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왜 하는 걸까?
돌이켜보면 부모님은 어떤 날은 죽도록 싸우고, 어떤 날은 아무렇지 않게 사이가 좋았다. 돌이켜보니 평범 그 자체의 집안이었다.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는.
삶 자체에 환상이 많은 아이 었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해피엔딩이 당연한 삶을 꿈꿔왔다. 삶이 희로애락이라면 나에게 삶은 희와 애로만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강박 인지도 모른 채 생물학적 어른이 되고 있었다.
입소문을 타고 보게 된 영화 <인사이트 아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영화 속 기쁨이는 라일리에게 슬픔이라는 감정을 최대한 느낄 수 없도록 기쁜 감정이 우선될 수 있도록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기쁨이의 바람과 달리 라일리는 점점 갈등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라일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슬플 때 슬픈 감정을 실컷 느끼는 일이었다. 즉 삶은 희로애락이 함께 존재해야 비로소 풍부해진다.
기쁨이처럼 좋은 감정에 대한 강박에 둘러싸여 있던 나는 결말이 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할리우드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했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명작동화를 좋아했다. 무의식 중에 결혼은 아름다운 시작이자 해피엔딩으로 가는 티켓이었다.
학창 시절 다들 선생님과 의사, 호텔리어를 꿈꾸던 친구들과 달리 웨딩플래너를 꿈꾸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도 <맘마미아>였다. 그리스를 배경으로 하얀 드레스를 입고 해변가를 뛰어다니면서 결혼하는 것이 내 꿈이었다.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에베레스트급이었다.
결혼을 하고 나서 결혼을 왜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생겼다. 너무 순진했던 나의 결혼관과 현실 결혼생활에서 오는 괴리감에서 시작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 같이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