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윈투어는 왜 선글라스를?

안나 윈투어가 처음으로 보그 표지 모델이 되었다.

by 임상덕

내가 오래전 봤던 그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미란다 편집장은 말이다.


30년 넘게 패션 기업들을 다니며

만났던 비슷한 분들이 떠올라

사실 나에겐 트라우마였다.


암튼


안나 윈투어(Anna Wintour)가

처음으로 보그 잡지 5월호 표지 모델이 되었다.


표지 모델을 선택만 하던 그녀가

자신이 선택받은 모델이 된 것이다.

그리고 선글라스를 계속 끼고 있다.


1988년부터 2025년까지 보그 매거진 권력자였던 안나 윈투어



패션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안나 윈투어는 잘 알려져 있다.


헐리우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에서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편집장 역할이

바로

안나 윈투어

실제 모습이기 때문이다.


보그 사무실에서 인터뷰중인 안나 윈투어


그녀는 1988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판 보그를 이끌며

단순한 잡지 편집자를 넘어

패션 산업 흐름을 결정한 인물이다.



미란다가 만든 역설


이번 보그 표지 모델에는

안나 윈투어와 메릴 스트립이

함께 하였다.


영화 속 ‘미란다 프리슬리’는

안나 윈투어를 풍자한 캐릭터다.


어찌보면

차갑고 비인간적인 권력의 얼굴에

가까운 인물 캐릭터였다.


( 솔직히 안나 윈투어 입장에서는

악역에 가깝게 그려진 자기 역할을 좋아했을까 싶다.)


메릴 스트립과 안나 윈투어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현재 이 영화가 속편이 제작될 만큼

영향력이 생기자

오히려

미란다라는 캐릭터가

그녀를 더 잘 설명하는 이미지가 된 것 같다.


완벽한 통제, 감정의 절제,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판단.


결국 미란다는

안나 윈투어를 ‘이해 가능한 권력’으로 만들었다.



안나 윈투어는

여전히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다.

보그 표지 모델로서도


이건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다.


그녀에게 선글라스는

하나의 태도이자 시스템이다.


안나 윈투어는 평소 인터뷰를 통하여

자신이 선글라스를 끼는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패션쇼 런웨이를 지켜보고 있는 안나 윈투어


보이지 않는 권력


패션쇼 프론트에서

앉아있는

그녀는 항상 ‘보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 누구도 그녀를 읽을 수 없다.


•표정은 가려지고

•감정은 드러나지 않으며

•판단의 기준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다


즉,

“나는 본다. 그러나 나는 보이지 않는다.”


이 구조가 바로 권력이다.


친근한 인물이 아니라 안나 윈투어는

접근할 수 없는 시스템처럼 보이기를 선택했다.


선글라스는 그 거리를 유지하는 장치다.


안나 윈투어

스타일은 37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메릴 스트립과 안나 윈투어



선글라스 + 보브컷 = 안나 윈투어


이 반복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의도된 전략이다.


패션에서 강력한 힘은

유행에 맞춰 변화하는 것 보다

즉시 인식되는 동일성이

만들어내는

스타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악마는 프라다만 입는걸까?




작가의 이전글갈리아노 드레스가 120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