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가 아니라 ‘순환’되는 경험
어제 코치(Coach)에서 일하는 한 수습 디자이너가
링크드인에 재밌는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작년에 FIT를 졸업하여
미국을 대표하는 어포더블 럭셔리(Affordable Luxury) 브랜드인
코치(Coach)에 인턴으로 입사한
20대 중반 앤드류 캐퍼(Andrew Kaefer)라는 디자이너다.
그가 올린 게시글 내용은 약간 흥분된듯 기쁨이 묻어있다.
"오늘은 제가 디자인하고 참여한 두 개의 가방이
코치 웹사이트에 공개되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즉시 매진되었습니다.
수리하거나 재판매할 수 없을 만큼 손상된
오래된 코치 가방을
사용해서 새로 디자인한거에요~!"
Coach (Re)Loved는 한마디로 말하면
“중고 Coach 제품을 다시 순환시키는
브랜드 공식 리셀 + 업사이클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절차로 운영된다.
1. 기존 가방 반납 (Trade-in)
• 사용하던 Coach 가방을 매장에 가져가면
• 상태 평가 후 스토어 크레딧 지급
2. 반납된 가방은 3가지 방식으로 처리됨:
• Restored → 원래 상태로 복원
• Upcrafted → 디자인 새롭게 재해석
• Remade →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
3. 다시 판매한다.
• 이렇게 재생된 제품을 Coach 공식 채널에서 다시 판매
이 코치 프로그램은,
단순히 “중고 판매”가 아니라
패션의 순환 구조 (circular economy) 전략이다.
• 폐기 대신 재사용 → 환경 영향 감소
• 제품 수명 연장
• 브랜드 스토리 강화
깨끗한 상태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물건,
완벽한 표면을 가진 새것만이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 프로그램은
오래되어 낡아서 버려진 가방들을
분해하고 남은 가죽들을
재활용하는 작업이다.
이미 한 번 사용된 가방이
다시 매장으로 돌아와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하는 과정인 것이다.
브랜드가
중고 시장을 직접 설계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리셀 시장은
브랜드 바깥에서 형성되었다.
빈티지 숍, 개인 거래,
혹은 플랫폼.
하지만 이제는
브랜드가 직접 개입한다.
• 어떤 제품을 다시 살릴지
• 어떻게 디자인을 변경할지
• 어떤 가격으로 다시 내놓을지
즉,
시간 이후의 가치까지 디자인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주 코치 크리에이티브디렉터인 스튜어트 베버스 앞에서
지난 6개월간 견습 기간동안 했던 프로젝트 결과
발표를 했던 앤드류 캐퍼는 이렇게 말합니다.
"수리나 재판매가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된 코치 백으로
카우보이 부츠를 디자인하고 제작했습니다.
상부 제작에 약 20개의 가방이 들어갔습니다.
40년이 넘는 가방을 사용하면서 생긴 다양한 가죽과 마모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항상 다양한 색상 안감이 있는
빈티지 Bonnie Cashin Coach 가방을 좋아했기에,
이 손상된 Coach 가방들로 그 느낌을 재현하기로 했어요.
또한 Coach 3D 팀과 함께 작업하여 제 스퍼 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결과물이 너무 자랑스럽고,
그 중 일부를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얼마전 한국에서 강남 리폼 장인을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통하여 소송했었던
루이비통을 상기시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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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만들어진 제품이
사라지지 않고
다른 형태로 계속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새로운 가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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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에서의 질문
이 모델을 한국에 그대로 가져온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트렌드를 소비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동시에
‘새것’에 대한 집착도 강하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우리는
“다시 만들어진 것”을
럭셔리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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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질문
(Re)Loved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선언에 가깝다.
럭셔리는 더 이상
시간에 의해 낡아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 다시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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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는 아직
그 속도를 체감하지 못했을 뿐이다.
P.S. 앤드류 웹사이트 주소에요_ https://kaeferdesign.com/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