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지만
(하나)
어린 유치원생이 나들이 간다
선생님 따라 줄지어 신호등에 서 있다
떠드는 아이, 딴짓하는 아이
어디를 쳐다보는 아이
각기 다른 모습은
어른들의 축소판
어디로 튈 줄 모르지만
그래도 귀엽다
사랑스럽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귀하다
(둘)
등 구부러진 할머니
다리 하나도 기우뚱
그래도 노인복지관
식당에서 봉사활동
그녀가 준 국 한 그릇에
왜 슬픔이 떠다니는지
난 괜히 가슴이 힘들다
쉬시지요, 그만하시지요
이나마 움직이지 않으면
못 걸은 다네
이제는 가끔 쉬면서 하세요
(셋)
오늘은 잠실역 1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옛날의 잠실 롯데호텔이 최고층이었는데
123층 동생에게 기가 많이 죽었구나
매직아일랜드가 있는 서호
그냥 바라만 봐도 속이 트이는 동호
석촌호수
근처는 지나도
둘레길 걷는 것은 처음이다
무엇이 바빠
쫓기듯 살았는가
(넷)
작고 허름한 반지하
재벌기업 거대 빌딩 앞에 떡 버틴
네 모습이 가련하다
그래도 살아있었구나
고맙다, 고맙다
살아줘서 고맙다
너로 인해 골목길이
따습다
과소비사회에서 작가상이 눈부시다
붓을 들고 그림 그리는 불안한 자화상
작가 스스로가 송파를 위해 기부했다나
호수를 벗어나 남쪽 주택가
보광사, 민중속으로 들어가 있다
오늘의 찐 목적지
석촌동 백제 고분군, 돌무지무덤
백제와 고구려 돌무덤의 혼재다
아직 조사가 한창이다
최근 재건축한 Helliocity
둔촌주공 재건축이다
역시 좋은 아파트는 조경이 한몫한다
전기오토바이로 순찰 중인 보안관
폭포와 습지가 특이하다
남으로 가락농수산물시장
한낮이라 한가하다
지방에서 올라온 농산물, 고랭지 배추
하차가 한창이다
올림픽훼미리아파트 공원을 통해
가락시장역으로 들어서다
덥다. 아직은 덥다
초가을 날씨
<가을하늘 공활한데
구름 한 점 없이..>
햇빛은 따갑고
그늘은 시원하다
아, 진정 가을이
오기는 온가보다
기다리던 나날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