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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fund이성수 Feb 19. 2019

아이 세뱃돈 대신 주식을? 바로 실천하시라

lovefund(財talk)BEST 128회

벌써 설 연휴도 보름여 지나갔습니다만, 매해 설즈음이 되면 뉴스에는 설세뱃돈 대신  아이들에게 줄만한 주식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자주 등장합니다. 고개가 끄덕거려지기도 하지만, 푼돈으로 주식을 줘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기도  하고 "황금을 보기를 돌 같이하라"는 명언을 왜곡하여 "애는 돈을 알면 안된다"면서 세뱃돈 자체를 부모님이 강탈(?)해가는 마당에 주식으로  세뱃돈을 해준다는 것은 먼나라 이야기처럼 들린 뿐이지요.

하지만, 아이에게 주식으로 세뱃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선물을 주는 것은 아이의  평생 재테크에 큰 교훈을 만들어 줍니다.

(본 글은  2016년 2월 4일에 작성되었으며, 2019년 2월  19일 재편집한  글입니다.)  



ㅇ 친구 애기 돌반지 대신, 주식을 선물한  필자... 


14여년전인 2005년 이 즈음, 절친한 친구 아들 돌잔치가  있었습니다.

돈봉투로 그냥 내고 말까? 아니면 돌반지를 선물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필자는 친구  애기에게 당시 출시된지 몇해 안된 KODEX200 ETF를 선물 해 주었습니다. 


제수씨에게 "주식계좌 만드시고 계좌 번호 알려주세요" 

처음에 제수씨가 당황 해 하시더군요. 그래도 필자의 부탁인지라 바로 계좌를 만들어  KODEX200 ETF를 소액이지만 돌반지 선물대신 주식으로 선물을 했습니다. 

"이 주식 돌잔치에 쓴다고 바로 팔지 마시고, 몇년 묵혀두십시요"라고 당부를 하면서  말이죠. 

다행히 바로 팔지 않고 친구와 제수씨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다보니 계좌에 있는 주식의  존재를 잊고 지내다가, 한두해 뒤 매도를 했는데 당시 가격보다 2배 이상 올라서 본인들도 깜짝 놀랐다고 하더군요.  



ㅇ 어짜피 사라질 세뱃돈, 주식을 사는건  어떨까?


집집마다 세뱃돈의 규모는 틀리지만, 확실한건 아이들에게는 월간 최고 수입을 거두는  날이 바로 설날입니다.

아이가 어린애기 때에는 천원짜리 한장만 줘도 뭔지도 모르고 입으로 쪽쪽 빨며  좋아하지만, 5살이 넘어가면 돈이 가지는 의미를 알고 셈을 하는 영특(?)한 아이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 즈음 친척들이 주는 세뱃돈의 규모도 점점 커지면서, 만원은 어느 순간 작은 돈으로  취급되고 5만원, 10만원을 훌쩍 넘어가기도 하지요.  


그 돈들을 모두 모으면 적게는 10여만원에서 많은 집은 100만원도 이를 정도입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수백,수천만원을 벌은듯한 효용을 느끼는 규모입니다. 

세뱃돈을 아이가 가지고 있으면 순식간에 나름 유흥비나 허투루 소비하여 모두 탕진할게  뻔하기에 부모님 입장에서는 세뱃돈에 많은 부분을 "엄마가 잘 보관했다 줄께"라는 명목 빼앗아간뒤 그 돈의 행방 자체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엄마! 내 세뱃돈 어디있어요?"

"엄마아빠가 너를 기르는데 다썼다!!!" 


어짜피 애가 쓰나 집에 부모님이 맡으나 어디론가 사라지는 세뱃돈 그 돈을 증권계좌에서  인덱스펀드나 주가지수ETF 혹은 아이가 투자할 기업을 선택하여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어떨까요?  



ㅇ 단순히 주가지수에만  투자해도... 


앞서서 언급드렸던 필자의 친구네가 2005년부터 설날에 아이 세뱃돈을 매번 주가지수  인덱스펀드에 투자한다고 가상의 상황을 가정 해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선 그 친구는 주식투자 자체를 아예 하지  않습니다.) 

계산상 편의를 위하여 매년 세뱃돈이 10만원 정도라고 가정을 하고 이 돈을 매해  아이가 태어난 해인 2004년부터 연말에 주가지수에 매해 세뱃돈 10만원을 매수한다고 가정 해 보겠습니다. 



[세뱃돈으로 주가지수에 투자한 경우와 예금을 한경우에 누적 금액 추이]  


2015년 말까지 누적된 세뱃돈 원금은 10만원씩 12년간 120만원입니다. 작은돈이지만 12년을  모으니 그런데로 원금자체만으로도 목돈이 되었군요. 


