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정확하게 자신이 경험하거나 알고 있는 만큼만 보입니다.
'잘 몰라서' '오해하게 되는 것들이 많은데, 그중 '캠핑'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캠핑'장에 가면 무엇을 하고 올까요?
확실히, 캠핑을 가면 몸을 더 많이 움직입니다.
도착하자마자 30분쯤 텐트를 치고, 살림살이를 차립니다. 식탁, 렌턴, 의자, 조리대, 매트, 이불... 챙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캠핑 7년 차인 저희 부부는 제법 분업이 잘 돼 있습니다. 남편과 함께 텐트를 치고 나면 저는 주로 살림살이를 꺼내놓고, 신랑은 텐트 주위를 삥~돌며 팩을 박습니다. 비나 바람이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정말 촘촘하게 박아야 됩니다. 드디어 우리들의 보금자리가 완성됐습니다. 그럼 쉴 수 있을까요?
땡! 바로 저녁 준비를 합니다. 저녁 준비 과정도 깔끔하진 않습니다. 개수대에 가서 쌀과 채소를 씻습니다. 남편은 또 땀을 흘리며 열심히 불을 지핍니다. 고기를 구워야 됩니다. 이쯤 돼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깁니다. 주변을 보게 되면, 사실 씁쓸합니다. 모두들 비슷한 텐트와 살림살이, 비슷한 시간대에 굽는 고기들... 난민촌이 따로 없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군대처럼 다 같이 움직여지는 모습에 경악하고, '아, 이게 서민 문화의 한계구나...'라고 실망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래저래 잠시 동안의 즐거운 식사가 끝나면 조금 멀고 지저분한 개수대에서 또 설거지를 해야 됩니다. 설거지를 안 하고 자면 밤 새 고양이나 쥐가 올 수도 있으므로 귀찮아도 설거지를 하고 주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개수대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나방과 다양한 벌레로 기겁 한 저를 대신에 신랑이 투입됩니다. 보통 남편이 먼저 캠핑장에 오고 싶어 하기 때문에, 먼저 가자고 조른 죄로 남편이 일을 더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잠깐의 휴식타임! 멍불 시간이 주어집니다~ 캠핑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멍하게 있는 것입니다. 고구마, 가래떡, 소시지 등을 구워 먹기도 하고 맥주를 마시며 지인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눕니다. 기본 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에 세상 모든 것에 이유가 있는 것 같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부인에게 용서받을 일이 있는 남편분들! 여자 친구에게 프러포즈할 남성분들은 이 타이밍을 꼭 잡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그저 '멍~~'하게 가만히 있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저녁 10시가 넘습니다. 최근에 생긴 대형 캠핑장은 방송이 나옵니다. '밤이 늦었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되지 않도록 조심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그러면 슬~ 텐트에 들어와 잠에 듭니다.
대~충 양치만 하고 잠에 듭니다. 날씨가 나쁘면 가글 껌을 씹고 물로 헹구고 자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 2박 이상이면 샤워도 하지만, 1박이면 안 씻습니다. 안 씻고 얼굴은 햇빛에 타고, 텐트 정리하느라 흘린 땀들까지...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보면, 세상에 말 그대로 거지꼴입니다ㅜㅜ
참, 혹시 텐트 속에서 자보신 분 계신가요? 신기하게도 텐트 밖에선 잘 들리지 않던 옆집 대화 소리가 텐트 안에만 들어오면 그렇게 잘 들릴 수가 없습니다. 잠자기 전 가족 간의 대화, 부부간의 돈 계산하며 다투는 얘기, 이런저런 이야기가 마치 실종이 컵 전화기를 연결한 듯 너무 잘 들립니다. 남편과 아들은 피곤해서 쿨쿨 먼저 자고 있고, 전 옆 집 부부의 사소하고 은밀한(?) 얘기를 원치 않게 들으며 잠이 듭니다.
드디어 이튿날 아침이 됐습니다. 봄, 가을, 겨울의 새벽 캠핑장은 매우 운치 있습니다. 시원하게 남편과 손 잡고 산책할 수 있지만 한여름의 텐트 안은 금방 더워집니다. 새벽부터 달궈져 찜통 같은 텐트에서 일어나면 땀이 찍찍 달라붙습니다. 역시나 지저분한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생략 가능!) 아침밥을 준비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슬슬 힘들어집니다. 타프 아래 그늘에서 뜨거운 햇살을 피하고 최첨단 선풍기와 제빙기를 동원해도 덥습니다. 덥다고 칭얼거리는 아이들을 캠핑장에 있는 수영장 혹은 계곡으로 내쫓은 후(?) 부부는 열심히 장비를 정리합니다. 이제 부부싸움할 시간입니다.
"잘 좀 댕겨 봐!, 내가 여기 오지 말라고 했지? 더운데 이게 뭐냐고!!, 다시는 오나 봐라!"라고 투덜거리지만, 손 맞춰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강제로 금방 화해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우리 부부는 말합니다. "오빠, 다음 캠핑장은 어디로 예약할까?"라고^^
이렇듯, 캠핑장에 도착해서부터 집으로 출발할 때까지 일할게 끊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2박 이상이면 반나절 정도 쉴 여유가 있지만 1박 2일이면 '내 숭고한 노동'에 대한 가성비가 0이 되는 것 같아 아깝기도 합니다.
절대 저희 텐트에 놀러 오지 않는 친정엄마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우리는 호캉스 체질이야, 더운데 생고생을 돈 주고 왜 해?"라고 말씀하십니다.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럼, 정말 캠핑은 왜 하는 것일까요? 정말 웰빙이 될까요?
캠핑 7년 차인 제가 느낀 캠핑의 모든 것을 앞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