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야 안녕?
가을 치고 유독 더웠던 지난주와 달리 오늘은 제법 쌀쌀하구나. 이제는 시원하기만 할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 강한 여름도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나 봐. 뜨겁고 무더운 여름을 오랫동안 견뎠기에 선선한 바람이 더욱더 반갑게 느껴지는 것처럼 인생도 마찬가지겠지? 지금은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참고 버티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
참고 이길 수 있는 힘!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이모가 항상 버겁고 힘든 공무원을 그만두지 않고 16년 간 계속할 수 있었던 힘! 바로, 공무원의 좋은 점 중 안정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여러 제도와 규정 등을 알아보려고 해.
그 세 번째! 공무원은 '다양한 휴가(휴직)'를 쓸 수 있단다.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제6조(휴가의 종류) ① 공무원의 휴가는 연가ㆍ병가ㆍ공가(公暇) 및 특별휴가로 구분한다.
제7조의 7(특별휴가) ① 공무원의 특별휴가는 이 영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다만, 이 영에서 정하지 아니하는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
②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속 공무원이 결혼하거나 그 밖의 경조사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공무원의 신청에 따라 별표 1의 기준에 따른 경조사 휴가를 주어야 한다.
③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임신 중인 공무원에게 출산 전과 출산 후를 통하여 90일(한 번에 둘 이상의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120일)의 출산휴가를 허가하되, 출산 후의 휴가기간이 45일(한 번에 둘 이상의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60일) 이상이 되게 하여야 한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임신 중인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출산휴가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출산 전 어느 때라도 최장 44일(한 번에 둘 이상의 자녀를 임신한 경우에는 59일)의 범위에서 출산휴가를 나누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④ 임신 중인 공무원이 유산 또는 사산한 경우에 그 공무원이 신청하면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 유산휴가 또는 사산 휴가를 주어야 한다.
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속 남성 공무원의 배우자가 유산하거나 사산한 경우 해당 공무원이 신청하면 제4항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 중 3일의 유산휴가 또는 사산 휴가를 주어야 한다.
⑥ 인공수정 또는 체외수정 등 난임치료 시술을 받는 공무원은 시술 당일에 1일의 휴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체외수정 시술의 경우 여성공무원은 난자 채취일에 1일의 휴가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⑦ 임신 중인 여성공무원은 1일 2시간의 범위에서 휴식이나 병원 진료 등을 위한 모성보호시간을 받을 수 있다.
⑧ 5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공무원은 24개월의 범위에서 자녀 돌봄, 육아 등을 위한 1일 최대 2시간의 육아시간을 받을 수 있다.
⑨ 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연간 10일의 범위에서 가족 돌봄 휴가를 받을 수 있다..
⑩ 제9항에 따른 가족 돌봄 휴가는 무급으로 하되, 자녀(같은 항 제4호의 경우에는 미성년자 또는 장애인인 자녀로 한정한다)를 돌보기 위한 가족 돌봄 휴가는 연간 2일(자녀가 2명 이상이거나 장애인인 경우 또는 해당 공무원이 「한부모가족지원법」 제4조 제1호의 모 또는 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3일)까지 유급으로 한다.
⑪ 여성공무원은 생리기간 중 휴식을 위해 매월 1일의 여성보건휴가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여성보건휴가는 무급으로 한다.
⑫ 여성공무원은 임신기간 중 검진을 위해 10일의 범위에서 임신 검진휴가를 받을 수 있다.
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에 따른 재난으로 피해[배우자, 부모(배우자의 부모를 포함한다) 또는 자녀가 입은 피해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를 입은 공무원과 재난 발생 지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려는 공무원은 5일(같은 법 제14조 제1항에 따른 대규모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공무원으로서 장기간 피해 수습이 필요하다고 소속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10일) 이내의 재해구호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동시간이 가장 긴 국가 중에 속하는데 특히, 공무원 평균 연 근무시간은 OECD 평균보다 훨씬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왜냐하면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이 아닌 국가(지방) 공무원법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근무시간에 관계없이 조직의 주요한 정책과 현안과제, 민생 해결을 위한 업무를 수행해야 되거든.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공무원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고 사기진작을 목적으로 다양한 정책을 시도 하지만 쉽지가 않단다. 공직사회에 워라벨 관련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선 법령 개정이나 의회 의결 같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국민들의 정서적 반감을 극복해야 되거든. 반면, 민간기업의 경우 오너의 의지나 직원들의 건의에 의해 제도를 비교적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우수정책이 많은 것도 사실이야.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방하고 조직생활과 퇴근 후에 저녁 있는 개인의 삶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하는 80, 90년 대생들이 공직사회를 버티지 못하고 일찍 퇴직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공무원 조직도 변하고 있어. 위 규정에 제시된 것처럼 다양한 휴가제도가 있단다. 세부사항에 해당되는 '각 호'를 삭제했는데도 꽤 길지? 이모도 휴가와 관련된 규정이 이렇게 긴 줄 몰랐어. 물론, 여기에 규정된 휴가를 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출산을 장려하고 모성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공무원 조직 문화가 점점 바뀌지만 내가 휴가를 쓰게 되면 옆 동료의 업무가 가중되니 미안한 마음에 편히 쓰지 못할 때가 많아. 또 경력 단절로 향후 진급이나 보직관리에도 악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해.
