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에 큰 변수
연말마다 등장하는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 :
매년 하반기, 특히 연말로 다가갈 수록 자주 등장하는 증시 키워드가 있습니다. "대주주 양도세"가 바로 그 것입니다. 201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낮아지면서, 그 기준이 낮아지고 확정 기준일이 되는 홀수년도 연말에는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에 따른 간헐적인 약세 흐름이 나타나곤 하였습니다. 이런 현상이 수년간 반복되다보니 이제는 하반기 스몰캡 약세론이 주요한 증시 특징으로 등장하기까지 합니다.
그렇다면, 대주주 양도세 회피 이슈 어떤 관점에서 보아야할지 오늘 증시토크에서 곰곰히 생각 해 보고자 합니다.
ㅇ 2013년 본격적으로 강화된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
현재 상장 주식은 양도세 비과세이기에 부담없이 매매할 수 있습니다만, 세법상 해당 기업의 대주주에 해당되는 투자자는 주식을 증시에서 매도하여도 양도세를 부담 해야만 합니다. 예전에는 그 기준이 워낙 큰 금액이다보니 상장사 실질적 소유주 친인척만 해당되었습니다만 2013년 하반기부터 그 기준이 낮아지면서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이 강화되었습니다.
이를 표로 간단히 만들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2년 단위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은 낮아져왔다. 지분/금액 모두 1종목 당, 금액단위 원]
뉴스나 다른 자료에서는 위의 표보다 수개월 뒤인 3월이나 4월에 양도시 부과된다고 나와있습니다. 그 자료들에 반하여 제가 위의 표처럼 "연말"을 표시한 이유는 그 해 연말을 기점으로 "대주주로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대주주로 확정된 이후 3월 이전에 매도하면 양도세가 면제되지만, 4월 이후에는 매도하면 양도세가 부과됩니다. (※ @.@ 세법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 얼핏 생각하면
"에이 대주주요건이 되어도 양도세 부과 되지 않는 시기에 빨리 팔면 되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만, 이게 막상 대상자가 되면 불편한 이슈가 됩니다. 이를 비유하여 이야기드리면 바로 이해하실 듯 하군요.
쉬운 예로 마치 부동산 종부세를 생각 해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종부세 금액자체는 부담스럽지 않지만 세무 당국이 알게 된다는 것이 불편한 분들이 많지요. 이러한 상황과 대주주 양도세 이슈가 비슷하다 보시면 됩니다.
그러다보니 특히 홀수년도 연말이 가까워 오면 새롭게 기준 대상자가 된 투자자들이 생기게 되고 이들 입장에서는 일정 부분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피하기 위하여 지분 중 일부라도 매도하는 현상이 발생됩니다.
그러하기에 짝수년도보다 신규 대상자가 늘어나는 홀수년도 말에 상대적으로 대주주 양도세 이슈가 스몰캡과 코스닥 시장에 은근한 하방압력을 가하게 됩니다.
ㅇ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도 : 양상이 바뀌어왔다.
[2년 간격으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낮아져 오며 나타난 하반기 스몰캡 부진 현상]
2013년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제법 크게 낮아지면서, 그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도 물량이 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대형주의 경우는 워낙 거래대금이 크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이 거의 없지만 스몰캡의 경우는 거래대금이 작거나 보유 금액이 생각보다 작더라도 보유 지분률 기준에 해당될 수 있기에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습니다.
그 결과 2013년도의 하반기 종합 주가지수 대비 소형업종과 코스닥의 주가지수 대비 상대 수익률은 -10%수준으로 상반기에 10%가 넘는 상대적 우위 상황이 역전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11월에서 12월 중순에 노골적으로 양도세 회피성격의 매도로 추정되는 물량들이 쏟아지면서 그 당시 증시 찌라시에 자주 대주주 양도세 이슈가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후 조금씩 양상이 바뀌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상반기에 비하여 하반기에 스몰캡과 코스닥이 약세를 보인 경향이 있긴 하였습니다만 연말에 몰아넣듯 양도세 회피 물량이 쏟아지는게 아니라 가을부터 그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더군요.
2013년에 양도세 대주주 요건이 되어 "빨리! 12월 연말에 매도해야해~~!!!"라면서 12월에 몰아서 매도한 큰손 투자자들이 여기저기서 같은시기에 매도하는 통에 양도세는 커녕 오히려 손실만 발생했던 것입니다.
그 이후부터는 연중 수익이 발생하면 매도하거나 연말 끝자락이 아닌 가을부터 미리 매도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그래도 12월에 급하게 매도하는 물량이 나오긴 하는데 오히려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12월에 스몰캡이 잠시 휘청이다가 12월 중순 이후에는 꼿꼿하게 상승하는 현상이 소형주 전반에서 관찰되어졌습니다.
ㅇ 오히려 스몰캡 1월 또는 상반기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양도세 대주주 회피 물량
주식시장에 대하여 현대 투자론에서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장이라 하지만, 주식시장은 여러가지 투자자들의 상황에 의해 비합리적인 주가가 만들어집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회피하기 위한 매도인 것이지요. 이 매도는 합리적인 주가 판단이 아닌 양도세 대주주 기준에서 회피하겠다는 주식시장 외적 요인에 의한 것이기에 기업가치를 상관 무시하고 아무 이유없이 주가가 급락하는 종목들이 만들어 집니다.
심지어 저평가 된 종목들에게서도 말입니다. 그 저평가 된 종목은 양도세 회피 물량으로 인해 극저평가 영역에 들어가게 되는데, 새해 초 양도세 회피를 위해 매도했던 주주들이 다시 사들이면서 주가가 반등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일까요? 은근히 스몰캡에서 1월 효과 또는 상반기에 지수보다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올해도 일정부분 하반기 그리고 12월에 양도세 대주주 기준 회피 물량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물론 2013년에 비하여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이는 새해 2019년에도 스몰캡과 코스닥에 1월 혹은 새해 효과를 만드는 중요한 변수가 되어줄 것입니다.
(※ 그러고보니... 2019년 연말 기준으로하여 대주주 기준이 10억원으로 또 낮아지는군요.)
2018년 12월 13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