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음식 6주 차 (2/5 월 ~ 2/11 일)
이번 주는 너무 좋은 대화들이 많이 오고 가서 나에게 풍성했던 한 주였다. (물론 먹는 것도 풍성했고...) 모든 대화가 나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괜히 이번 주 가장 좋았던 대화를 뽑아보자면 안동국시에서 혜선 님과의 대화였을 것이다.
2월 5일 월요일 점심 @갓덴스시 롯데몰
월요일 아침부터 우리의 선택은 '회전초밥'이었다. 서로 시간 맞추기 참 힘들었던 우리는 각자의 월요일 오전을 잘 활용하여 갓덴스시에 왔다. 이럴 땐 월요일 오전 오프인 우리 회사가 정말 좋다.
사실 우리는 빌즈에서 브런치를 먹으려 했지만 대기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예상외로 사람이 없었던 갓덴스시에서 줄 서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항상 줄이 너무 길어서 못 먹었었던 갓덴스시를 월요일 아침부터 먹게 되다니. 이번 주는 좋은 일이 생기려나?
2월 5일 월요일 저녁 @보노보노 삼성점
실장님 남편 분이 보노보노 해물 뷔페 상품권 4장을 하사하여, 덕분에 우리는 공짜 뷔페를 먹을 수 있었다. 각자 너무 바빠서 스케줄 잡기 참 어려웠지만. 그래서 우리는 이걸 가리켜 '보노보노의 저주'라고 불렀는데 다행히도(?) 세 달 만에 먹을 수 있었다. 해물 뷔페라니, 난 매일같이 해물을 준다 해도 질리지 않고 먹을 자신이 있다.
실장님이 이날 우리들을 보고 이런 말씀을 하셨다. 배달의민족은 스타 같은 사람들보다 성실한 사람들이 다닌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아무래도 배달의민족은 스타플레이어보다는 팀 플레이어를 지향하는 회사여서 아닐까 싶다.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든 혼자 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이제 혼자서는 잘 못한다는 단점이...ㅎㅎ 자꾸 팀원들에게 의지하게 된다.
2월 6일 화요일 점심 @버거킹
이승열 차장님과 차장님의 조카분인 인애님이 우리 회사에 놀러 왔다. 일리노이 치과를 다닐 때 알게 된 차장님은 항상 멀리서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이다. 더 맛있는 곳으로 모시고 가고 싶었는데... 예약도 안 해놓고 배달음식도 못 시켜놓은 나 자신이 한심했다. 아쉽지만 18층 카페에서 버거킹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전히 밝은 에너지로 가득한 이승열 차장님 덕분에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진짜 나에게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2월 6일 화요일 저녁 @60계 치킨
뜻밖의 야근을 했던 화요일. 대표님은 치킨을 드시고 싶은 날이면 16층에 오시는 것 같다. 뀰은 60계 장스 치킨을 시켰고 가만히 있던 나는 조용히 합류했다. 마치 시킬 때는 안 먹겠다고 하는 친구가 음식이 오면 그제야 '한입만~'하는 것처럼. 그렇게 눈치 없이 젓가락을 들었다.
이날 읏디의 헤어스타일을 보더니 대표님이 물어보셨고 머리가 망해서 슬픈 읏디를 대표님은 계속 놀리셨다.
2월 7일 수요일 @더부스 삼성점
치믈리에 40명과 맥주 시음회 했던 날. 오랜만에 치믈리에 분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떨렸다. 배짱이들과는 또 다른 치믈리에 분들. 각자가 치킨에 대한 정보가 너무 박식해서 뵐 때마다 신기하고 멋있다.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역시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2월 8일 화요일 점심 @리틀파파
오랜만에 종욱 님을 만났다. 밀린 이야기가 많은 반면 점심시간은 너무 짧았다. 입은 하난데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그래서 우리의 입은 정신이 없었다. 한 손으로는 소면을 국물에 넣으며 눈은 쌀국수에 가있는 종욱 님은 본인이 정신없어 보였는지 나에게 말했다.
