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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큐 Miss Que Dec 10. 2022

잊고 살았던 꿈이 있으신가요?

81년생 경단녀의 오랜 꿈 그림쟁이 되기로 결심하다.


41살이 되었어요.

지난 10년은 정신없이 흘러갔어요.  

지난 2년은 더 정신없이 흘러갔어요. 

지난 10년 4개의 도시를 이사 다니고 아들을 낳고 길렀어요.

 제일 큰 사건은 작년 아빠의 죽음이에요.

8년동안 병과 싸워왔던 아빠를 보내주며 호스피스에서 있던 몇달동안 나는내 인생에 대해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어요. 

그렇다고 갑자기 그림쟁이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아니에요  

2009년 13년 전 미국에 온 순간부터 천천히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요.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조각을 전공했어요. 졸업하고 갤러리에서 일하다가 70만 원 박봉을 도망쳐 무역회사에 취직했어요.

 해외영업부라 안 가본 나라에 출장 다니며 재미있게 일을 했어요. 

학교에서 인정을 못받다가 좋은 학교 나온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여기서는 뒤쳐지지 않고 잘하고 있음에 자신감을 되찾았던 시기였던것 같아요. 


결혼을 하고 뉴욕에 갔어요. 처음 뉴욕에 갔을 때 취직하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뉴욕에는 일자리가 많았어요. 

섹스 앤 더 시티나 어글리 베티에서 나오는 패션회사에서 일을 했어요. 

유명한 브랜드와 뉴욕 백화점들과 함께 일했어요. 

패션 디스트릭트에 빌딩도 번쩍번쩍했지요. 외국에서 도 벌고 내가 자랑스러웠어요. 

하지만 내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재앙까지는 아니라도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었어요.   

분주하게 살았어요. 

일을 하면서 옷과 향수도 떼어 한국에 팔아보고, 미술전시회에 봉사활동도 다녔어요. 


나태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맞는 결정을 해 나가는 법을 몰랐어요. 

지금도 모르지만요. 

그때는 더 이것저것 산만하게 쑤시고 다녔어요.  

그때 나는 생계를 위해 최소한의 돈을 벌 수 있는 생존 증명을 하려고 발버둥 쳤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모든 결정의 중심에 돈이 있었어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빠져있었어요. 

미술학교도 가 보려고 했었고, 개 그루밍, 맛사지사 그리고 신발 만드는 것도 배워보려고 했어요. 

그렇게 많은 분야에 기웃거렸죠. 

그런데 그중에서 왜 하나도 못 배웠냐고요? 확신이 없었고, 집요함이 없었고, 도 조금 없었던 것 같아요. 


회사 다니는 삶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남편 직장을 따라 뉴욕을 떠나 포틀랜드 시골에 가니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때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 같아요. 

내가 앞으로 가져가고 발전시키고 싶은 것은 미술 쪽이라고 생각하고 배워 나가기로 결심했어요. 

무엇을 배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도 모르면서 그냥 결정했어요. 


그리고는 이사, 집 사기, 집공사, 한국방문, 육아 등 일상의 굴레에 정신을 못 차리고 여기까지 왔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이것저것 삽질하며 배워놓은 나에게 이제는 칭찬을 해주려고요. 

지금 글을 쓸 수 있는 용기, 이 글에 그림을 붙여 올릴 수 있는 상태까지 오는 것도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10년 동안 나를 끌어내리는 자기비하는 안드로메다에 보내버렸어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제 글이 조금 재수 없어질지도 몰라요. 


그림쟁이가 되고 싶다고 말했나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미술작가가 되고 싶어요. 

미술이라는 것에 한계를 두고 싶지는 않아요. 

내가 겪은 불안, 고민, 설렘들을 표현하고 나누고 싶어요.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헤매고 있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어요. 


어린 시절 나를 위로했던 노래를 얼마 전에 오랜만에 듣게 되었는데 여전히 내 마음을 만져주고 위로해주었어요. 

그 가수는 죽고 이 세상에 없지만 그런 대단한 위로의 힘과 메시지가 남아있었어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내가 겪어온 또는 앞으로 겪어갈 불안, 고통, 도전, 시련, 설렘, 사랑의 여정을 있는 그대로 나누고, 함께하며,  그것이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20년뒤에 다시 내 그림을 보더라도 내가 들었던 옛날가수의 노래처럼 또 다른 위로가 될수 있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잊고 살았던 이 있으신가요? 말해주세요. 같이 도전해 보실래요?

제가 지금 보여드릴수 있는 건 이 낙서가 다 이지만 두고 보세요.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Ms.Que  궁금증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그립니다. 

https://www.instagram.com/p/Ce7cBExLZR0/?utm_source=ig_web_copy_link

그림 포스팅을 하는 인스타그램이에요.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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