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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fund이성수 Jul 03. 2019

개인투자자에게오는 샘코관련 수상한문자:심리적페이크

5월 말 어느날부터인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샘코]관련한 이상한 문자가 거의 매일 날라오고 있습니다. 엄청난 재료가 있다면서  빨리 사야한다는 스팸문자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분들은 바로 삭제하거나 스팸처리를 하시겠습니다만, 이 문자에 혹하여 투자 판단을 내리는 분들도 계시는  듯 합니다.

조금 파고들어가보면  이러한 수상한 문자는 샘코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주가 급등으로 세간에  화재가 되는 종목들도 종종종 언급됩니다.

그런데 이 문자들은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페이크입니다.  매우... 지능적으로 말입니다.  



ㅇ 샘코관련 광고문자 : 지겹다! 그런데 혹하고 넘어가는  개인 


지난 5월 말부터 샘코관련 문자메시지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송되고 있습니다.  필자 또한 매일 메시지가 날라오는데 스팸문자이기에 바로 삭제를 해버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지인들과 대화 중 이 샘코 이야기가 나오고 문자  메시지를 꺼내어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매일 개인투자자에게 쏟아지고 있는 샘코관련 문자]  


주식에 관심없는 사람도 혹할 정도로 메시지가 자극적이더군요. 이미 10배 가까이 오른 종목이 몇배 더  올라간다고 적혀있으니 처음에는 관심없던 사람도 차트 한번 정도보게 되고 계속 보게되면 마음이 움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특히 이 문자메시지가 집중되던 시기가 6월 중순이었는데 그 시기는 샘코의 주가가 3만원대 중반에서  상투를 만들 때였습니다. 왠지 불순한 의도도 보이기도 하고, 마케팅 기술도  보이는 등 샘코관련 수상한 문자 메시지는 복합적인 해석을 하게 만들더군요.  



ㅇ 해석1. 오르면 내덕, 아니면 말랑께롱 : 교모한 페이크 


예전에 해외에서 이런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팩스로 전송된 그 스팸 광고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고  합니다. 투자정보지라고 소개한 그 스팸팩스에는, 내일부터 증시가 상승하니 자신을 믿으라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처음 그 스팸팩스를 받은 사람은  당연히 내용만 보고 찢어버렸겠지요. 

그런데 그 다음날 또 스팸팩스가 날라왔습니다. 

"거 봐라! 예언한 대로 오늘 증시가 올랐다. 내일도 오를 것이니 나를 믿어라"


어? 스팸팩스를 받은 사람은 왠지 호기심이 갑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스팸팩스가 언급한데로 다음날  증시가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투자정보지 팩스가 도착하였고 그 팩스 내용대로 다음날 증시는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나흘정도  지나니 그 투자 정보지에 대한 확신이 서고 그는 그 투자정보업체에 거액을 맞기게 됩니다. 


이 내용 얼핏보면 문제가 없어보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 팩스가 통계를 악용한 의도적인 결과라는 것을 아신다면 여러분은 쇼킹하실  것입니다. 

투자 정보업자는 1만 건의 팩스를  무작위로 보냅니다. 절반은 "주가상승", 절반은 "주가하락"한다고 말이죠. 그러면 절반은 맞았을 것이고 절반은 틀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상이 맞은 쪽 5000곳을  또 다시 반반 나누어 절반은 주가 상승, 절반은 주가하락한다고 팩스를 보냅니다. 당연히 그 중 절반은 맞았을 것이고 절반을  틀렸겠지요?

다음날에는 그 절반인 2500곳에 팩스를 똑같은 방식으로 보냅니다. 이렇게 총4번을 반복하면 625곳에 보낸  팩스는 4번 연속 증시를 맞춘 쪽집게 투자정보지로 인식되게 됩니다. 


[투자스팸 정보를 무작위로 보내더라도 특정그룹에게는 쪽집게 도사처럼 보이게된다]  


여러분 살짝 소름돋지 않으신가요? 저는 주식투자 공부하던 초창기에 이 사건사례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너무도 지능적이었으니 말입니다.

