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칼럼에서 코스닥 지수에 대한 커멘트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지난달 말 언급드린바처럼 코스닥 시장 자체가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강성주주들의 영향으로 버블자체를 언급하게 하지 못하는 압박이 있었다보니, 이에 대해 버블을 말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오랜기간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간간히 코스닥과 제약 버블을 언급하였을 때 쏟아졌던 비난과 악플은 도를 지나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랜 꿈 속에 있던 개인투자자분들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기에 조금 강하게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조금 더 빨리 버블의 꿈에서 깨어나라"고 말입니다.
ㅇ 코스닥 시장, 아직도 가격버블을 넘어 심리적 버블 영역에...
필자가 종종 증시가 저평가 되었다고 설명드릴 때, 그 기준은 코스피 종합주가지수 기준으로 말씀드리지만 코스닥 기준으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이마 4년 전부터 역사적 버블 영역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고의 버블 영역은 1999년 연말 IT버블 당시입니다만...)
[코스닥지수는 2015년 이후 계속 부담스러운 밸류에이션 영역에 있었다]
2015년 코스닥과 스몰캡 종목군들이 레벨업 할 때, 제약과 헬스케어 업종군이 시가총액 상위권에 대규모로 늘어난 코스닥지수는 특히,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들의 상승 속에 버블은 점점 더 심화되어갔습니다.
이렇게 가격 버블 단계에 들어간 코스닥지수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 지배하는 가운데 수년간에 걸친 제약주들의 화려한 랠리가 지속되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종교화 되는 "심리적 버블"현상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현상은 1999년 IT버블 당시와 매우 유사하였습니다. IT버블 당시 닷컴기업들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신앙심은 대단하였습니다. 주식투자 초기 필자 또한 그 버블의 한가운데서 강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 광신도였기에 그 심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버블을 경고하거나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이들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시기가 바로 이 심리적 버블단계입니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의 가격버블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심리적 버블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심리적 버블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 상승이 지속되어야하는데 지난 1년 반이 넘는 기간 오히려 큰폭의 가격하락이 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제약, 바이오 종목들의 실망스러운 소식들은 투자자들의 일장춘몽에서 하나둘 깨어나게 하고 있습니다.
[버블의 붕괴 과정, 가격 버블이 붕괴되면 심리적 버블이 붕괴되고 패닉에 빠진다.]
ㅇ 오히려 늘어난 코스닥 신용융자 : 꿈에서 깨어야 생존한다.
하지만 현재 코스닥 시장의 수급을 분석하다보면, 아직도 꿈속에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통계가 바로 신용잔고 추이입니다.
보통 신용잔고는 시장의 등락에 동행하고 시장 강세가 강하게 발생할 때 직전 신용 최고치에 육박하게 됩니다. 반대로 약세장이 지속되면 완만하게 감소추세가 이어지게 되지요.
이런 모습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지난 1년여 사이에 관찰되었습니다. 시장이 1년 넘게 지지부진한 작년 10월 크게 신용잔고가 줄어든 이후 완만하게 신용융자 규모는 감소추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은 지난 봄 이후 의외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개인이 코스닥에서 무리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코스닥 올해들어 과하게 신용융자가 증가하였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코스닥지수는 작년 늦가을 급락장이 있기 직전에 비해 현재 18%가까이 하락한 상황인데 반하여 신용융자 규모는 작년 9월말 10월 초 수준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난 봄사이 신용융자 급증 과정에서 개인투자자가 무리한 베팅을 한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더군요.
이렇게 높은 수준의 코스닥 신용융자는 현재 코스닥에 투자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분들이 버블의 단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코스닥의 대장주들인 제약, 바이오, 헬스케어 종목군에 실망스러운 소식이 연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며 가격 버블 붕괴가 지속되는 가운데 어느 순감 심리적 버블이 일순간에 찾아올 수 있습니다. 버블 단꿈을 꾸던 투자자들이 일시에 꿈에서 깨는 순간일 것입니다.
ㅇ 코스닥 시장 시총 상위권 버블이 사라져야 바닥, 오히려 기저에...
코스닥시장이 안정을 잡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하거나 가격 조정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버블이 심하게 낀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들에게서 과한 버블이 사라져야만 안정적인 코스닥 시장 전체적인 바닥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이 꿈 속의 실적이 아닌 실제 실적으로 펀더멘털을 만들어 현재의 밸류에이션 레벨의 명분을 만들어주어야할터인데 그러기에는 긴 시간을 필요로할 것입니다. 혹은 최근 제약 업종에 연이어지는 연속적자, 분식회계논란, 임상실험실패 등처럼 실망스러운 이슈들은 주가하락을 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버블을 심리적으로만 떠받치기에는, 이미 버블의 꿈에서 투자자들이 하나 둘 깨어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지수는 다시 전고점을 뚫는데 매우 긴 시간이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마치 2000년 IT버블 붕괴 이후 아직도 그 시절 최고점 근처에도 가지 못한 현재 코스닥지수처럼 말입니다.
종교화 된 버블은 이렇듯 투자자들에게 오랜 부담을 안길 뿐입니다.
오히려... 코스닥 시장에 투자한다면 이제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이 아닌 깊은 심연에 관심받지 못한 코스닥 종목들을 찾는 것이 수익률을 만들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마치 2000년 IT버블 붕괴 후인 2000년 초반에 코스닥 시장에 참 좋은 종목이지만 억울하게 저평가 된 종목들이 나중에 큰 수익률을 안겨주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2019년 7월 4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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