2월 8일 목요일 저녁 @목포집 신사점
습관을 혁신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정말 많다. 하지만 정말 혁신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습관을 혁신하고 싶다.'라는 강렬한 목표의식을 가진 사람을 만났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일매일 '의지력'을 꾸준히 유지시켜줘야 목표를 이룰 수 있어요. 그래서 하루에 작지만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죠. 처음부터 너무 목표를 높게 잡으면 에너지 소모도 많이 되고 의지력이 금방 꺾이기 때문에 꾸준히 할 수 없게 돼요. 의지력을 쉬지 않고 매일매일 꾸준히 유지시켜주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목표를 위해 하루에 쓰는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목표를 이뤄낼 가능성이 커져요."
이 이야기가 너무 인상 깊었다. 대부분 '목표'만을 바라본다. 그 목표점에 빨리 가닿기 위해서 초반의 에너지를 크게 쏟는다. 작은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룬다. 전체 총량보다 촘촘히 이루는 작은 것들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 하루였다.
2월 9일 금요일 @안동국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두 팀장님과 함께한 금요일. 이날의 점심식사를 잊을 수가 없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건강한 안동국시는 오프라인 팀장님인 혜선 님의 추천이었다. 혜선 님은 요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좋아하는 어패류, 밀가루 음식을 전혀 드시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고기에서는 소고기나 야채 위주의 음식만 드신다고 했다. 나도 병원에서 밀가루 음식을 멀리하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것일까, 나도 좀 반성해야 해.
혜선 님은 디자인과 마케팅의 영역, 그리고 업무를 할 때 어디까지 디자이너가 참여해야 하고 어디까지 마케터가 참여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스러우셨다고 한다. (특히 이번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전시를 준비할 때는 더욱이.)
우리 회사는 디자인실과 마케팅실 사이가 정말 좋고, 함께 협업하면서 좋은 결과물들을 많이 만들어나가고 있다. 디자이너든, 마케터든 좋은 결과물을 내려고 하기 때문에 두 팀 간의 커뮤니케이션과 그리고 일, 그런 것에 대한 고민들이 정말 깊다. 그래서 혜선 님의 고민도 깊으셨을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날 디자인실 한명수 이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끝과 끝을 가본 프로만이 서로가 부딪히면서 앞으로 나아간다고.
일을 한다는 것은 [몰입 X 탈출]이라고.
끝과 끝을 가본 프로가 되기 위해서 우리 마케터들은 '완전한 몰입'을 하다가 디자이너들에게 '탈출'이 되어주어야 하고 반대로 디자이너들도 그래야만 서로가 정반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일이라는 것은 쉽지 않는구나, 잘해야겠다.'는 생각과 혜선 님의 진심이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2월 10일 토요일 @최스타&스기 하우스
같은 동네에 사는 스기와 별이가 스테이크를 구웠다고 집에 놀러 오라고 했다. 가까운 줄 알고 걸어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멀어서 택시를 탔다. 무지하게 추웠던 토요일이었다.
스기와 별이는 한 상을 거하게 차려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둘 덕분에 TV도 없는 집에서 혼자 불쌍하게 밥 먹을뻔한 나였는데 다 함께 동계올림픽을 보며 맛있게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다음엔 이사한 집에서 내 요리를 꼭 대접해주고 싶다.
밥을 먹으면서 각자의 인스타그램 이야기가 나왔다. 스기는 올해 인스타그램 목표가 팔로워 수 1,000명이라고 했는데 아무것도 안 했는데 팔로워가 3명이나 줄어서 당황스러워했다. 인스타그램만 하염없이 바라보던 스기에게 우리는 대체 왜 팔로워 수가 준 것이냐고 물었다.
(속수무책...)
2월 11일 일요일 @서울스낵
일요일 한 발자국도 안 나갈 뻔했는데 서네와 별이가 나를 서울스낵으로 불러냈다. 마스크만 하고 서울 스낵으로 왔다. 서울스낵이라면 안 나갈 이유가 없지. 요즘 너무 못 가서 가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까 너무 맛있었다. 서울 스낵도 여건만 된다면 매일매일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