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속버스 창가에 소란이 앉습니다
먼 길 운전하시는 기사님께 방해가 될까
잘 여미고 안전벨트를 착용합니다
우측으로 돌아 시외버스 터미널을 빠져나가면
금세 나 살던 동네가 처음 보는 얼굴로 배웅을 합니다
옆자리에 애인 같은 배낭을 앉히고
한참이나 창문에 볼을 묻히고
어제 들었던 노래가 노을처럼 지면
산등성이에 누운 거품 같은 구름이
너른 초록에 둥근 할아버지의 등을 닮아
버스 안에 구부정한 내 무릎도 제법 생생해집니다
십 분간 정차한 휴게소에서
도시의 소음을 꺼내
신바람 메들리 하나를 넣어옵니다
낡고 촌스러워 나른해진 마음
마치 휘어진 걸음을 가만히 봐준다거나
웃지 않아도 그런대로 괜찮다는 포옹
내 강아지 하며 두 팔 벌린 할머니 냄새가
눈먼 도시를 밀어냅니다
행복하나요?
물음표는 그림자처럼
모든 말 반 걸음 뒤에서 서성이고
배낭 속 가장 먼저 넣었던 짐이었음을
배낭 가장 깊숙한 곳에 넣어둔 질타였음을
행복하나요?
바닷바람에 나빌레라
곱게 말려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