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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May 30. 2024

콘텐츠를 가진 미디어 vs 기술력을 가진 빅테크

이제는 서로 손잡고 협력해야 할 때 아니겠습니까!


미국 전역 약 2천200여개의 미디어와 함께 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뉴스미디어연합(NMA, News/Media Alliance)은 몇주전 '인공지능 학습과 언론사 콘텐츠'에 관해 설문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인공지능 빅테크가 인공지능 모델에 활용되는 뉴스 콘텐츠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였다고 합니다. 특히 콘텐츠 무단 사용은 엄연히 저작권 침해이니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에 반해 뉴스 콘텐츠는 인공지능 학습에만 사용되는 것인데 저작권 비용을 지급하게 되면 앞으로 인공지능 모델 개발을 저해하게 되는 일이라는 빅테크의 반박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고 합니다. 알다시피 빅테크기 이룩한 생성형 인공지능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인공지능 모델의 악용 사례에 대해서는 거버넌스 차원에서 규제해야 한다고 하지만 인공지능 빅테크의 뉴스 활용에 관해서는 정부의 개입이나 규제가 그다지 확실하지 않은 편입니다. 언론사 손을 들자니 빅테크의 눈치를 봐야 하고 빅테크의 손을 들어주게 되면 또 언론사들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니 정부 입장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는 모양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또 다른 이유가 있긴 하겠죠. 설문조사는 일정 기간동안 불특정 다수 혹은 특정 유권자를 선별해 진행하기 때문에 '일부'에 불과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일부'를 대변하기도 합니다. 어디까지나 설문이긴 하지만 설문에 참여한 사람들의 응답이 사회 전반의 인식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어쨌든 이 설문조사에서는 인공지능이 초래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리스크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딥페이크를 포함해 인공지능을 통한 허위 정보의 생성과 확산, 선거의 공정성 훼손, 다른 누군가의 카피라이트 무단 활용에 따른 저작권 침해, 인공지능 기술의 무분별한 어뷰징 등 누군가는 반드시 감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빅테크와 미디어 연합 그리고 학계와 관련 단체까지 어떤 정부 차원의 '개입'이라는 개념보다 공통된 이슈에 관한 진지한 고민과 상호 협의 정도의 개념으로 보면 어떨까요? 투명성 있고 책임감 있는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정책을 마련하고 서로 합의된 약속 하에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야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 좀 그러면 안되나요? 


뉴욕타임스의 경우 오픈 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죠. 오픈 AI 역시 뉴욕타임스의 저작권 침해 소송에 관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게티이미지 역시 라이센스 없이 저작권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이미지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가져갔다면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업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었죠. 오픈 AI는 언론사들이 생산하는 콘텐츠를 자신들의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사례도 만들어냈습니다. 뉴스 기사 사용에 관해 AP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AP는 물론 셔터스톡이나 악셀 스프링거, 르몽드 등도 포함됩니다만 금액이 얼마인지보다 비용을 정당하게 지불하고 콘텐츠를 수급한다는 것에 주목해야겠죠. 어쩌면 언론사들 일부는 '금액은 대체 얼마인지, 어느정도까지 허용하는지'에 대해 궁금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얼마 주고 하셨어요?" 


국내에서도 이러한 이슈는 있습니다. 네이버가 인공지능 개발에 있어 자신들의 데이터 센터에 쌓인 블로그, 카페 등의 콘텐츠는 물론이고 언론사들의 뉴스를 (마음대로) 가져다가 활용하는 것이니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 있기도 했습니다. 블로그, 카페에도 수많은 글이 쌓이겠지만 여기서 생산되는 콘텐츠와 팩트에 기반한 뉴스를 비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겠습니다. 더구나 양질의 콘텐츠로 손꼽는 뉴스는 인공지능 개발에 어쩌면 정제된 필수 DB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학습에 실제로 쓰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점. '우린 당신의 언론사 기사를 활용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면 사실상 물증이 없기 때문에 강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포털의 뉴스 서비스에 대가를 지불합니다. 언론사에 전재료라는 것을 지불하면서 기사를 수급하고 이를 사용자들을 위해 서비스를 하는 것인데요. 네이버 뿐 아니라 카카오, 네이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포털 뉴스 서비스와 인공지능 모델은 전혀 다른 영역입니다. 때문에 최근 언론사들은 단순히 무단 도용 금지가 아니라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와 더불어 'AI 학습 및 활용 금지'라는 문구를 기사 하단에 붙이고 있습니다. 


뉴스가 양질의 콘텐츠라는 점은 충분히 공감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뉴스가 양질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국내만 해도 수많은 언론사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는 메이저라 불리는 CP(Contents Provider)도 있고 마이너한 미디어도 있으며 지역 언론과 유사 언론도 존재합니다. 들어보지도 못한 매체가 언론사로 등록이 되어 어뷰징에 가까운 기사를 쏟아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가짜뉴스도 있고 그저 가십에 불과한 뉴스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는 직접 발로 뛰고 열심히 취재한 기획성 기사도 존재할텐데요. 이러한 뉴스들이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아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제는 양질의 콘텐츠를 가진 미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빅테크가 서로 협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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