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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뛰어넘는 몰입감

음악치료세션을 통해

by LoveeGracieee

나는 학교에서도 가르치지만 개인적인 음악치료세션을 많이 가진다

지금은 많은 아이들을 가르쳐서 학기 초가 되면 시간분배에 간혹 애를 먹기도 한다.

많은 아이들 또 다양한 진단을 받은 아이들과 일을 하기 때문에 많은 에프소드들이 있다.

그중에 오늘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음악치료세션을 통해 느껴지는 시간의 흐름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시 말해 내가 아이들과 세션을 통해 어떻게 시간의 속도를 느끼느냐인 것이다.


이한이라는 아이는 올해 10살이다.

자폐를 가진 저시력 시각장애인이다. 이 아이는 물체나 글자를 가까이에서만 볼 수 있다.

주고받는 대화 형식이나 소통의 방식은 아직 미숙하고 몇 개의 단어로만 소통한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힌두교가정의 아이이다. 이 아이를 만난 지 이제 3년이 되어간다.

7살 이한이는 나와의 30분의 음악치료시간을 너무 고통스러워하였다. 이 아이와 나는 한 방에서 30분을 같이 있었는데 아이가 한 일은 30분 동안 소리 지르는 일이었고 나는 이 아이의 울음과 던지는 물건을 받아내어야만 했다.

이렇게 한 주가 두 주가 셋째 주가 흘렀다 어머니는 미안하다며 나에게 음악은 이한이에게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하였다. 그러다가 넷째 주 마지막 수업을 하고 있는데 기적이 일어났다. 나는 이한이가 소리 지르는 음을 기타로 아니면 건반으로 서포트를 하였고 아이가 만드는 리듬을 미러형식으로 대화를 시도했는데

아이가 점차 반응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의 음악을 반응하고 있는데 아이도 나의 음악에 반응하고 있었다.

동시에 우리는 음악 안에서 만나기 시작했다. 이한이는 기차소리를 좋아했다. 기차소리를 건반으로 내며 즉흥으로 노래를 만들며 아이의 참여를 유도하면 이한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음악을 즉흥으로 만들어 냈다. 온갖 의성어 물론 영어로 가끔은 알 수 없는 언어로 웃으면서 음악 안에서 행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머니도 놀래고 나도 놀래고 아이도 아마 놀랬으리라.

나는 이런 아이들을 많이 경험해서 이한이가 음악에서의 소통이 가능하리라 예견했었다. 믿었던 구석은 이한이가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삼 주 동안 힘들어한 것일까? 그것은 다름이 아닌 ‘신뢰‘의 문제였다. “ 내가 처음 보는 이 사람은 왜 내 집에 내 방에 와서 내 앞에서 악기를 치며 나를 붙잡아 두는 거야? 생소한 당신 믿을 수 없어. 나는 내가 보는 사람만 보고 아는 사람하고만 있을 래, 내 맘대로 하게 놔둬!!! 내가 해본 적도 없는 새로운 일 하고 싶지 않아!!!” 라고 울음으로 말하고 있는것 같았다.

보통 음악치료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아이들이 거진 이렇다. 특히 어릴 때 시작하는 아이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이가 나를 신뢰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나와 있는 시간과 공간이 안전한 공간이고 자신이 예측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하면 마음문을 연다. 고립된 자신의 세계에 나를 초청할 뿐 만 아니라 그 만의 세계에서 나아서 다른 세계를 탐험하기도 한다. 음악이 여러모로 발판이 되어주고 사람을 연결시키는 매개체나 도구로 사용된다. 언어가 발달되지 않은 아이들은 나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쉽게 편하게 소통할 수 없기에

음악을 통해 여러 가지 음악적 요소로 감정이나 의사로 표현되어 진다.

그 이야기능 차차 해보는 걸로 하고 우선 시간속도를 이야기해 보자.


이한이와의 음악치료세션은 그다음부터 너무나 수월해졌다.

아이는 일주일 동안 “미스 하나”를 외쳤고 기다린다. 엄마는 말 안들을 때마다 미스하나 오지 않아라고 말하면 바로 엄마말을 순종한다고 한다. 이한이는 힌두교가정의 아이지만 어디에서 들었는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러달라고 해 그때부터 기독교노래를 섭렵하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힌두교를 믿지만 나에게 기독교 노래는 해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기에 그때부터 이한이는 많은 찬송가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30분 음악치료시간이 정말 5분같이 느껴진다. 아이는 정말 온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노래를 하고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하이파이브를 하며 웃음을 그치지 않는다.


이에 반해 닥시따라는 인도아이가 있다.

이 아이도 11살 심한 자폐아이며 아직 말을 못 한다. 탄트럼이 많이 심하고 감정이 많이 불안하다. 바로 내 옆에 앉아서 피아노를 치지만 날카로운 고함을 많이 지른다. 나는 장난식으로 나의 귀고막이 터지겠다고 그만하자고 한다. 내 말을 들을 리가 없다. 거의 30분 동안 귀가 먹먹해질 만큼 듣고 어떨 땐 머리카락을 쥐어 잡고 안 놓아줄 때도 있지만 그럴땐 달래기도하고 나쁜행동은 나쁜 것임을 따끔하게 말하기도 한다.

나는 최선을 다하지만 이 아이와의 시간은 힘이 든다.

오 분이 삼 심분처럼 길고 삼십 분이 한 시간 같고 그렇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가 제시한 개념인 플로우(Flow)가

이한이랑 세션 할 때마다 느낀다. 플로우는 사람이 완전히 몰입하여 개인의 시간의 흐름을 잊고 활동자체에 깊게 몰입 즐거움과 성취감을 경험하는 그 개념말이다. 이렇게 사람은 몰입감에 따라 시간을 느끼고 경험하는 수치가 극과 극에 달한다. 같은 시간을 소비한다 해도 이 사람은 30분이 5분 같고 이 사람은 5분이 30분 같고 그렇다. 이 몰입감은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몰입감도 그 상대방으로 하여금 느끼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이 몰입감은 비단 남과의 보내는 시간뿐 만 아니 자신과의 시간에서도 적용된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알 수 없는 몰입감을 가지며 수훨하게 일을 해나가는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몰입감의 경험이 있는지 생각하는 기회가 되시길 소망한다


이한이와 음아치료세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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