가장 중요한 것! 육아휴직(1년) 외 휴직기간 중엔 급여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가정 형편상 쉴 수가 없단다. 또, 아무리 쉬는 게 좋다고 해도 가족 돌봄 휴가, 난임휴가, 사산 휴가 등은 쓸 일이 없는 게 더 좋겠지?
경제적 이유, 눈치, 진급 누락, 경력단절 등의 이유로 규정된 휴가 중 일부만 쓸 수 있지만 그래도 규정이 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안심이 된단다. 꼭 필요할 때는 회사를 잠시 쉬고 가족 옆에 언제든지 있어줄 수 있다는 믿음은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되거든. '엄마, 지금은 회사에 나가지만 둥이가 옆에 있어 달라고 하면 둥이 옆에 있을 거지?'라고 얘기하는 둥이를 보면 알 수 있겠지? '그럼, 언제든지 둥이가 원하면 둥이 옆에 있어줄게.'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할 뿐이야.
물론, '주 35시간 근무제, 업무시간 외 스마트폰으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모바일 오프 제도, 근무시간 외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오프제, 영업사원 현장 출퇴근제' 등 지아가 이모에게 보여줬던 민간기업의 복지정책을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공직사회도 좋은 방향으로 점점 변하겠지? 지아가 임용되기 전에는 일과 가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랄게.
끝으로, 이모가 생각하는 공무원의 좋은 점은 바로, '공무원'이라는 거야.
마지막 이유는 이모한테만 해당될 것 같아. 아쉽게도 이모는 지아도 알듯이 장애인이잖니. 바르게 걷고 말하려고 애쓰지만 살짝 삐뚤고 어눌한 말투로 인해 사람들은 이모를 낯설어한단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이모에게 갖는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느껴져. 도와줘야 되는지 고민하고 말을 걸어도 되는지 머뭇거리고 뭐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하지. 그럴 때 '공무원'이란 직업이 이모에게 힘이 된단다. 공무원이라는 게 보통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될 수 있는 거잖니. 직렬별로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의사, 변호사 면허증처럼 따기 어려운 게 아니라 그 분야에 대해 조금만 관심 가지면 될 수 있지. 그래서 사람들은 이모가 공무원이라고 말하면 '평범한 교육을 받고 일반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해 주는 것 같아. '제가 사실은 대학교도 나왔고,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고...'처럼 구질구질한 변명을 안 해도 되게끔, 한마디로 이모를 깔끔하게 포장해 주는 단어가 '공무원' 같아.
어릴 때, 친구에게 놀림받고 있던 이모가 저 멀리 달려오는 지아 엄마와 외할머니를 보면 금세 안심됐고 힘이 난 것처럼 이모에게는 '공무원'이란 직업이 그렇단다. 큰 울타리 같아. 답답할 때도 있지만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
과외 말고 변변한 아르바이트 한번 못 해 보고 첫 직장이라고 만 22세에 공무원으로 임용됐으니 얼마나 적응을 못했겠니. 아무런 원한 없는 사람들에게 하루 종일 욕을 듣고, 주말 저녁 늦도록 행사를 지원하고 다음 날 멀쩡히 출근해야 되는 삶! 비 온다고, 산불 났다고, 눈 온다고 밤이든 새벽이든 아무 때나 부르면 나가야 되는 게 조직이 너무 무질서하게 보였거든. 지시사항 한번 떨어지면 개인 일정은 바로 올스톱! 그때마다 이모는 다짐했단다. '돈'만 벌면 바로 그만둘 것이라고!
하지만 둥이를 낳고 나서야 이모에게 '직업'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어. 둥이 친구들이 '너네 엄마는 왜 이상해?'라고 둥이에게 물을 때마다 우리 둥이가 하는 말이 있거든. '우리 엄마가 어렸을 때 많이 아파서 그런 거야. 그래도 우리 엄마 공무원이야. 아주 큰! 건물에서 일하고 너희 엄마들이랑 똑같이 나를 사랑해줘.'라고.
너무 어릴 때 임용돼,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한 적은 있지만 다행히 장애인이란 이유로 불이익을 당한 적은 없단다.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민원들이 화풀이로 이모에게 악담을 경우는 있었지만 16년 근무하면서 직원들에게 속상했던 적은 없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단다.
이모가 늘 힘들다고 투덜거리긴 하지만 아마도 끝까지 그만두긴 힘들 것 같아. 이모와 둥이에게 '공무원'이란 직업이 커다란 방패가 된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거든. 창과 칼을 맞는 방패가 마모되고 녹슬지만 뒤편에 있는 사람을 지켜주듯 둥이를 위해서라도 이모는 앞으로도 잘 참아보려고 해.
자, 여기까지가 이모가 생각하는 안정된 가정생활을 하는 데 도움 되는 공무원의 좋은 점이란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직장생활을 버티는 이유는 아마 내 아이, 내 가족을 위해서일 거야. 조직도 그것을 알기에 워라벨 정책을 연구 중이지만 성과위주의 조직문화를 바꾸는 게 쉽지는 않겠지? 하지만 지아가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할 때면 많이 바겼을 거라고 믿어. 일도 하고 아이도 직접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구나.
그럼, 다음 주에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 되는 공무원의 좋은 점에 대해 얘기해 줄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