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아도 좋다

익숙한 곳 다시 보기 (덕수궁, 경희궁)

by 써니톰

참 이상도 하지

이렇게 광화문 광장에 앉아

글을 쓸 줄 몰랐다


맨날 다녔던 길이지만

지나치기에 바빠

어디 앉아 쉴 틈이 없었다.


이제 보니 차도를 줄이고

인도를 넓혀 나무도 심고

의자도 갖다 놓아

나도 쉬고 비둘기도 누굴 기다리고


좋다, 아휴 좋다

서울은 너무 좋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혼자 놀아도

재미있게 살 수 있다.


오늘은 광화문

직장시절 점심 후 가끔 산책하던

덕수궁, 경희궁

20여 년이 지난 오늘의 모습은 어떨까


시청역 12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덕수궁 돌담길

'연인들이 걸으면 헤어진다'

그럼 어떡해


혼자 걸어야 한다

친구나 지인까지는 괜찮다

길도 확장하고 보도블록도 새롭게 하고

남쪽 서울시청 별관 13층

전망대에 서 보니

북쪽 덕수궁과 청와대 쪽이

가까이 있다


주변에 세실극장, 정동극장 등 문화시설

정동감리교회, 구세군, 성공회, 천주교 프란치스코회,

여한한성교회(중국인) 등 종교시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대사관과 관저의 외교 시설

이화여고, 외고, 예원학교, 덕수초등의 교육시설

그것을 보다가 걷다가 그냥 쉬자

곧 단풍이 알리는 가을소리가 올 것이다


월요일이라 덕수궁은 문을 닫고

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은

구경 못했어도

덕수궁 돌담길 한 바퀴,

경희궁 뒷길까지 걸어보고


광화문 네거리에서

그때 함성을 듣는다.

넥타이 부대도 함께한 6.10 민주화 항쟁

2022 월드컵

역사를 뒤흔드는 4.19, 5.16 등

수많은 사건의 진앙지이다


직장인선교로 참여했던 새문안교회도

재건축되어 나를 놀라게 한다.


가는 곳곳마다

건물이 바뀌고

도로는 넓히고

녹지도 많아졌다

왜, 다들 서울, 서울 하는지 알겠다.


광화문 4거리, 내가 놀던 곳에 오니

힘들다고 쉬어가라고 의자가 손을 내민다.


내가 25년 근무하던 교보빌딩을

마주하며 앉아 있으려니

꿈만 같다. 엊그제 같다

<그때가 옛날>


"이상하지,

살아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최승자)

광화문 글판이 내 마음을 대변한다.


아슬하게 잘 살아왔다고

내 가슴을 토닥토닥 만져주니

어느새 노을도 내 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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