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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Mar 11. 2016

먼 나라 이웃나라, 일본

일본 여행 에세이 #도쿄 1편

일본은 '먼 나라'이자 '이웃나라'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존재하며 누구나 잘 알다시피 다방면에서 늘 경쟁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더구나 역사적으로도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나라.

특히나 그들과의 축구 경쟁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젠 야구도 그렇고, 그것이 무엇이든 '한일전'이라는 타이틀은 우리에게 특별한 경쟁심을 자아낸다. 


나에게도 역시 '먼나라'이자, '이웃나라'로 존재해왔다. 일본어를 짧게 배우긴 했지만, 가 본 적도 없는 바로 그런 나라.

이번엔 그곳으로 여행을 하게 됐다.

대한민국 그리고 일본의 지도.  출처 : 구글



한때 어머니께서는 어학원에서 일본어를 배우셨더랬다.

일상회화를 몇 개월 배우시던 중 일본으로 여행을 가시게 됐다.

단체로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간에 일행을 놓쳐 기차를 타지 못하셨다고 했다.

그리곤 역무원이나 인포메이션을 찾으셨다 했다.

능숙한 실력은 아니지만 역무원과 의사소통을 하시게 되었고 일본어와 바디랭귀지 그리고 적당한 제스처로 자초지종을 설명, 다행히 일행을 찾아 다시 여행을 하셨다고 한다.

하마터면 국제미아가 될뻔한 사연.

아찔했다.


난?

일본어라면 나도 고등학교 때 배웠던 적이 있어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다. 일본어 단어는 일부 한국어와 비슷하기도 하고 과거에 배웠던 단어들과 동사를 대충 이어 붙여 말하면 알아듣는 듯했다. 

리스닝은 거의 어렵다고 보지만 가나다라 수준에서도 짧게나마 대화를 하기도 했으니 이런 게 바로 어설픈 언어에 눈빛과 바디랭귀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랄까?



내가 브런치에 남긴 여행 에세이 중 상하이편(니하오 상하이)과 시드니 편은 모두 학교 후배와 함께 했던 곳이다.

상해를 다녀온 후, 1년이 지나 우린 다시 한번 휴가 계획을 맞추게 되었고 '시트콤'을 찍으며 추억으로 만들기로 한다.

비행 일정과 숙소를 후다닥 알아보고는 떠나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가자, 도쿄로

늦여름 그리고 가을을 준비하는 계절의 변화 그 경계선상에 놓여있는 듯한 느낌.

동경으로 떠나는 날.

우린 도쿄로 데려다 줄 JAL항공(일본항공 인터내셔널)에 탑승한다. 그래 봐야 고작 2시간 남짓 걸리는 가까운 곳이지만 비행기 안에서 신나게 여행의 설렘을 만끽한다. 인천공항에서 구입한 작은 일어 회화책을 읽어보며 "이럴 땐 이렇게 말하면 돼"라며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 작은 책은 여행기간 동안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비행기 창 밖을 보니 어느새 휴가 첫날을 비추던 태양이 노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늘을 날고 있는 JAL항공


도착시간이 어둑한 저녁때라 숙소를 잘 찾을 수 있을지 서서히 고민이 됐다.

공항에서 내려 짐을 찾고 계획대로 버스를 잡아탔다.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도로의 환경이 어색하기만 하다.

길을 지나다 보니 도쿄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곳곳에 보이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한자 등 일본어로 쓰인 주변의 거리가 진정 일본에 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버스에서 내려 지도를 펼치고 우리가 묶을 '아카사카요코' 호텔을 찾았다. 아니 찾아 헤맸다.

길을 가던 중, 술에 취한듯한 어느 일본 사람이 "xxx 도꼬 데스까?"라고 물어보는 듯했다.

일본어로 길을 물어본 그 사람에게 "I'm a stranger"라고 답하는 후배.

오히려 우리가 묻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곤 다시 부랴부랴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리가 아파왔다. 버스에서 내려 가깝다고 한 것 같았는데. TBS 방송국 앞이니 건물 위에 달린 "T.B.S"라는 알파벳만 찾아도 좋을텐데.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에선 나름 내비게이션형인데 말이야.


그렇게 한참이 지나 어렵게 찾은 우리의 숙소!

