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인생을 표현한다는 것
라디오 PD여서일까?
글에 그녀가 접해온 다양한 경험이 그대로 묻어있다.
전작인 <슬픈 세상의 기쁜 말>로 정혜윤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았다.
사연을 품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취재하고, 그들의 슬픔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동정으로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일부가 되어 함께한다. 그렇게 슬픔 또한 삶의 중요한 재료가 될 수 있음을, 새로운 기쁨을 받아들이기 위한 과정임을 발견해 낸다.
무엇보다도, 그것을 조금이라도 더 진심인 형태로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빛이 났다. 그리고 그 소중한 이야기들을 온전히 글로 표현해 내는 것이 놀라웠다.
그래서 정혜윤 작가의 글을 읽을 때면, 늘 동경과 경외의 마음이 일렁인다.
때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어떤 감정이나 상황을 마주할 때가 있는데, 정헤윤은 다채로운 이야기들로 하고 싶은 말들을 정확하게 표현해 낸다.
여기까지가 내가 작가님을 너무너무 애정하는 이유다.
이 책은 정혜윤의 인생이 ‘책’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책을 덮고 어떤 삶을 열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나는 어떤 인생을 열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인생을 만드는 재료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다. 지금까지의 나를 있게 한 힘, 그리고 앞으로의 나를 살아가게 할 힘은 무엇일까?
작가의 경험과 이야기들을 통해, 대충 그 윤곽이 보이는 듯했다.
나는 사랑을 생각했다.
사랑은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삶에 등장한다. 어떨 땐 슬픔으로, 동정으로, 시기나 질투로 변장하기도 하면서 우리를 곤란하게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 안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찾아야 한다. ‘극복’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슬픔에도 극복하려는 힘, 아픔을 딛고 다시 한번 마음의 문을 여는 용기, 장애에 굴복하지 않는 대담함, 사고로 자식을 잃었음에도 또 다른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부모들- 감히 엄두조차 못 내는 사랑이고 아름다움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 곁에서 기꺼이 사랑의 눈으로 함께하는 것을 선택했다.
이제는 무시하지 않으면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들과 이야기들을 외면하지 않고 싶다. 나를 살게 할 수많은 이유들이 그 안에 존재할지 모른다.
정혜윤작가는 그 사연들 속에서, 자신을 설명해 낼 완벽한 문장을 만들었다. 어떤 것들이 자신에게 생명을 주는지 알아냈다.
언젠가 나도, 나를 완벽하게 표현해 낼 문장을 만들어 낼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