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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Apr 02. 2020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우리 시대의 스트리밍 풍경

아빠도 엄마도 아이도 모두 스크린에 빠져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Keeping social distance)' 캠페인으로 온 세상의 풍경이 달라졌다. 매우 당연한 일이다. 접촉과 감염에 대해 스스로 철저하지 않으면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도 높아지는 법이다. 그러니 개인과 회사, 정부 그리고 사회적으로 이러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2019년 12월 발생된 '우한 폐렴'이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코로나 19(COVID-19)'로 이름이 바뀌면서 벌써 석 달이나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겨울에 시작된 바이러스 또한 우리와 함께 봄을 맞이하고 있다.

도심이 혼잡해지는 시간을 보통 러시아워(Rush Hour)라 하는데 출퇴근 시간이 되면 '러시아워'답게 북적이는 지하철 역에는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하다. 물론 평소보다 확연하게 줄어든 느낌이다. 하지만 점심에도 저녁에도 맛있는 냄새가 나는 곳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

코로나로 인한 개학 연기와 어린이집 및 유치원 휴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도 아이들도 지치게 만든다. 그렇다고 밖에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 아니던가. 더구나 재택근무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근무'라는 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필자 역시 하루 이틀 재택근무를 해봤지만 환경이 달라져 제대로 집중할 순 없었다. 오전 8시면 업무 환경을 만들고 오전 9시면 본격적으로 일을 한다. 저녁 6시가 되면 업무를 마치며 노트북을 닫는다.

저녁 시간이 되면 TV의 리모컨보다 100% 완충된 모바일과 태블릿을 연다. 그리고 시작되는 스트리밍(Streaming)은 마치 습관처럼 변해버렸다. 우리 가족은 모두 스크린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온라인 스트리밍의 시대.  출처 : towardsdatascience.com

코로나로 인한 우리 일상의 변화

주말이 되면 무엇을 해야 할까? 또다시 깊은 고민에 빠진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참 정점으로 향할 때 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한산했다. 지금도 도심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기온이 오르면서 봄 날씨가 되자 도시를 벗어난 외곽 풍경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달라졌다. 얼마 전 강변북로를 달리는데 한강공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나와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금도 지속 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악화되면서 재택근무를 하거나 긴급 돌봄을 하는 가정에서는 기존의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주말에 있을법한 사이클 하곤 완전히 다른 모습일 테니까.

밥상을 차리고 청소를 하고 빨래는 하는 일상적인 '일과'와 더불어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과 '재택근무'를 병행해야 하는 것 자체가 마치 감금이라도 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TV나 책 그리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완벽한 탈출구가 될 순 없더라도 영화관을 갈 수 없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우회로로 선택하는 것 그 자체로 우리의 '휴식 풍경'을 바꿔놓은 것 같다.

뭘 봐야 하나?  출처 : forbes.com

OTT 서비스로 소비하는 문화생활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적지 않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OTT(Over-the-top, 여기서 top은 셋톱박스를 의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마치 전환점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왓챠플레이(Watcha Play), 넷플릭스 등을 이용하는 시간만 무려 40% 가깝게 증가했다는 조사를 본 적이 있다.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CGV도 지난 3월 말 30개가 넘는 영화관의 문을 굳게 닫기도 했다. 물론 임시방편이지만 하루 관객이 고작 2만 5천여 명에 불과했고 코로나의 위험도 있으니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기존 문화생활을 즐기던 많은 사람들이 OTT 서비스를 선택했으니 증가폭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이제훈, 안재홍 주연의 <사냥의 시간>은 4월 10일 개봉이었는데 넷플릭스로 우회했다. 권상우 주연의 <히트맨> 역시 IPTV를 탈출구로 삼았다. 평일이면 회사나 학교에 있을법한 수많은 가정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으니 트래픽 부하도 고려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유럽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차피 코로나는 전 세계를 뒤덮은 것이니 말이다. 유럽연합은 인터넷 서비스가 안정적일 수 있도록 통신사업자와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에 동영상 품질을 당분간 낮춰 트래픽의 부담을 덜고자 했다. 트래픽이 폭증하는 시간대를 골라 표준 화질로 제공하겠다는 업체도 있었다고 한다. 결코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처음 넷플릭스가 이와 같은 방안을 도출했고 이후 구글도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의 비디오 품질을 조금씩 낮춰 네트워크의 과부하를 줄이기도 했다.

출처 : variety.com

코로나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 시차를 두고 출퇴근을 하는 것, 재택근무를 하는 것 그 이상이다. 결코 웃어넘길 수 없는 위기임에도 4월 1일 만우절에 말도 안 되는 농담들이 끊이지 않기도 한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 재난'은 마치 영화 같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영화 <컨테이전>이나 <감기>를 떠오르게 만든다. 혹자는 재난영화가 주는 아픔과 슬픔, 위기일발 그리고 아름다운 결말이 이어질 것이니 사회에 대한 격리를 오히려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피할 수 없으니 즐겨라'라는 것인가?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는 반면 우리는 가족과 가까워졌다. 그리고 스트리밍 서비스와 그 어느 때보다 친밀해졌다. 이런 와중에 콘서트나 오페라와 같은 공연들도 무료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경우들도 생겨났다. 필자는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를 팔로우하는 중인데 얼마 전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의 방구석 라이브가 있기도 했다. 이승환과 유산슬(유재석)도 여기에 동참했다. 결국 이를 보는 사람들은 콘서트장 1열에 앉아있게 되는 느낌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 역시 코로나가 만들어낸 풍경인 셈이다.