"이랏샤이마세!!" 가 아닌 "Welcome!!"으로 반겨주는 로비 직원들.

어찌 됐든 반가웠다!

체크인 후 짐을 풀기 위해 룸으로 이동했다.

 

두 사람이 겨우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침대가 눈에 보였고 이후 bathroom의 문을 여니... 아니 이게 뭔가?!!

아주아주 좁은 곳! 1평이나 될까말까다. 

하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이 좁은 곳에 욕조가 있을 줄이야. 


아카사카 요코 호텔 batheroom


벌써 밤 12시지만 이대론 잘 수 없어 근처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먹을만한 음식을 사고 도쿄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첫날이라고 하기엔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 아니 헤맨  것뿐이지만.

우리나라 편의점도 그렇지만, 이 곳의 편의점은 보다 먹을 품목이 다양한 듯 느껴진다. 

심지어 굉장히 맛있어 보이는 '오니기리'(주먹밥)와 유부초밥, 김초밥 등등 종류도 다양하다. 

'한 끼'를 해결하기에 충분한 듯하다.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산 '야식'

간단히 저녁을 아주 늦은 시간에 해결하고 그 흔한 호텔 가운이 아니라 유카타(욕의:浴衣)를 입고 잠을 청했다. 


아침이 밝았다.

호텔 안에서는 몰랐지만 밖으로 나가니 꽤 더운 날씨였다.

우린 최대한 많은 곳을 돌기 위해 호텔 조식을 먹고 후딱 이동했다 


우선 가보기로 한 곳은 하라주쿠의 메이지신궁이다.

메이지신궁(明治神宮)은,
일본 근대화에 큰 영향을 끼친 메이지 일왕 부부의 덕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신사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일본의 신사(神社)는 일본 황실의 조상, 신대의 신 또는 국가에 큰 공로가 있는 사람을 '신'으로 모신 사당으로 역대 일황을 모시는 신사는 신궁이라고도 불린다. 더불어 연초에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참배를 위해 방문한다고 한다.

이 곳 안에 모셔진 그 누군가의 공로와 그에 대한 궁금증보다 단지 '신사'라고 하는 곳이 어떤 곳인지, 또 얼마나 대단한지 눈으로 확인하기 위함으로 방문했다. 하라주쿠 역에서 내려 마치 숲 속을 걷는듯한 느낌 그리고 산책을 하는 느낌으로 길을 걷다 보면 신사가 눈에 들어온다.

메이지신궁 입구


때마침 신사를 참배하는지 신사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신사참배 전에는 신사 앞 우물(?) 같은 곳에서 손을 씻고 들어간다고 하는데 우린 그 물도 그저 눈으로만 봤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거대한 나무 아래 각자의 소원을 적어 걸어두는 곳이 보였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를 통해 자신의 소원이나 하고픈 말을 적어두는 듯했지만 이 역시 눈으로 패스.

글쎄, 조금 꺼려진다라는 표현이 더 맞을 수도 있겠다.



이 곳에서의 느낌을 둘러보고는 '일제강점기'가 더욱 생각났다. 전범에 대한 일본 총리들의 연이은 참배는 우리가 겪지 않았던 일제강점기와 전쟁에 대한 느낌을 피부로 와 닿게 해준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식당의 종업원이나 택시에 손님을 태워 운전하는 기사들이나 호텔 로비의 호텔리어들까지 각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정말 친절'하다 느끼지만 역시나 사람마다 위치에 따라 사상에 따라 다른 듯하다.

'뭘 또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적 느낌은 글쎄.


우린 다시 하라주쿠 역으로 이동, 시부야에 가기로 한다.

시부야는 일본의 젊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거리로 우리나라의 명동이나 강남과도 유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아직 오전 시간이라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았다.



G-shock의 대형 시계, 109타워의 매장들. 인테리어 및 잡화 전문 shop인 로프트(Loft)

확실히 명동의 느낌을 받긴 했다. 그리고 젊다는 느낌도 함께 받았다.

걷다 보니 금방 지쳐가기 시작했다. 체력보다는 더위가 문제였을까? 내일이면 비가 올듯한 느낌마저 든다.

