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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력의 단상

과연 나는 무쓸모의 존재인가.



무기력감이 온몸을 감싸는 때가 있다.


무기력감은 곧 무능력하다는 비난을 이고 오는데


무능력하다는 느낌은 쓸모없음.이라는 딱지가 달려있다.


특히 프리랜서로 활동이 제한되었을 때 밖에서 온 에너지를 모아 받고 오는 성격상 집, 사무실의 코스는 잔인하기 이를 데 없다.


특히 비교의식이 고개를 들고 나를 노려보기 시작하면

나는 무쓸모의 구렁텅이에 나를 몰아놓고야 만다.


외부활동으로 수입이 정해지는 나는 요 몇 달 너무 가난했다.

그럼에도 지출은 줄지 않았으니 이래저래 힘들다.


그러고 보면 그렇게까지 부유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억대 연봉이었는데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섰다는 스토리가 흔할 만큼 억대 연봉이 그렇게 많은 것 같은데 억대는커녕... 근처도 못 가봤다.


책도 몇 년째 쓰고 있고 심지어 5번은 갈아엎은 것 같다 이쯤 되면 진짜 책을 쓸 수는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돈 안되지만) 바쁘게 지내고 있다.

뭐지... 난 왜 바쁜가.


이런 생각까지 미치자 스스로에게 짜증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쓸모없음의 딱지가 앉혀진 채 전봇대 옆에 버려진 가구의 느낌이랄까.


유쾌할리가 없다.



어제는 심지어 한 달에 한번 하는 마법의 시간에 배가 너무 아픈 거. 아프기까지 하니 우울감이 바닥을 치기 시작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는데

능력이 없는 것도 없는 거고 잘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심지어 꾸준히 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는 자책과 자학 그 어디쯤에서 헤매고 있을 때

그럼 능력도 없고 하는 것도 없고 돈도 못 버는 내가 왜 바쁜지 이해할 수 없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그래서

내가 해내고 있는 많은 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성과위주의 결과를 (억지로) 냈다.


1. 육아

 엄마로서 아이를 잘 케어하고 있다. 물론 아이가 아토피로 고생하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 돌아보면 최선을 다했다 아이를 위해 초산임에도 무통, 촉진 제등 하나도 안 맞고 20시간 진통을 내리 버텼다. 첨가물 들어있는  간식 안 먹이겠다고 식혜, 쿠키, 젤리, 양갱 치열하게 식단을 꾸렸고 덕에 아직도 탄산음료는 못 먹는 성과(?)도 있었다. 암튼




2. 운전연수


코로나로 연기되었지만 기업연수원 교육을 가기 위해 필요한 운전연수를 해냈다  비록 집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사무실까지 주차 못해서 오늘은 20분을 크게 돌았지만 일단 액셀을 밟고 다녀왔다는 거. 내 주변 운전자들이 빵빵을 하도 해서 그 순간은 진땀 범벅이었지만 일단 나는 이제 운전자라는 거. 기동력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레벨업!



3. 지원사업



작년에 아빠가 돌아가시고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시작한 지원사업이 두 개나 덜컥되어서 큰돈은 아니지만 지금 지출서류를 쓰느라 머리가 지끈지끈

처음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하면서 다시 느끼는 건 남의 돈 쓰는 건 정말... 어렵다. 내 돈도 이렇게 써야 할 텐데... (신랑한테 미안해 질라고 하네) 암튼 지원받았다는 성과가 있었고 심지어 돈을 아끼려고 디자인을 직접 하고 있는 리플릿을 보면서 나 좀 능력자 같은 기분.... 왜 때문인가 ㅎㅎ


컴퓨터 다루는 기술은 없지만 감각은 꽤나 쓸만하다고 자부해본다. ㅋㅋㅋ




5. 스타일 브랜딩 랩


이번에 증모 업체와 맺은 업무협약으로 스타일링과 메이크업 컨설팅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정리 중이다.

