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치유
읽고, 쓰고, 말하고, 울며 내 안에 가득 쌓인 독을 하나씩 빼낸다.
어린 시절, 어느 순간부터 성장을 멈춰버린 나를 찾기 위해 깊은 내면으로 내려가고 있다.
도대체 어디에서 멈춰 선 걸까.
어느 지점에서 상처가 아물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걸까.
사춘기 즈음, 나의 전부였던 할머니를 잃고 깊은 상실감 속에서 처음으로 공허함을 배웠다.
그때부터였을까.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였을까, 아니면 아직 어려서였을까.
그 누구도 온전히 사랑할 수 없었던 날들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감사하다.
나는 좋은 친구들과 지인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늘 혼자라고 착각하며 스스로를 가두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삶은 그렇게, 예상치 못한 순간에 소중한 깨달음을 준다.
이제 하나씩 정리하며 다시 배우면 된다.
하지만 내 안에 머물던 어린아이는 겁을 잔뜩 먹고 주저하며 울고 있다.
괜찮다.
이제 천천히, 다시 자라기 시작하면 된다.
상처를 받고, 비바람을 맞으며 버티다가도, 때로는 봄날의 따뜻한 햇살을 마주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렇게 내 상처를 스스로 핥으며 치유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