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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Aug 10. 2020

스페이스 X가 만드는 우주 개척의 '꿈'

일론 머스크의 우주를 향한 희망 그리고 야망

푸른 지구가 아름답게 보이는 우주의 어느 공간에서 허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다가 위성의 잔해와 부딪혀 미아가 되어버린 라이언 스톤 박사는 다시금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산소는 점점 희미해져 가고 희망마저 사라진 어둠 속에서 힘겹게 러시아 우주정거장에 도달하는 스톤 박사는 소유즈호를 타고 지구에 도착하게 된다. 엄마의 뱃속에서 꿈을 꾸는듯한 아기의 모습이 되어 영원히 사라질 뻔했던 스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바로 그 땅 위에서 다시금 힘찬 걸음을 내딛는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비롯해 7개의 오스카를 거머쥔 SF 영화 <그래비티>   출처 : moviemadness

이 내용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2013년 영화 <그래비티, Gravity>의 (간략한) 줄거리다. 육지를 박차고 지구 바깥으로 떠난 우주여행은 인류의 원대한 꿈과 같았다. 사회주의 진영과 자본주의 진영으로 나뉘었던 냉전시대 속에서 러시아와 미국은 우주를 향한 도전을 끊임없이 해왔다. 무인 우주선을 시작으로 사람을 태워 보낸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었다. 더구나 살아 돌아와야 하는 미션이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달 착륙 이후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민간기업 스페이스 X(Space X)가 또 다른 야심을 품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우주선을 쏘아 올렸다. 스페이스 X는 일론 머스크가 2002년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이다. 


지난 5월, 스페이스 X의 민간 우주선 '크루드래곤(Crew Dragon)'이 우주를 향해 쏘아 올려졌을 때 유튜브 라이브 시청자는 수백만 명에 이르렀다. 이는 민간 최초의 유인 캡슐이었다. 크루드래곤에는 우주 비행 경험이 있는 베테랑 비행사 더글라스 헐리(Douglas Hurley)와 로버트 벤켄(Robert Behnken)이 타고 있었다. 크루드래곤의 시험 비행은 2019년이었는데 당시에는 보급품과 더불어 비행사 자리에 마네킹을 앉힌 바 있다. 이 마네킹의 이름은 영화 <에일리언>에서 시고니 위버가 연기했던 '리플리'였다고 한다.

왼쪽은 로버트 벤켄, 오른쪽은 더글라스 헐리  출처 : nasa.com

2020년 5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팔콘 9 로켓의 추진력으로 크루드래곤이 발사되었다. 로켓이 발사된 이후 약 10분이 지나 크루드래곤을 그대로 우주를 향해 날아갔고 거대한 힘을 뿜어낸 발사체는 회수되었다고 한다(참고로 발사체 회수에 대한 연구는 비용 자체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본래 우주선 발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약 7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발사체 회수만으로도 발사 비용의 약 10%인 70억 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크루드래곤은 발사 후 약 19시간이 지나 국제우주정거장인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도착하여 도킹에 성공했다. 이후 약 2개월이 지났다. 귀환에 나선 크루드래곤 그리고 2명의 우주 비행사들. 무사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들에게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우주선을 바라보는 것과 무사 귀환에 대한 우려는 거의 대등한 수준이 아니었을까? 발사 성공 기원과 무사 귀환에 대한 기다림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특정할 수 없는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우주를 향한 스페이스 X의 꿈. 크루드래곤과 팔콘 9 로켓이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출처 : space.com

모두의 기다림과 우려 끝에 지난 8월 2일 로버트와 더글라스가 타고 있던 크루드래곤이 미국 남부 펜서콜라(Pensacola) 바닷가에 무사 안착했다. 본래 크루드래곤은 지상 착륙형으로 계획이 되었으나 기존 아폴로 우주선처럼 해상 귀환 자체가 조금 더 간단하다는 이유로 당초 계획은 변경되었다고 한다. 크루드래곤이 바다 위로 내려왔을 때 4개의 낙하산이 펼쳐지며 아름답게 안착하는 순간 이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이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 관련 영상 : https://youtu.be/tSJIQftoxeU 

크루드래곤의 무사귀환이 담긴 영상.  출처 : spaceX Youtube
우주 비행사 더글라스 헐리와 로버트 벤켄.   출처 : blogs.nasa.gov

모든 우주선들이 그러하듯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약 2천도(화씨로는 3,500도)나 되는 고온을 견뎌야 하고 10분 남짓 되는 통신 정전으로 인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도 끊기는 암묵의 시간(Communications Blackout)을 거쳐야 한다. 크루 드래곤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주에서 지구로 성공적인 귀환을 하게 된 것이다. 

크루 드래곤의 성공적인 발사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무사 귀환은 일론 머스크의 꿈을 더욱 밝게 해 주게 된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스페이스 X 뿐 아니라 우주라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척했던 국가시설을 비롯한 산업 분야 전반이 변화하게 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개인에게는 우주 정거장 왕복을 기반으로 화성 이주에 대한 도전을 이어나가게 될 것이다. 스페이스 X는 화성 탐사선 프로토타입(Mars Ship Prototype)을 500피트 상공으로 테스트 비행하기도 했다. 

혹자는 '인류 멸망을 위한 화성 이주'라고도 했지만 100억 명에 도달하게 될 전 세계 인구수나 자원의 고갈을 이유로 또 다른 행성의 필요성은 늘 제기되어 왔다. 유인 우주선 왕복은 나아가 달 착륙이나 달 탐사와 여행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니 우주여행이라는 것도 멀지 않은 이야기 같다. 전기차와 태양광, 우주 개척에 이르기까지 4차 산업혁명 그 중심에서 상징적인 인물로 거듭나고 있는 일론 머스크 그리고 스페이스 X가 만드는 우주 개척의 꿈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크루드래곤의 성공적인 발사 후 기뻐하는 일론 머스크.  출처 : businessinsider.com

덧붙이는 말

러시아(구 소련)와 미국으로 나뉜 양대 강국의 우주를 향한 도전은 수십 년이 지나 민간기업으로 도달했다. 우리나라에는 항공우주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있는데 항공기는 물론 인공위성과 우주 발사체의 종합적인 시스템이나 핵심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1989년 항공우주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지금의 항우연이 되었다. 우주 개발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가 있다. 독자 기술로 개발된 우주 발사체로 이미 수차례 설계 변경과 테스트를 거쳐왔다. 우리나라가 처음 만든 최초의 우주 발사체는 나로호이며 러시아와 국제 협력 방식으로 개발이 추진된 바 있다. 독자적인 기술을 갖는다는 것과 자국의 힘으로 발사체를 쏘아 올린다는 것은 사실 상징적인 일이다. 러시아나 미국은 이미 수십 년 전에 이룩한 것이긴 하지만 작은 나라에서 우주를 향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우리만의 기술을 보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6년부터 달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아래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본문 내용 중 사실과 다르거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https://www.imdb.com/title/tt1454468/?ref_=fn_al_tt_1

- 스페이스 X 트위터 : https://twitter.com/spacex

- 스페이스 X 웹사이트 : https://www.spacex.com/

- <NASA: 10 things you need to know about Sunday’s SpaceX splashdown at Pensacola>(2020.8.1), wkrg.com

- <SpaceX: Musk's 'Mars ship' prototype aces 150m test flight>(2020.8.5), bbc.com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ka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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