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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Apr 04. 2024

인공지능이 만드는 전략과 전술

구글 딥마인드가 구축한 택틱 AI. 축구 경기의 전략과 전술도 짠다!


전방에 있는 스트라이커부터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까지 필드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의 스쿼드와 포메이션 등은 경기장 밖에서 이들을 지휘하는 감독과 코치진들의 전략을 통해 이뤄진다. 토트넘에서 완장을 차고 주장으로 뛰는 손흥민 선수 역시 히샬리송, 매디슨, 로얄 등 동료 선수들과 소통하며 90분 넘도록 종횡무진하고 있다. 토트넘 감독을 역임했던 포체티노, 무리뉴, 콘테 그리고 지금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까지 필드에서 직접 뛰진 않더라도 매순간 중요한 기회를 살릴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내는데 프리킥도 코너킥도 선수들의 발 끝에서 이뤄지지만 어떠한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러니 선수들의 활약만큼 감독과 코치들의 임무 또한 막중한 것이다. 명장은 괜히 있는게 아니다.


축구에서 볼 수 있는 포메이션(각 포지션의 위치)  출처 : FIFPlay


구글 딥마인드(Deepmind)라고 하면 이세돌과 펼쳤던 세기의 바둑 대결을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다. 데미스 하사비스와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영입했다는 무스타파 슐레이만 등이 딥마인드를 (공동으로) 창업한 인물인데 이번 구글 딥마인드의 스포츠 전술 분석 시스템을 연구한 연구팀에도 데미스 하사비스 창업자를 비롯해 연구팀들의 이름이 대거 올라갔다. 그리고 이들이 선보인 프로그램의 이름은 택틱 AI(Tactic)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택틱(Tactic)의 의미도 '전략'이다.


이번 전술 분석 시스템은 구글 딥마인드와 프리미어리그의 명문구단인 리버풀(Liverpool) FC가 함께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연구한 인공지능의 데이터 셋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있었던 7천여 회가 넘는 코너킥의 상황들이었다고 한다. 코너킥을 찬 이후 어떤 선수가 공을 받게 되는지 어떻게 골로 이어지는지 등 다양한 기준을 심층적으로 학습했다고 전했다. 사실 코너킥이 이뤄지는 동안에 수많은 시선들이 집중된다. 코너킥을 차는 팀이나 코너킥을 막아야 하는 팀 모두 숨 막히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경기장 끝에서 코너킥을 준비하는 선수가 볼을 차게 되면 골문 앞에 모여있던 여러 선수들이 대거 움직이게 된다. 어디서 어떻게 골로 이어지는지 이걸 어떻게 예측한다는 말인가. 딥마인드의 전술 시스템인 택틱 AI는 코너킥이 통상 어떻게 이뤄지는지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그 결과를 분석-예측까지 하게 되는데 결론적으로 이를 대응할 수 있는 전술과 전략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리버풀의 데이터와 비디오 분석가를 비롯, 코칭스태프 등 축구에 전문적인 멤버들이 함께 참여했는데 구글 딥마인드가 구축한 택틱 AI의 전술이 "굉장히 현실적이었다. 인공지능이 만든 전술인지 감독이 내놓은 전략인지 알 수 없을 정도"라며 놀라울 정도라고 했단다. 심지어 인공지능 시스템에서 도출한 전략과 축구전문가 즉 사람이 수립한 전략을 비교해 가장 좋은 전략 하나만 선택하라고 했을 때 무려 90% 이상이나 되는 확률로 인공지능을 택했다고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아까도 말했지만 축구에서 코너킥은 매우 중요하다. 당연하지만 프리킥은 물론이고 90분 내내 펼쳐지는 모든 상황들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인데 세트피스로 이뤄지는 코너킥이나 프리킥 등은 경기에서 나오는 득점 중에서도 대략 30%에 달한다고 했다. 지금의 택틱 AI는 코너킥 상황처럼 경기장 4곳의 지점에서 이뤄지는 세트피스가 택틱 AI에 가장 최적의 조건이라고 했다(볼이 고정된 지점에서 출발하는 상황을 말한다). 사실 인공지능이 학습하기 좋을법한 데이터 셋이 아닐까? 경기장 전체도 아닐뿐더러 골문 앞에서 벌어지는 몸싸움 그리고 어느 한쪽으로 공격 혹은 수비하는 상황이라면 골문 앞으로 선수들이 몰리기 때문에 경기장 범위도 순간적으로 좁아지게 된다. 그러나 골키퍼까지 코너킥 상황에 공격의 입장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 자리에 서게 되는 선수들만(퇴장이 없다면) 무려 21명이나 된다. 코너킥이 어디에서 날아오는지는 정해져 있지만 누구의 머리로 이어지는지 누구의 발로 이어지게 될지 전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코너킥을 통한 세트피스 루틴은 상대팀을 고려하여 경기 전에 전략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전술이 (사람이 하든,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든) 확률상 높은 적중률로 골망을 흔들 수 있는 것이라면 이를 굳이 거부할 이유가 있을까? 다만 감독이 코치진과 논의하여 수립하게 되는 전략을 완벽하게 인공지능이 대신할 순 없을 테지만 참고할 수 있는 보조적 역할로서 상대팀 전략에 대비하거나 훈련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사실 축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지 인공지능이니 로봇 따위가 대신할 순 없을 테니까.  


※ 아래 사이트에서 원문 확인이 가능하답니다.

- <TacticAI: an AI assistant for football tactics>(2024.3.19), nature.com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4596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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