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얼굴

by 배시현

두 번 접은 바지 끝 단에

낮의 얼굴을 넣어왔습니다


발을 넣고 문을 당기는 미간

에어캡 너머의 달을 찾는 볼


넘어지지 않도록 조용히 벗어 둔 얼굴이

기어코 쓰러져 바닥을 어지럽힙니다


나는 조용히 입고 있던 마지막 음악을 벗어

방 문을 넘지 않도록 안으로 안으로 닦아보지만

닦을수록 넘치는 얼굴입니다


낮에 묻힌 섀도우는 말끔히 지워졌는데

눈가에 묻은 낮은

리무버 한 통을 써도 잊히지 않고

기어코 잔여물로 남아

한 장으로 충분할 화장솜이

후회와 책망으로 차곡차곡 쌓여 갈 때


강풍을 눌러야 미풍이 돌아가는 선풍기에

달달달 낮을 돌리다 보면

달달달 고소해지는 나


어제보다 맛있는 얼굴이 준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