이게 바로 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결국 초석을 다지는 거니까 심지어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하니까 진짜 에너지 뿜 뿜

곧 정리가 될 듯한데 6월부터는 스타일 수업 개강도 할 예정 본업에 대한 성과랄까


6. 와디즈 오픈 준비


와디즈를 도전해서 지금 이어링을 만드는데 진심 너무 힘들었다


뭐랄까..... 세상에 선보일 자식을 뼈를 깎아 만든달까..... 응?


암튼 고생대잔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샘플만 몇 번을 만졌는가.... 정말 색 바꾸고 다시 돌리고 나는 진짜 너무... 피곤했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오픈 준비




7. 새싹 유튜버


(아니 쓰다 보니 왜 이리 많지...?) 새로 시작한 유튜브를 위한 편집 실력이 한 단계 업했다.  물론 전문가인 지인 덕분에.

언니가 알려줘서 나는 편집에 힘을 덜고 심지어 효과는 더 있게 만들 고 있다는 거

이 비싼 언니를 내가... 흑흑 그러고 보니 이거 정말 복이다 최지혜 TV 흥해라ㅋ

사실 광고비를 받겠다는 것보다 뭐랄까 그냥 상술이 꼴 비기시러서 만들었는데 우선순위에서는 자꾸 밀렸지만 틈틈이 꾸준히 해보고자 한다. 일단 크로마키의 세계에 발을 디딘 성과!


8. 꿈 쓰기 프로젝트 오프라인 오픈 6월!


작년에 꿈 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꿈을 쓰라는 말들은 그렇게나 하면서 실제로 꿈을 이루는 건 현실인데 그런 현실에 있지 않는 느낌적 느낌이랄까 그래서 꿈을 쓰고 계획을 하고 실천하는 것까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온라인으로 해봤었는데 이번에는 소액이지만 돈을 받고 진행하게 되었다 오프라인에서!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잘 시작해서 온라인 오프라인 잘 진행해봐야지

우왕!! 하나도 허투루 하는 게 없네 크으(충전 중)


9. 지난 감사


마법으로 인한 고통으로 두려웠던 건 자궁근종 의심이었다 분명 임신했을 때는 근종이 있다고 아기 낳고 제거하자고 하셨는데 출산하고 보니 없어졌었다


근데 막상 안 하던 생리통을 하기 시작하자 덜컥 겁이 났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프면 어쩌나 하는 마음

그러고 보니 그때 수술 안 하고 회복한 게 얼마나 감사했는가 깨달았다. 감사하다


또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아주 좋은 제안들도 받긴 했었다 이건 진짜 좋은 거 같았는데 말이지 (아직 비밀)


아 그러고 보니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들을 무료로  혹은 체험단으로 많이 받고 있다는 것. 가장 큰 성과는 바른 자세를 알게 된 것!! 크으 이거지 ㅎㅎ



그리고 얼마 전 사고 싶던 몬스테라 모종을 5천 원 주고 샀다

몬스테라를 키우고 싶지만 워낙 비싸기도 했고 웬만하면 만원이 넘어가서 마음으로 5천 원이면 사야지 했는데 우연히 들어간 화원에서 모종이 5천 원이랫 꺅! 대박.




아. 이렇게 쓰고 보니 나. 씨를 뿌리는 중인 것 같다!! 당장 물질적으로 성과적으로 대단한 무엇인가를 얻은 건 아니지만 나는 게으르거나 실력이 없거나 운이 나쁘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가끔씩 찾아오는 무기력, 무능력, 무쓸모의 무 삼총사에게 나의 자리를 내어주지 말아야겠다. 사실이 아니니까



결론, 나는 무쓸모의 존재 일리가 없다.

우 핫핫핫


혹여나 나처럼 무 삼총사를 만나고 있다면  그시키들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기억하기로 해요 파이팅!!!


내일도 내일의 일을 해야 하는데 지금 이 새벽에 글을 썼으니 늦잠 당첨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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