다시 스트리밍 서비스로 돌아와 보자.

포브스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인해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주가는 한때 주식 시장에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문화생활을 포함한 바깥 활동 자체가 어려우니 이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 한국을 포함해 시장 진출을 선언할 수도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디즈니 플러스가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든 지 약 3개월 만에 약 2천800만여 명이라는 가입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 <스타워즈>의 실사 미드인 <만달로리안, the Mandalorian>이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되자마자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아쉽지만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하겠다.

클라우드와 연결된 수많은 디바이스.   출처 : vsn-tv.com

자, 디즈니 플러스의 월정액은 약 6.99달러다. 코드커팅을 실현한 주인공 넷플릭스는 베이직 기준으로 월 9천500원이다. 넷플릭스의 국산 대항마인 왓챠플레이는 월 7천900원이다. 이쯤 되면 가격보다 양질의 콘텐츠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리밍 사업자들은 전략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아마존이나 훌루와 같은 사업자들 역시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를 제시하기도 하고 수익성 균형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독자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그게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까.

콘텐츠 확보는 그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킹덤>과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나 <리틀 드러머 걸>과 같은 왓챠플레이의 오리지널 작품 등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프리미엄 콘텐츠들도 존재하지만 스트리밍 사업자에 먼저 손을 내미는 제작사들도 존재하곤 한다. 알마 전에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넷플릭스의 수익구조로 월정액만 받아서 가능하겠냐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월정액과 더불어 제작사와 계약을 진행함으로서 얻는 수익도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경우 전 세계 가입자만 1억 명이 넘으니 위에 언급한 기본요금만 받는다고 해도 1조 원에 이른다.  

필자 역시 넷플릭스를 접하게 되면서 (아주 완벽하진 않지만 완벽에 가까운) 코드커팅을 실현했다. 시간이 나면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왔는지 확인한 후 본격적인 관람(?)을 하기도 한다. 지난 기억 속에 묻혀있던 영화를 찾아 꺼내보기도 한다. 한번도 보지 않은 콘텐츠가 있어도 한번만 본 콘텐츠는 거의 없을 정도다. 사실 그것이 (월정액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는 즐거움이니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들이 제시하는 가격과 콘텐츠의 구성이 100%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있다. 쉽게 말하면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봐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 없이 지불하고 있는 중이다. 넷플릭스의 설립자인 리드 헤이스팅스(Wilmot Reed Hastings)가 비디오를 빌린 후 정해진 시간에 반납하지 않아 연체료를 내야 했다는 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기업을 설립했다는 이야기는 매우 유명한데 당시 비디오를 정해진 시간에 반납했다면 그리고 연체료를 내지 않았다면 스트리밍의 역사는 달라졌을까?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한 '구독 경제' 그리고 공유경제는 우리 시대가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일지도 모른다. 반드시 코로나 때문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 아무쪼록 온 세계를 휩쓸어버린 코로나 사태가 사라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글을 읽게 될 '구독자 분들',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기는 '많은 분들', 가정과 회사 그리고 코로나와 싸우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게 이겨내시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팩트와 다르거나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내용을 다루게 되면서 유튜브 이야기는 '의도하지 않게 누락'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스트리밍에 중점을 두고자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넷을 지켜라” 코로나19로 스트리밍 속도 늦추기 확산>(2020.3.26), bloter.net

- <A Budget-Friendly Guide To Streaming Services While Coronavirus Keeps Your Family Isolated At Home>(2020.3.17), forbes.com

- <Pricing Optimization for Online Streaming Services>(2019.11.19), towardsdatascience.com

- <Netflix (NFLX), Walt Disney (DIS), Facebook (FB), And Boeing (BA) Top Trending Stocks This Week>(2020.3.28), forbes.com

- <Disney+ already has 28.6M subscribers>(2020.2.5), techcrunch.com

인터넷에 떠도는 글입니다. 공감하시나요? 전 너무 공감합니다.  출처 : 페이스북 '영화공장'

 ※ 덧붙이는 글 : 왓플릭스

위에 언급한 내용처럼 우리는 '넷플릿스 증후군'이라는 것을 경험합니다. 한번쯤 경험해보셨겠죠?

넷플릭스는 한번 관람한 작품을 기반으로 또 다른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인공지능 추천 로직이 넷플릭스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빠르겠네요. 그러나 제대로 추천을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이번에 왓챠 측에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매우 신뢰도 높은 로직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왓플릭스(Watflix)'라는 이름의 추천 서비스가 바로 그 정체입니다. 4월 1일 만우절에 나온 서비스라 거짓말 같기도 했지만 왓챠에 들어가는 순간 거짓말이 아닌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왓챠에서는 영화를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콘텐츠와 시청자를 직접적으로 잇는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하네요. 무려 542일간 데이터를 수집했고 그 결과 10만 여 편에 해당하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왓플릭스가 등장했습니다.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의 콜라보레이션이지만 넷플릭스의 유일무이한 대한민국 대항마라는 것을 더욱 확실히 하는 모양새 같네요.

거짓말 같지만 진짜 서비스, 왓플릭스  출처 : 왓챠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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