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흐르는 물

북한강가에서(청평역-대성리역)

by 써니톰

복지관에서 삼계탕을 먹다. 8.8, 미리 말복이라고

삼계탕으로 닭다리 하나씩이다.

국물에서 카레냄새가 나는 특이한 진국이다.


가평역으로 가는 길

전철을 타니 주간에는 노인들 천국이다.

초등생쯤 보이는 책 읽는 소녀. 너무 좋다.

방학을 맞아 할머니댁에 가는가 보다.


전철 내에서 귀인을 만났다.

군무원 20년 경력의 50대 전기기술자,

청평역에 내린단다.

여행 중 낯선 이와의 대화도 즐겁다.

기술이 있어야 평생 직업이다.


경춘선은 itax가 있어 일반 전철이 많지 않다.

차량이 비슷해 잘못 타면 2~3배(?) 벌금이 있단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하지만 상봉역에서도

출발이 있다. 어쩐지 자꾸 상봉역에서 갈아타라고

Naver map에서 알려주더니.

그 이가 귀띔한다.

청평역에서 대성리까지 북한강 따라 걷는

길이 좋단다.

그래, 그 말을 믿어보자.


청평역에 내려 트레킹을 시작한다.


역은 한반도 중심을 상징하는 네모 지붕이다.

대학가요제 뒤를 이어 1979년 강변가요제가

시작되다. 주현미, 이선희, 이상은(담다디) 등 많은

가수를 배출한 곳이 여기이다.

70~80세대는 누구나 잘 알 것이다.

막걸리와 통기타, 대학가요제.


역전에 유휴지 이용하여 <설레임공원>을 만들어

이름 모를 꽃으로 동산을 이루다.

안내판을 보니 <아침고요수목원 >, 축령산의 가평

잣도 유명하다.


청평역-대성리역 간 거리는 9.4km이지만 실제로는

11km일 것이다. 길을 가끔 헤매기 때문이다.

가는 길 곳곳에 장마가 할퀸 상처가 남아있고

지난번 홍수에 떠내려가 죽은 사람을 찾고 있는지

소방대원의 모습도 몇몇 보인다.


우리나라 최초의 댐인 청평댐이 멀리 보인다.

평화의 댐, 화천댐, 소양강댐, 의암댐, 청평댐은

북한강에서 발전과 홍수조절하는 다목적댐의

기능을 수행한다. 박정희정권의 커다란 치적 중의

하나이다.


장마철 여름 내내 서울 한강변의 물난리였다.

결국 댐으로 인해 그 재해로 벗어났다.

충주댐, 횡성댐, 괴산댐은 남한강 수계의 댐이고

팔당댐만 두 개 강을 합친 한강이다. 또한 서울

시민의 깨끗한 식수원이다.


서울, 대한민국을 <한강의 기적>이라 불렀다.

지금 한국 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이다.

치안, 먹거리, 교통, 서비스(사회, 행정) 등

세계 최상위이다.

정치와 전쟁만 안정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나라이다.


청평천주교회도 보인다.

한국천부교 청평교회도 지나간다

<천부교>, 좀 이상하다.

청평 전통시장 여울시장도 지난다.


청평은 강과 다리의 도시이다.

멀리 청평댐이 보인다. 고마운 댐이다.

미다스(MIDAS) 등 강 건너편에 드문 드문

리조트 시설이 보인다.

수상스키와 모터보트가 가는 길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전용보트장과 별장도 보인다.

잘 사는 사람은 레저문화도 수준이 다르다.

대성리에 접어드니 강가에 상당히 긴 파크골프장이

있다. 멋진 노인네들이 게임삼매에 빠져

건강하고 건전한 오락을 즐긴다.


강가를 벗어나 역 입구에서 길을 좀 헤매다

대성리역에 도착했다.


혼자 걷는 길, 사이클 타는 젊은이들만

가끔 오갈 뿐 나처럼 걷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오롯이 방해받지 않은 나만의 시간

좋다. 담백한 삶이어서 그대로가 좋다.

오직 강 물줄기에 맞긴 시간이다.

걷는 그 자체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행복과 기쁨, 힐링의 시간이다.

11km, 2만 보를 걷다.


외롭고 힘들다면 무조건 집 밖을 나서라.

그리고 걸어라.

당신 자신을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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