이 돈을 주가지수에 투자한 경우 총액은 149만여원, 은행에 예금 또는 적금한 경우는 143만원의  평가금액을 2015년 말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가지수에 투자한 경우가 몇만원 정도 더 이익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오십보 백보 차이가 아니겠느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초기에 미약한 금액부터 시작하였기에  만약 수익률이 높았어도 평가금액의 차이는 크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복리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2004년에 태어난 필자의 아이가 만20세가 되는 2024말일까지 매년 10만원씩을 계속 적립했다고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이 때, 주가지수의 연상승률은 장기평균 5%정도로 보수적으로 잡아보았으며 은행이자는  2%로 가정하였습니다.(한국의 주가지수 장기 연평균수익률은 5~12% 수준입니다.)  


[세뱃돈을 20년간 모은 효과는 시간이 흘러갈 수록 커진다] 


주가지수에 투자한 경우 총원금 210만원은 주가지수에 투자하였을 때 총평가금액은 341만원으로  불어났고, 은행에 묵혔을 때는 262만원정도를 기록하면서 그 격차가 수년만에 몇만원 차이에서 수십만원 차이로 커지게 됩니다.

매년 10만원씩 모아갔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위의 주가지수 수익률에서 한가지가 빠져있습니다. 그 것은 바로  배당금!이지요.

매년 1,5%정도 기대되는 배당수익률까지 더한다면 주가지수에 투자한 수익곡선은 더 크게 불어나  360만원까지 자산이 불어나게 됩니다.  



ㅇ 아이에게 세뱃돈의 전권을 주시라!


어릴 때부터 투자를 한 아이들은 돈에 대한 감각이 남다르다는 것을 여러분들도 익히 잘 아실  것입니다.

"우리애는 돈을 잘 몰라"라며 하나하나 돈 관리를 깊숙히 관여한다면 그 아이는 40살이 되어도 돈에  대해서는 "아이"일 뿐입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투자를 알고 적어도 돈을 직접 관리 해본 아이는 돈의 속성을 잘 알게  됩니다. 

세뱃돈이라도 아이가 스스로 관리해보고 투자를 해 보았을 때, 어떻게 투자하면 투자가 위험하게 되는지를  실제 몸으로 깨닫게 되고, 복리의 효과가 단순히 계산기에서 뚝딱거려 나오는 숫자가 아님을 머리와 가슴 그리고 몸으로 익히게 됩니다.   


그런의미에서 아이에게 주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에게 요즘 유행하는 브랜드를 물어본다는 가치투자의 대가 피터린치의 후일담은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요. 그 만큼 아이들은 유행에 민감하기에 수요의 추이에 따른 매출 흐름을 재무제표가 나오기 전부터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투자할 종목을 직접 선택하라하고, 부모님은 의견을 듣고 최근 아이들이 많이 사는 물건을  만드는 회사가 어디인지 주식매매는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정도로만하시고 아이에게 투자의 전권을 맡겨보십시요. (단, 이러한 판단을 위해선 어느정도  애들 나이가 있어야겠지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투자한 그 회사의 주주총회 우편물이 왔을 때, 함께 참석하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자본주의의 꽃인 주식이 어떻게 권리를 행사하고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는지 직접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기에 주주총회 우편물의 내용을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것도 아이의 금융시장 이해에 대한 눈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최소한 세뱃돈만이라도 아이가 마음대로 굴리고 운용해야 돈과 투자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ㅇ 금융 미개인이 아닌, 금융 지혜가 가득한 아이가 성인으로 자라길  바라며..


[아이들의 세뱃돈, 이제는 전권을 아이들에게 : 사진참조 : pixabay]


이상하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애들이 투자를 공부하거나, 돈에 대해 지식을 좀 있으면 "애가 돈만  밝힌다"면서 혼내기도 하고, 터부시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은 애들한테 용돈을 친한사람이 줄 때도 그대로 드러나지요.

"아이고 애 버릇 나빠집니다." 


많은 이들이 재테크를 공부할 때, 미국이나 유태인 사례를 많이 접하고 무릎을 탁치며 "바로  이거야!"라고 하는 것 중에 어려서부터 돈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지요.

기껏해야 "지금 미국의 부자들은 어릴 때 아르바이트를 했다!"라고 숙연한 분위기에서 공자님처럼 마음의  공명도 없이 책에 일부 구절을 읆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이 애들에게 실감이나 갈까요? 실제 해보지도 못하게 하면서  말입니다.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해 접하지도 않고 자라면 커서도 금융 미개인, 무지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희한한건 애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돈관리"를 못한다고 다 큰 애들을 타박합니다. 어릴 때부터 접해봐어야알지, 문제집만 끼고 살던 애들이 돈에  대해서 어찌 알겠습니까?

재테크란 교과서에서 단순하게 투자 공식으로만 몇페이지 보는게 전부일텐데 말입니다. 

어릴 때부터 돈을 스스로 계산하여 투자하고 사용할 수 있게 권한을 주십시요. 그래야 그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금융 지혜가 쌓인 돈을 제대로 아는 젊은이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작은 시작 세뱃돈부터 투자를 하게 하십시요. 


2019년 2월 19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본 글은  2016년 2월 4일에 작성되었으며, 2019년 2월  19일 재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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