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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Feb 08. 2024

저널리즘과 AI 테크기업의 공존

어쨌든 접점을 찾아봐야겠죠?


AI 저널리즘이라는 것이 이 시대의 저널리스트(혹은 기자)를 완벽하게 대체할 순 없다. 기자라는 직업이 할 수 있는 일의 극히 일부를 대신할 뿐이다. 온전히 기사 작성으로만 보면 스포츠 경기라던가 금융 정보, 날씨 같은 기사는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다. 지금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AI 저널리즘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보다 가속화되고 있고 점점 한계를 넘어서는 모양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생겨난 이후 오픈 AI와 같은 인공지능 빅테크부터 스타트업까지 자신들이 가진 AI 엔진(혹은 모델)을 더욱 고도화시키고 있다. 


미디어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은 일부 기사를 대신 써주는 단순함은 아닐 것이다. 어떤 분야든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분명히 사람이 할 일이 있는 것이고 인공지능이 충분히 대신할 수 있는 영역도 생겨나게 마련이다. 일단 지극히 수동적이면서 단순하고 반복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사례로 들 수 있는 것도 주식 시황이나 날씨 정보 따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빨간색 화살표와 파란색 화살표를 넘나드는데 장이 열리는 시간 동안 계속해서 바뀌는 주식정보를 인공지능이 인지하여 기사로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배럴당 얼마인지에 대한 국제유가도 그렇고 교통 상황도 그렇고 심지어 스포츠 기사까지도 데이터가 있으니 학습만 잘 시키면 사람을 대신할 수 있으니 얼마나 엄청난 변화란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위정보라던가 팩트에 대한 왜곡과 오류, 사실도 아니면서 사실인양 만들어내는 할루시네이션 같은 상황 등은 인공지능 엔진을 만들어낸 테크 회사에게도 치명적이지만 미디어 역시 (기사가 발행된) 후의 일을 감당해야 할 노릇이다. 그렇기에 인간의 감독은 여전히 필요하다. 통상 '데스킹'이라고 하는 과정을 철저하게 거쳐야 한다는 셈인데 결과적으로 인공지능 자체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증명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업무 영역을 대신하긴 해도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데스킹이 바로 언론사의 책무일 수도 있겠다. 허위정보가 확산되는 일은 그 자체로 더 큰 문제를 초래하니까 말이다. 


수많은 언론사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일은 언론사의 선택이고 자유이기 때문에 이를 따로 제재하긴 어렵다. 인공지능을 도입하여 활용하고자 한다면 언론사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테크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학습시키는 것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닌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개발자가 있고 기획자가 있을 것이며 전체 시스템을 아우르는 회사가 있을 텐데 시스템 자체를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그러면서도 책임감 있는 윤리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정제되지 않은 온라인상 수많은 정보를 크롤링하여 학습용 DB로 활용하는 이슈 역시 무엇이 올바른 정보인지 무엇이 가짜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팩트가 또 다른 팩트와 섞여 엉뚱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지는 않은지 관리 감독도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뉴스 저작권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존재한다. 뉴스 저작권 침해 사례는 생성형 인공지능 탄생 이후 더욱 불거지기도 했다. 뉴스 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고 이는 글로벌한 이슈이기도 했다. 오픈 AI의 경우는 일부 거대 미디어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다시 말하지만 '일부'다. 저작권 이슈를 해소하려는 테크 기업도 있지만 꾸준히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며 나서는 언론사도 다수인데 접점이 맞지 않아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도 생겨나고 있다. 사실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은 고퀄리티의 학습 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뉴스 기사만큼 정제된 DB도 없을 것 같다. 좌편향, 우편향 등 정치적 이슈를 떠나서 어떤 특정 팩트를 전달할 때 만들어지는 기사의 문단별 구성과 키워드 모두 훌륭한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무단으로 가져가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접근을 차단하기도 하는데 서로가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어느 쪽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오게 될까? 


"누가 더 손해일까" 생각하는 문제는 '어떻게 하면 더 뺏어먹을 수 있을까?'라는 지극히 자본주의 논리에 다다르게 된다. 결국은 서로가 처한 이해관계를 좁히고 윈윈 할 수 있도록 접점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가장 큰 과제라 하겠다. 그간 쌓아 올린 양질의 뉴스 정보를 제공하면 인공지능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자신들이 확보한 인공지능 엔진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으며, 언론사 입장에서는 더욱 진보한 인공지능을 도입할 수 있게 되고 또 다른 영역에서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다른 사업 분야에 인력을 투입하면서 수익화를 증대시킬 수도 있다. 언론사가 가진 뉴스 DB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언론사의 교섭 능력이라면 불특정 다수의 유저들이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양질의 정보를 취할 수 있게 하는 것 나아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인공지능 테크 기업들의 교섭력에 달렸다. 지금도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큰 변화라 할 수도 있겠지만 카메라 앞에서 (서로)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 뒤로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취하기 위한 '작태'보다 궁극적으로 널리 이롭게 할 수 있는 일에 진정성 있는 약속이 이뤄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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