 위태롭고 수백 년, 수천 년의 역사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런던탑(Tower of London)은
1097년 착공되었다. 정복자인 윌리엄이 왕위에 오른 직후란다. 왕권 강화의 상징물이기도 한 이 곳은 처음에 왕궁으로 사용이 되었는데 이후 왕족이나 죄인들을 유폐하는 감옥과 처형장으로서의 어두운 역사가 숨겨져 있다.
타워 오브 런던 내부에서. 역시나 늠름하게 서있는 근위병


알고 가서였을까? 둘러보는 곳마다 왕궁이라는 생각보다 '갇혀있다'라는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왕족들이 사용했다는 530캐럿의 다이아몬드와 빅토리아 여왕을 위해 제작된 왕관(아프리카의 별이라는 애칭이 있다고 한다), 장신구 등 화려함 뒤에 감옥에서 사용된 고문기구나 단두대를 함께 볼 수 있었다.


런던탑 내부

전세계 수많은 관광객들과 영국 학생들이 바글바글한 이 곳에서 영국 런던의 숨겨진 역사를 바라본다는 것.

남의 나라이긴 하지만 습하고 케케묵은 이 곳의 냄새가 깊은 역사에서 비롯된 향기처럼 느껴졌다. 경복궁 역시 오래된 목재들 사이사이에서 유사한 향이 나오리라. 


템즈강 위에 놓여진 타워브릿지

출구로 나가니 템즈강이 한눈에 보였고 왼편으로 타워 브릿지가 눈을 사로잡았다.

템즈강 상류에 자리 잡은 타워브릿지의 모습은 우아했다. 

타워브릿지(Tower Bridge)는,
1894년에 지어진 스코틀랜드 형식의 도개교이자 현수교다. 과거에는 몇천 번이나 다리를 들어 올렸다고 전해진다. 다리는 무려 1천 톤. 타워브릿지 위로 세워진 철골탑 안에 동력장치가 있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않았으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면 템즈강의 전경과 런던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사진에서 수도 없이 보던 타워브릿지는 정말 화려했다. 100년이 넘은 다리임에도 빼어난 디자인을 자랑하고 템즈강과 파란 하늘과도 잘 어우러진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타워브릿지는 역시나 빼놓을 수 없는 런던의 랜드마크다. 


실컷 사진을 찍어대고 템즈강을 바라보며 햇살을 맞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해가 조금이라도 위에서 버티고 있을 때 부랴부랴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 곳에서 빅벤이 있는 웨스트민스터 역까지 이동 가능한 시티 크루즈를 탈 수 있다. 

이 크루즈를 타게 되면 템즈강 주변으로 세워진 건물들과 볼거리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물론 가다 보면 또 다른 랜드마크를 만날 수 있게 된다. 

크루즈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웨스트민스터 역에 다다르면 런던아이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된다. 

보다 가까이 런던아이를 보려면, 워털루(waterloo) 역에서 내려야 한다. 


런던아이(London Eye).

런던아이(London Eye)

글쎄, 그냥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대관람차가 아닌가? 누군가에게는 거들떠도 안보는 대관람차일 수도 있겠으나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기억할 것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명확하게 눈에 띄는 런던아이의 모습은 더욱 평화로워 보였다. 

런던아이는 2000년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여 제작되었는데 이후 런던의 상징이 되었다. '밀레니엄 휠'이라고도 불리는 런던아이는 한 바퀴를 도는데 30분이 소요된다. 낮보다 야간에 타면서 바라보는 런던의 야경에 많은 사람들이 압도된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런던아이와 더불어 빅벤도 함께 볼 수 있다.

우뚝 솟은 빅벤은 그야말로 우람하고 거대하다. 

빅벤으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만으로도 압도된다. 영국 하면 가장 떠오르는 랜드마크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빅벤(Big ben)'은,
'엘리자베스 타워'라는 정식 명칭의 별칭이다. 2012년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하여 '엘리자베스 타워'라는 공식 명칭이 붙게 되었다. 1859년 당시 4만 파운드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주조된 시계로 공사를 담당했던 벤자민 홀 경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빅벤'이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한다.

 

엘리자베스타워이자 빅벤의 웅장한 모습

빅벤은 본래 종의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시계라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 시계탑 4면에 모두 세계에서 가장 큰 자명종 시계가 달려있다. 

시침은 2.7미터, 분침은 무려 4.3미터라고 하니 그 크기가 대략 실감 난다. 

