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 달린 '쓸데없는 것들'이 더 중요한 이유

나를 가장 '닮은 것들'

by 임상덕



가방에 달린 ‘쓸데없는 것들’이 더 중요한 이유


솔직히 말하면, 가방에 달린 것들 대부분은 필요 없다.

인형, 리본, 키링, 작은 파우치.


기능적으로 보면 없어도 아무 문제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은 그 ‘쓸데없는 것들’이 더 중요해 보인다.

제인 버킨에서 시작된 하나의 방식

이 장면을 떠올려보자.



image.png https://www.purseblog.com/buzz-worthy/messy-bags/



오리지널 버킨 백(최근 소더비 경매에서 140억원에 판매된 그 가방)을

제인 버킨(Jane Birkin, 1946~2023)은

자신 이름이 붙은 가방임에도 아주 ‘막’ 사용했다.

가방 위에는 스티커가 붙어 있고,

안에는 물건이 넘쳐 흐르고,

손잡이에는 이것저것 매달려 있다.



image.png (제인버킨과 오리지널 버킨백)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정리되지 않은 상태, 심지어 ‘망가진 스타일’에 가깝다.

그런데 그 모습이 오히려 멋있었다. 왜 일까?

버킨에게 가방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는 일부였기 때문이다.

2023년 그녀가 사망한 이후 세계적으로 “버킨처럼 가방 꾸미기”가 SNS에서 대대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SNS가 만든 ‘꾸미는 방식’

지금 SNS를 보면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가방은 더 이상 완성된 제품이 아니다.

계속 꾸미는 플랫폼이다.

브랜드가 만든 가방 위에 사용자가 다시 디자인을 얹는다.


과거에는 브랜드가 스타일을 완성했다면 지금은 사용자가 스타일을 완성한다.


백참은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백참’이다.

• 인형 키링

• 미니 파우치

• 리본

• 캐릭터 오브제

기능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역할은 분명하다. “이 가방은 내 것이다”라는 것이다.


image.png (가방에 달린 제인 버킨처럼 꾸며본 백참들)


Y2K와 연결되는 이유

2000년대 초, Y2K 시절에도 비슷한 유행이 있었다.

• 핸드폰에 인형을 달고

• 가방에 키링을 여러 개 달고

• 필통과 파우치를 계속 늘려갔다

그때는 단순히 ‘꾸미기’였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이 되었다


왜 ‘쓸데없는 것’이 중요해졌을까


최근 유행한 가방들은 미니멀한 디자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사람들은 그 위에 자기 이야기를 추가하기 시작한다.

• 귀여운 걸 좋아하는 사람

• 키치한 감성을 가진 사람

• 미니멀한 사람

• 감정 표현이 강한 사람


이 모든 것이 ‘쓸데없는 것들’로 드러난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빈 캔버스”를 사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요즘 가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방 자체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 위에 달린,

쓸데없어 보이는 것들.

하지만

가장 ‘나를 닮은 것들’이다.


tempImageiAKrob.heic (러브캣 뿌삐 참 www.lovca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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