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장날이다

성남 모란시장에서

by 써니톰

아파트에 나서려는데

이상한 냄새가 진동한다.

매캐한 냄새, 쇠가루 냄새이다.


정문을 나서 좌회전하니

소방차가 굉음을 지르며 몰려든다.

사람들이 불났다고 한다.

주변 작은 공장에서

연기가 피어나고 있다.

영등포는 아직 준공업지역이다.

소규모 공장이 곳곳에 조금 남아있다.

자나 깨나 불조심이다.


오늘은 경기도 성남시이다.

모란역 5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얼마 전 친구 모임에서

개고기 이야기 속에

성남 모란장이 유명하다고 했다.

전국 개고기 유통의 50%였다나.


지하철에서부터

노인들이 많다.

모란장 가는 분들이다.

4, 9일 모란장이 선다는데

오늘은 9.4일이다.


식품, 약재, 꽃, 모종, 닭,

민물고기, 잡화, 과일 등

육, 해, 공군이 다 모였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장날에 풍악이 빠지면 안 되지.

저쪽 귀퉁이에 품바가 놀아난다.

엿을 팔면서 노래와 춤으로

방문객의 흥을 돋운다


차양을 처진 곳곳에

술과 기름진 고기 안주가

연기 속에 피어오른다


노인 부부나 연인들이

데이트하기 안성맞춤이다.


돌아서는데

곳곳에 듬성듬성 비어있는 곳을 보니

시대에 따라 변하는 시장의 모습에

아쉬움을 뒤로한다.


어머니 따라간 시골장터에

사주신 붕어빵, 풀빵 한 개 꿀맛이

아직 입안에 도는데

시간은 그렇게 갔다

60여 년이 넘었다.


그 시골 장터는 지금

잡풀만 무성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내 가슴에만 남아있다.

사랑과 함께.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ᆢᆢᆢ ᆢ ᆢ ᆢ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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