체력 보충을 위해 시부야 109 타워 음식매장에서 시부야를 내려다보며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한식전문점을 찾았다. 

역시나 이번에도 빼놓지 않고 '한식'을 찾은 셈.


시부야의 처갓집 한식메뉴

아주 친절하게도 일본어 밑에 한국어가 쓰여있다.

밑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깔끔하게 식사를 마치고 시부야의 명물인 '하치코 동상'을 찾았다.

하치코는 일반적인 동상으로 만들어졌을지 몰라도 지금은 시부야의 상징이 되었다.

시부야의 상징, 하치코

전해진 이야기에 의하면,

주인인 우에노가 하치코를 기르는 동안 학교로 출퇴근하는 동안 우에노를 따라 배웅을 나가기도 했단다. 1925년 우에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에도 매일 시부야 역으로 나와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이 내용은 일본 아사히 신문에서 기사화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러면서 '충견'이 '하치코' 이름 앞을 장식했고 동상까지 세워진 셈이다.
시부야의 상징, 충견 하치코동상

한쪽 귀가 내려간 이유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피부병에 따른 후유증 때문이라고 한다.

하치코 동상 앞은 만남의 장소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 실제 하치는 국립박물관에 박제로 보관되어 있단다.

10년씩이나 역사에서 주인을 기다리다 운명을 달리한 하치코의 실제 모습이 안타까움마저 느껴지게 한다.

하치코 동상은 1934년 세워졌고 1935년 1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34년 전직 은행원이 찍은 하치코의 실제 사진으로 재팬뉴스가 공개함.



오후 시간으로 넘어가면서 날씨가 우중충해졌다.

내일은 분명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틀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빗방울이 쏟아지기 전에 그리고 조금이라도 어두워지기 전에 동경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롯폰기 모리타워로 이동했다.

도쿄 시내의 전경을 파노라마 뷰로 볼 수 있는 이 곳.

롯폰기 힐즈 모리타워는,

지상 54층, 지하 6층으로 이루어졌으며 쇼핑몰과 레스토랑을 비롯한 '모리미술관', 도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도쿄 시티뷰', 모리아트센터 등 문화적 느낌을 풍부히 갖추고 있는 고층빌딩이다.

모리타워에서 보이는 도쿄타워



'와, 여기가 일본이구나'라고 해도 내려다보면 느낌은 늘 같다.

차는 다이캐스트 마냥 미니카처럼 한없이 작고, 높아 보였던 아까 그 건물도 미니어처로 보일뿐.

글쎄 야경이었다면 또 다른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모리타워 앞으로 보이는 도쿄타워는 도쿄의 상징물이다. 파리의 에펠탑과 유사하게 보이는데 에펠탑을 모방해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여기선 작아 보이지만 실제 333미터나 된다고 한다.

모리타워와 마찬가지로 150미터 즈음에 전망대가 있다고 한다.

모리타워 부근 아사히 TV 1층에 가니 이렇게 박태환의 자랑스러운 모습이 걸려있었다. 

 


박태환의 사진을 뒤로 한채 또다시 행군을 시작한다. 

점심엔 한식으로 간단히 해결했으니 저녁으로는 꽤 유명한 음식점을 찾기로 했다. 

일본의 맛집 중 오래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덴푸라 츠나하치(天ぷら つな八)'

신주쿠 덴푸라 츠나하치

덴푸라는 해산물, 야채 등에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내는 '튀김'이다. 

이 곳은 신주쿠에 위치하고 있으며 90년 이상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튀김 전문점이다. 

눈 앞에서 아주 투명한 기름에 튀김옷을 입힌 튀김류들이 바삭하게 튀겨져 나온다. 이 음식들을 바로 앞 손님들에게 기름을 걸러 건네는데 맛이 일품이다. 



그때 그 바삭했던 튀김의 식감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정갈하게 나오는 음식과 앞에서 정성 들여 만드는 이 곳 주방장의 친절함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신주쿠에 가면 꼭 한번 가보기를 감히 추천해본다. 


덴푸라 츠나하치 위치  출처 : 구글맵



도쿄편은 딱 하나의 포스팅으로 마치려 했는데 두개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도쿄 이후 후쿠오카 벳푸와 오키나와로 일본 여행 에세이를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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