시계의 눈금에는 금도금이 되어 있고 시계 주변 테두리에는 라틴어로 "오, 주여. 우리의 여왕 빅토리아 1세를 보호하소서"라는 말이 쓰여있단다. 

목이 꺾어질 듯 바라보면 어질어질할 정도다. 



이후 난 영국 하면 떠오르는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열기를 느끼기 위해 실제 선수들이 뛰었던 축구 경기장을 찾았다. 

마음 같아서는 박지성 선수가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td.)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Old Trafford)를 가고자 했으나 시간과 거리가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첼시(Chelsea)의 홈구장 스탬퍼드 브릿지(Stamford Bridge)
첼시의 스탬포드 브릿지 구장 관람을 위한 "첼시투어"

스탬퍼드 브릿지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8번째로 큰 곳이란다. 

이 곳에 가면 관광객들이 '첼시 투어'를 선택해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시간대별로 예약하면 그 시간에 맞춰 직원이 내려와 가이드를 시작한다. 

우리와 함께한 관광객들에게 들으니 미국, 파나마, 브라질, 중국 등에서 구경을 왔단다. 


첼시 구장은 1876년에 기공되어 1887년에 개장했다. 이후에 수많은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4만 명 이상이 수용되는 곳으로 경기가 있는 날이면 구장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을 것이다. 

첼시는 우리도 잘 알다시피 삼성(Samsung)에서 스폰을 해준 바 있다. 하지만 첼시의 스폰서는 요코하마 타이어로 변경되었다. 

후원액은 연간 4천만 파운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쉐보레의 후원액 5천만 파운드에 이어 프리미어 TOP 2다. 그래도 꽤 오래 삼성의 스폰을 받아왔던 곳인데 첼시 박물관 앞 "환영"이라는 단어에서 한국말은 찾을 수 없었다. 아니면 내가 놓친 것일까?


영국 런던은 그저 어디에나 볼 수 있는 도심의 풍경이긴 하지만 바라보는 곳마다 평범하게만 느껴지진 않았다. 

오랜 역사를 잘 간직하고 있는 만큼, 사람들의 모습만 예스럽게(?) 탈바꿈해주면 바로 수십 년 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엔틱하고 클래식하다. 


주변 식당에서 "To go"를 외치며 음식을 싸들고 공원에서 밥을 먹는 모습에서도  '허겁지겁'이라기보다 자유분방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런던에서도 여러 브랜치(branch)가 있는 '와사비(wasabi)'는 딱 내 스타일의 음식점. 워낙 초밥을 좋아하는터라 한국에서도 자주 찾는 편인데 이 곳에서도 '테이크 아웃'으로 즐기기에 충분했다. 

이 곳 사람들 역시 줄을 서서 사가는 곳 중 하나다. 런던에서 몇 년간 있었던 선배에게 들으니 한국인 2세가 운영한다라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다. Believe or Not.

나 역시 이 곳에서 줄을 서서 '테이크 아웃'을 했고 공원에서 남들처럼 햇살을 맞으며 점심 식사를 하기도 했다. 

가격은 15파운드!


그러고 보면 런던에선 딱히 맛있는걸 즐기진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런던에 온다면 꼭 한번 먹어봐야 할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피쉬 앤 칩스(Fish and Chips)'

피쉬앤칩스와 샐러드 그리고 런던 프라이드 맥주

런던의 맥주와 함께 즐긴 '피쉬 앤 칩스'는 그저 생선 튀김이고 감자튀김일 뿐이지만 런던에서 먹는 진정한 '피쉬 앤 칩스'라는 점에서 특별했다. 사실 맛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나거나 유니크한 편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맥주와 피쉬 앤 칩스를 배불리 먹고 지불한 돈은 31파운드였다. 



난 이 곳 빅토리아 스테이션에서 루튼 공항행 직행 버스를 타고  다시 스위스 취리히로 이동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래도 꽤 날씨가 좋은 편이었다. 비가 우수수 내리거나 스모그가 낀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물론 런던에 있었던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다변할 수 있는 날씨를 모두 겪었던 것은 아니다. 


다소 높은 물가이지만 보기만 해도 분위기 있는 곳에서 즐길 수도 있었고 편의점과 저렴한 식당을 통해서 최대한 돈을 아껴보기도 했다. 그래도 여행 전에 알아보고 유용하게 썼던 오이스터와 런던 패스는 나름 유용했다. 

런던 패스의 경우 몇 군데 볼만한 장소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최근 정보로  업데이트되지 않은 가이드로 확인되면 휴대폰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아봐야 헛걸음 하지 않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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