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정말 그 길을 가려나
어릴 적부터 강아지를 좋아했다. 대문을 열기 전부터 반갑다며 꼬리를 흔들며 환하게 웃어주는 녀석,
까만 콧잔등에 콧물인지 기름기인지 알 수 없는 액체의 반짝임.
그때의 나는 그저 강아지가 너무 좋았다.
시간이 흘러서 진로를 정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생각의 흐름은 무식하리만큼 단순했다.
"나는 강아지를 좋아해"
"나는 동물을 좋아해"
"나는 동물과 관련된 일을 할 거야"
"나는 수의사가 될 거야"
수의사가 되겠다는 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사에 준하는 점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군. 나는 수의가 될 수 없군(?)."
(어디선가 들은 정보) "앞으로 컴퓨터의 시대가 된다고 하는군. 돈도 많이 번데"
"오호 난 게임을 좋아하지"
"초등학교 때 컴퓨타 학원(?)에서 타자도 600 이상이라고!"
"좋아 난 컴퓨터 학과로 간다."
사실상 아무런 상관없이 그냥 개발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그때는 몰랐지 내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어떤 결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