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준 파월 의장의 한발 물러선 완화적 발언과 중국의 지준율 인하 소식은 월요일 아침 한국증시에 훈훈한 기운을 오랜만에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옷깃을 파고드는 추위가 느껴지는듯 온기가 충분치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왠지 모를 부담이 머리 위에 아직도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렇다면 언제 즈음 한국증시에서 우리는 따뜻한 온기를 확인할 수 있을지 오늘 증시토크에서 생각 해 보고자 합니다. (※ 글의 중요한 결론은... 말미에 나올 수 있습니다.)
ㅇ 큰 짐을 잠시 내려놓은 것은 맞긴 하지만...
지난주 금요일 증시토크 "미국 금리인상 확률 제로! 오히려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다."에서 언급드린바처럼 지난 주 ISM제조업PMI 부진 발표 이후 시장은 올해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금요일 파월 의장은 시장의 분위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전미경제학회 연례 총회에서 "통화 정책 정상화에 있어 융통성"을 가진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매우 강한 매파의 모습에서 발톱을 숨기고 비둘기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필자는 마음속으로는 1월 말 FOMC회의 전후로 완화적 표현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금요일 증시토크를 적은 그날 밤사이 파월 의장의 발언이 바로 나와 살짝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시장은 이에 대해 환영이라도 하듯 미국증시와 유럽증시가 급등하였고, 한국과 아시아권 증시도 월요일 반등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머리위에 큰 짐을 하나 내려놓겠구나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한편으로는 찬기운이 흐르는 듯 합니다. 마치 옛날 집에 아궁이에 불을 때더라도 웃풍 때문에 춥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ㅇ 추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찬기운은 공존
주식시장 등 다양한 투자 대상에서 추세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투자 기준이 되곤 합니다. 물론 저와 같은 가치투자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있는 종목이나 시장을 반갑게 생각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기관,외국인, 개인 등등)은 추세가 확실히 상승추세로 돌아섰을 때 매수 또는 숏포지션 청산을 고려합니다.
그러다보니 추세가 확실히 돌아서기 전까지는 증시가 올라가려하면 악성매물이 증시를 억누르는 상황이 반복되게 되지요. 필자는 이를 "원귀 매물"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높은 가격에 매수했던 물량들이 증시 반등을 기회로 매물을 던져 주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 마치 무서운 귀신처럼 느껴지곤 하기 때문입니다.
호재가 가득하더라도 추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원귀매물과 긍정론자의 매수세가 충돌하면서 시장이 혼조 양상을 보이기에 호소식에 반등을 하더라도 어디선가 매물이 등장하여 시장을 억누르게 됩니다. 이 느낌을 표현하자면 옛날 연탄 때던 시절 이불 밑이 따뜻하여 땀을 흘리다 더워서 일어서면 웃풍에 놀라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가지수 중기 추세 추이, 중요 하락추세를 넘어주어야하는데...]
대략적으로 주가지수 2100p는 넘어주어야 작은 고비를 넘겨 살짝 미지근한 느낌이 주식시장에서 실감나기 시작할 것이고, 지난 10월 초 상승추세 전환 실패 지점에서 만들어진 하락추세를 넘어서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살아나면서 온기가 확실히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가지수의 추세가 단계적으로 넘어설 때마다 가장 먼저 반응하는 투자자는 바로 공매도 투자자들입니다. 주가지수가 하락추세에서 상승추세로 돌아서게 되면 이론적인 손실률이 무제한인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숏커버링과 함께 급하게 공매도한 물량을 되사들이게 됩니다. 이 때 대부분의 공매도 대상이 대형주들이기에 중요 추세선을 넘어설 때마다 숏커버와 함께 대형주가 마치 잡주처럼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 흐름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적어도 주가지수가 2050~2100p을 넘어서야 숏커버에 의한 대형주와 주가지수의 강세가 보여질듯 합니다.
ㅇ 시간은 걸리더라도 증시 저평가는 추세선을 넘는 힘이 될 것
주식시장이 추세를 돌리고 순차적으로 상승추세의 중요목을 넘어서야지만 주식시장은 온기가 느껴지고 그 따뜻함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투자심리는 냉골바닥처럼 차디 차기에 감히 "주식 매수"를 말하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지난 주말 친구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그곳 피로연장에서 만난 친구들이 "지금 주식 사야할 때인가?"라고 묻더군요. 그 친구들의 투자심리를 대략적으로 알기에 확실한 대답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기다려보면 지금이 바닥권이라는 것을 확인하겠지만 시간이 걸리겠지?" 이런 두리뭉실한 대답에 친구들이 조금 답답 해 하더군요.
그말을 하고 난후, "아... 나도 투자심리가 많이 위축되었나 보구나. 두리뭉실하게 이야기를 하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도그럴 것이 한쪽에서는 국가 경제 위기에 관한 이야기도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요즘 제가 모임 자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증시는 좋아 질 것이야"라는 운을 떼면 테이블 한쪽에서는 국가 부도의 날이 또 올것이라는 위기감을 사람들은 강하게 피력합니다.
"어찌!!! 국가 경제가 어려운데 증시가 좋을 수 있나!!!"
[같은 날,같은 상황을 두고 극단적으로 다른 경제 관점, 자료참조 : 다음뉴스검색 "스키장 인파"]
경제 상황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데 혹은 서서히 돌아설 준비를 하는데도 안좋은 것만 보고 있는 그런 상황이 언제있었나 곰곰히 생각 해보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2008년 말과 2003~2004년에 이러한 상황을 필자는 모임자리에서 목도하였습니다. 지금이나 그 때 모두 한국증시는 IMF, 국가부도의 날이 정점을 지난 후처럼 극단적으로 저평가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저평가 국면은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하나씩 하나씩 앞서 언급드린 추세선들을 위로 위로 폴짝 폴짝 뛰어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2019년 1월 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