만약에 저 스팸팩스가 스팸메시지라 생각하시고 100만명에게 무작위로 보내졌다면 4번 연속  정확한(?)투자 정보를 받은 이들의 수는 6만2500명에 이르게 됩니다.  그들중 다수는 그 메시지가 쪽집게처럼 느껴지기에 마지막 5번째 문자에서 여러분에게 어떤 강력한 투자 제안을 한다면 "혹!"하고 넘어갈  것입니다. 


왜? 이미 4번이나 쪽집게처럼 맞춘 것을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지요. 무릎팍도사보다도 더 정확하니  이보다 더 확실한 투자 정보가 없다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93.75%의 비율은 틀린 정보를 받고 이미 스팸팩스를 휴지통으로 버렸을 것입니다. 

결국 스팸정보업자가 보낸 스팸  중 6.25%의 비율은 속임수에 넘어갈 희생양이 되고 맙니다. 순진한 이들은 그들이 쪽집게라 계속 믿으면서  말입니다.  

그야말로 "오르면 내덕, 아니면 말랑께롱~"의 상황을 확률과 통계를  적용하여 지능적으로 이용한 것입니다.

  


ㅇ 해석2. 폭등한 주식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에 마케팅  포인트

 

주가가 폭등한 종목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회자됩니다. 자연스럽게 검색창에서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서 해당 종목을 입력하게 되지요. 이렇게 키워드가 급부상하게 되면 특정 목적을 가진 이들은 키워드가 급부상하는 종목을 선별하여 광고를 하게  됩니다. 

이런 분위기에 요즘은 인공지능 뉴스들도 핫한 종목들을 찾아 뉴스를 자동으로 생성하니 순식간에  해당종목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밖에 없습니다. 


급등하는 종목명을 태그로 달아 뉴스나 홍보를 쏟아내면 워낙 많은 사람들이 그 종목을 검색하고 있기에 소위  "낚이는"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최근 샘코 관련 스팸문자가 매일 같이 쏟아지는 원리도 이와같다할 수 있겠습니다. 그 이전에는 다른 급등주가 해당 종목의 키워드에 들어가서 투자정보인 척하며  스팸문자가 뿌려졌습니다.  



ㅇ 해석3. 악의적 의도? 


샘코 스팸문자가 집중된 시기는 주가가 이미 10배가까이 급등한 이후입니다. 그래서 문자를  보면서도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야... 이거 뒷설거지 희생양 찾는거 아니야?" 


문자에 적힌 종목의 주가 급등만  보고 앞뒤 안보고 매수하는 개인투자자가 분명있을 것입니다. 다만 예전처럼 많은 수는 아닐 것이라 예상 해 봅니다. 핸드폰이 보급되던  초기라 할 수 있는 옛날 2000년대 초중반 같았다면  개인투자자 중 태반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뛰어들었을 거입니다.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여 많은 분들이 상처입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 2000년대 초중반 실제  스팸문자 주식작전 사건 사례도 있습니다만, 칼럼을 쓰는  시간 관계상 기사를 찾아보지는 못했습니다.) 


6월 중순 샘코 문자가 발송된  시간과 주가 움직임을 보니 개인투자자가 묻지마식으로 뛰어들지는 않던 것  같더군요. 그나마 투자문화가 발전하면서 다행스러운 현상이라 마음  놓았습니다만 그래도 일부 개인투자자는 잘못된매매를 결정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매매는 악의적 의도를 가진 이들의 매물을 받아주는 매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ㅇ 냉정한 개인투자자의 판단이 필요. 

[뒷설거지은 정말 귀찮고 기분 나쁘지요.  사진참조 : pixabay] 


개인투자자에게 스팸메시지는 문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날라오고 투자 판단을 흐리게 할 것입니다.  시대가 발전할 수록 새로운 형태로 개인투자자를 현혹하고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그런 스팸문자에 속아넘어가지 않도록 냉정한 판단을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과거에 비해 개인투자자의 투자 문화가 발전하여 허무하게 속아넘어가는 분들의 비율이 크게  줄어들었으리라 짐작합니다만 혹시나 마음이 흔들릴 경우 저의 오늘 글을  생각하시면서 이 것 하나만 생각 해 보시기 바랍니다. 


"스팸문자에 OOOO종목 벌써 몇배  올랐는데... 여기서 뒷설거지하라는거 아니야?"

여러분 설거지 귀찮으시지요? 저도 집에서 뒷설거지하기 귀찮습니다. 


2019년 7월 3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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