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방안! 부채를 쓰지 마시라
사람들은 부채를 이용한 투자 즉, 레버리지 투자를 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고보면 과거 위기 이후에 큰 투자 수익을 만든 국내 투자대가들 중에는 최저점에서 엄청난 레버리지를 사용하였다는 스토리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 투자... 호시절에는 좋은 성과를 만드는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화려한 성공을 이룬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아무도 모르게 초겨울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처럼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ㅇ 레버리지 투자 : 결국 빚이다.
얼마전 EBS에서 경제대기획 "빚"이라는 다큐가 방영되었습니다. 부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호시절에 긍정적인 효과를 이야기하면서 부채가 만드는 치명적인 역효과를 방송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방송을 보던 중, 어떤 부동산 투자자의 멘트가 왠지 마음 거슬리게 기억에 남더군요. 부채를 사용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습니다. (부동산의 경우는 세입자 보증금, 은행 대출 모두 부채이고, 레버리지 투자의 원천이 되지요)
[EBS 경제다큐, 경제대기획 "빚" , 사진참조 : EBS 경제대기획 페이지]
그런데 승승 장구할 때는 부채가 지렛대 효과를 만들며 수익률을 급격하게 높이지만, 가격 하락기에는 이 지렛대가 반대로 내 자신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만들고 말지요. 그 결과가 2008년에는 미국 금융위기로 터졌었고 불과 5~6년 전에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갭투자를 무리하게 하였던 투자자 중에 일부가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하기도 하였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상승/하락장 가릴 것 없이 항상 반복되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레버리지 투자로 실패한 케이스는 망각하고, 성공한 케이스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역사는 돌고 돌아 주식투자든 부동산투자든 모든 투자 영역에서 침체기에는 레버리지를 자제하다가 호시절이 되면 너도나도 레버리지를 최대한 사용하게 됩니다.
이 레버리지가 결국 빚이고 갚아야하는 의무가 있다는 것을 망각한 채 말입니다.
ㅇ 증권/금융시장 : 레버리지를 높게 사용하면 꼭 사고가 발생한다.
얼마전 "현명한 옵션 매도 투자자"의 저자인 제임스 코디어가 옵션 매도를 과도하게 한 결과 파산에 이르면서 고객들에게 사과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재가 되었습니다.
옵션매도도 적당한 수준에서 레버리지를 크게 하지 않는다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지만 한자리수의 낮은 수익률이라는 단점이 있고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레버리지를 최대한 높이면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현명한 옵션 매도 투자자였던 제임스 코디어도 옵션 매도하는 과정에서 적정 수준을 넘는 레버리지를 사용했을 것이고 그 결과 파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헤지펀드 파산을 사과하는 제임스 코디어, 참조 : 제임스 코디어 유튜브]
이러한 레버리지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는 해외에만 있는 현상이 아니지요. 제법 굵직한 사건들이 국내에서도 종종 발생합니다. 당장에 올해 10월 증시에서 반등을 기대하고 신용융자를 최대한 사용하여 거액을 투자한 투자자들 중에 모든 투자금을 날렸다는 이야기가 SNS상에 회자되기도 하였습니다. 수십억~수백억원에 이르는 손실액과 함께 시장에서 생존하는 못한 사례들이, 주가지수가 단 10% 하락 정도에 발생한 것입니다.
ㅇ 한국증시에서의 "깡통계좌"라는 단어, 80년대 만연했던 신용융자 결과물
우리나라에서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보았다는 것을 표현할 때 "깡통계좌"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를 과거 뉴스 검색으로 찾아보면 1988년 이전에는 보이지 않다가 1989년부터 등장하더니 1990년에 "깡통계좌"키워드를 가진 뉴스가 피크에 이릅니다.
1990년 10월 10일, 깡통계좌 일제 정리 사건이 발생하면서 80년대 후반 소팔고, 논팔고, 집팔아 너도나도 뛰어든 주식투자에 뛰어든 이들에게 큰 상처를 만들었고 그 이후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보았다라고 하면 "깡통계좌"되었다는 표현이 관용어처럼 쓰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깡통계좌가 왜 발생했을까? 그것은 바로 당시에 만연했던 신용융자 거래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신용융자를 쓰지 않고 투자하면 바보 칠푼이 취급을 받았었고 주식투자를 오래한 사람이든 처음 시작한 사람이든 모두 신용융자를 당연히 사용했습니다.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했기에 80년대 중반 화려한 트로이카 랠리 속에 주가지수 급등은 엄청난 부를 만들었습니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어떤 이는 하루 벌고 그날 저녁 술집을 아예 전세 내서 진탕하게 놀고, 다음날 되면 또 돈이 벌려있었다 말씀하시더군요. (그 때가 그분의 왕년!!!에 한가닥하시던 마지막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호시절이 끝나고 약세장이 나타나기 시작한 89년부터 시장이 지지부진하자 순식간에 증거금에 미달하는 계좌들이 속출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은 오랜 상승장이 있었기에 "몇일 더 지켜보자"는 식으로 마진콜과 강제청산을 하지 않았다보니, 증시 약세 속에 계좌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증권사 입장에서는 원금회수가 불가능한 깡통계좌들이 쌓여가다 1990년 10월 10일(1010사태)에 깡통계좌를 일제 정리하였던 것입니다.
어쩌면 이는 한국 증권 역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레버리지 투자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장에서 생존하지 못한 투자자는, 다시는 주식투자를 할 수 없었고 그 이후 찾아오는 강세장을 강건너 잔치구경하듯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레버리지 투자, 결국 빚이다. 사진참조 : pixbay]
ㅇ 불확실성이 큰 시장 : 무조건 생존하시라 그러기 위해 빚내서 투자하지 마시라.
레버리지 투자 그 성공담을 보면 멋져보이지요. 일순간에 큰 부를 만든 몇몇 투자 대가들의 성공담은 부러워 보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레버리지 투자로 성공한 이들은 열명중 한두명, 아니 백명중 한두명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90~99%의 개인투자자들은 모든 투자 원금을 날리고 주식시장을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약세장이 피크에 이를 때 강제청산/마진콜/심리 붕괴 등의 이유로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투매가 나오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가 시장의 바닥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레버리지 투자자들의 계좌를 모두 정리하고 유유히 시장은 상승하여 날라갑니다.
이 때 그 수익률을 누릴 수 있는 투자자는 레버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생존한 투자자들입니다.
2018년 12월 12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