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향기수목원-왕송호수
1. 오산대역 (물향기수목원)
천안 가는 급행이 안 서는 역은 멀다
오산대역은 병점역에서 완행으로 갈아탄다
평일 주간 완행차량은 많지 않다
역사에 어느 묘령의 아가씨가 슬피 울고 있다
그저 안타깝게 보고만 있다
그냥 혼자 울게 두라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다
역에 나오니 홈플러스가 덩그러니 서있다.
지금 힘든 시절인데 잘 견디어 이겨내어
시민의 유통점으로 계속 변함없기를 빈다
결국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해 주길..
이 수목원은 월요일 휴무이다
겨울이라 볼 것 없다는 것은 기우이다
잎이 진 산과 수목원은 나목(裸木)으로
제대로 진면목을 보여준다
곳곳에 습지와 온실에 식물이 가득하다
산림전시관에는 나무 역사와 여러 종의
나무를 선보인다
특이하게 씨앗을 관리하는 종자방도 따로 있다
물향기수목원은 항상 방문해도 좋다
노부부, 주변 가정주부가 가끔 보일 뿐
한적한 평일에는 나만이 즐기기 좋은 곳이다
한 바퀴 돌고 나오는데 늙고 낡은 오래된 나무(노거수)가 나를 붙잡는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이생을 작별하듯 속을
하나씩 비우고 있다
세상 사람에게 자기를 닮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2. 의왕역(왕송호수)
전에는 부곡역이다. 철도전문대가 있었다
지금은 충주대와 통합으로 한국교통대가 되었다
철도박물관이 있어 옛적에 아이들과 함께 놀러 갔다
오늘은 왕송(의왕+매송) 호수로 간다
호수에는 생태습지, 연꽃 연못이 따로 입구에 있다
겨울 철새가 많이 보인다. 큰 기러기, 쇠오리이다
러시아극동부 야쿠티아에서 4,000km 건너온 철새들이다
10월 초중순에 내려와 이듬해 2월 중순에 북상한다.
호수에 앉아 자맥질로 먹이사냥이다
가끔 군무를 이루며 호수주위를 날아다닌다
의왕레일파크에는 중국인관광객 단체팀이다
가이드는 연신 사진을 찍는다.
힘내(加油, Jia you)라고 소리 지르며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가는 길에 의왕조류생태과학관이 있다.
박제 조류, 어류 등이 있고 5층 전망대에는 조류탐사망원경도 설치되어 있다
큰 호수이다
호수 주변의 시골정취도 좋다
*
두 곳 모두 천안 가는 전철역에서 가깝다
그래서 나들이 최적이다
서울, 안양, 수원, 오산 등지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호기심 가득 안고 이틀 동안 다녀왔다
젊은 날에는 빠른 길, 지름길로만 찾아다녔다
이제 돌아보니 아닌 길도 있었다
굽은 길, 돌아가는 길, 엉뚱한 길
거기서도 우연한 발견, serendipity
혼자 가는 길도 좋다
나만의 대화에는 최적이고
머리와 마음을 완전히 비우는 시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끔 필요하다
* 물향기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