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져도 괜찮다

명상록 #4

by 엘앤에프

보통의 일상에서

나는 대부분(종종)

나 자신을 관찰자의 위치에서 지켜보곤 한다.

오늘의 말과 선택, 표정과 긴장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습관 같은 것이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을

늘 찾고자 한다.


그런데 어제는 특히 더 그러지 못했다.


하루를 마친 순간,
나는 관찰자가 아니라
“내 일을 잘 해내야 하는 사람”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오늘 하루 잘 해내야 돼.’
‘상사에게도 잘 보여야 해.’


그 생각과 너무 가까워진 나머지
그 생각이 나인지,
내 안에 떠오른 마음인지를 구분하지 못했다.


그때의 상태를 돌아보면
마음은 이미 긴장 상태였지만
나는 그것을 긴장이라 부르지 못했다.


중요한 회사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나서야
어깨와 목이 단단히 굳어 있었음을,
몸에 힘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음을 그제야 알았다.


몸은 알고 있었고
나는 몰랐던 것이다.


그 긴장은 일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내가 나에게 건 말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잘해야 한다는 말,
인정받아야 한다는 태도.


그 밑바닥에는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 마음을 밀어내지도, 붙잡지도 못한 채
나는 그저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있었다.

한 생각, 마음과 하나가 되어.


만약 그 순간,
한 걸음만 떨어져서

그 마음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나는 아마 이렇게 말해주었을 것이다.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져도 괜찮아.


더 잘하려고 애쓰는 나에게
조금 쉬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그것은 포기가 아니라
나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었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며 다시 보니
어제의 그 생각은 내가 아니었다.
그저 잠시 나를 지나간 마음이었을 뿐이다.


마음은 늘 그렇게 온다.
그리고 나는 가끔 그 마음이 된다.
하지만 다시 알아차리는 순간,
나는 언제든 관찰자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보다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보려 한다.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져도
괜찮다는 것을.



토요일 연재
이전 03화[명상록] 횡경막 호흡명상 - 정목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