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잔고 통계는 매일 금융투자 협회 통계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이 신용융자 잔고는 시장 상황과 투자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증가/감소하게 되지요. 그리고 이 신용융자 잔고는 여타 주식관련 대출자금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에 단순히 신용융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레버리지 추이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어줍니다.
그런데, 신용융자 중 코스닥 시장에서의 신용융자 잔고추이를 보다보면 큰 고름이 곧 터지려한다는 것을 한눈에 직시할 수 있습니다.
ㅇ 코스닥 지수는 작년 가을 수준부근인데 코스닥 신용융자는 고공권(?)
신용융자 잔고는 강세장일 때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반대로 하락장일 때는 감소하게 됩니다. 군중심리에 의해 더 큰 수익률을 바라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투자를 위해 신용융자를 강세장에서 사용하지만 약세장으로 전환되면 마진콜(강제청산)과 하락에 따른 막대한 손실로 인해 신용융자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주가지수 추이에 따라 신용융자 증감은 거의 비슷하게 움직이는데 마치 개인투자자의 심리를 반영하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최근 무거운 시장 분위기로 인해 코스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작년 가을 수준까지 하락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주가지수가 하락하여 직전 저점부근까지 내려오게되면 신용융자도 자연스럽게 감소하여 직전 저점 시기의 신용융자 레벨까지 낮아지게 됩니다.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는 작년 가을 대비 오히려 증가하였다]
[원데이타 : 금융투자협회 / KRX]
코스피(유가증권 시장)의 신용융자는 종합주가지수가 아직 작년 저점을 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용융자 규모는 작년 늦가을 수준을 하회하였습니다. 작년 늦가을에 비해 레버리지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셈입니다. 하지만 이에 반하여 코스닥 시장의 경우는 코스닥지수가 작년 저점부근까지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 규모는 작년 늦가을대비 대략 1조원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물론 최근 조정장 분위기 속에 코스닥 신용융자가 감소하였기는 합니다만 그 감소폭이 충분치 않은 것입니다.
ㅇ 왜 유독 코스닥에서는 신용융자가 증가했는가?
올해 2019년 들어서면 +7600억원 증가한 코스닥 신용융자는 올해 -2672억원 감소한 코스피 유가증권 시장에 비하면 과도한 증가세라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코스닥 시장이 급등하였다면 지금 신용융자 증가부분이 설명되겠습니다만, 코스닥지수는 올해 마이너스 전환되어있고 반대로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1%대 플러스권에 있습니다.
신용융자 증감과 지수 추이가 엇박자처럼 보입니다.
굳이 명분을 찾자면 올해 초 4월까지 코스닥지수가 두자리수 상승이 있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 시기 올해 4월 말까지 코스닥지수가 11%수준의 상승세를 만드는 동안 코스닥 시장에서의 신용융자는 1조2천억원 증가하였습니다. 그에 반하여 코스피 시장에서는 78억원만 신용융자가 증가했을 뿐입니다.
코스닥 시장이 조금 달구워지면서 개별종목 단위에서 급등종목들이 등장하다보니 한방에 큰 수익을 내기 위한 레버리지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코스닥 시장의 과한 신용융자 증가세]
그런데 이 분위기가 조금은 의아하였습니다. 과거처럼 코스닥지수가 단숨에 20%이상 상승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코스닥의 광풍이 피크에 이르던 2017년 연말 9월말에서 12월말 사이 3개월만에 코스닥 지수는 40%상승하였습니다. 그 시기 코스닥 시장에서의 신용융자는 1조2천억원가까이 증가하였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4월까지 1조2천억원가까이 증가한 신용융자는 과한 수준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큰 이유가 있을터인데 필자의 뇌피셜(짐작)으로는 혹시나 전업투자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닌가 추정 해 봅니다. 작년부터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그리고 SNS 등에서 전업투자를 너무도 쉽게 언급하는 문화가 형성되었고 이 흐름 속에 최근 유명서점에는 전업투자를 자극하는 책이 투자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습니다.
저는 "혹시 이런 투자문화가 실제 한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 등골에 식은땀이 흐르는 싸늘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전업투자자들이 생계비를 투자수익으로 만들기 위해 신용융자를 과하게 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ㅇ 코스닥 진바닥 : 코스닥에서만 신용융자가 7천억원 이상 줄어야한다.
앞서 언급드린바처럼 올해들어 최근까지 코스닥 신용융자 증가분은 +7600억원입니다. 코스닥 시장은 이미 올해 초 지수를 하회한 상황입니다.
코스닥 시장 매매에 90%이상을 차지하는 절대적인 존재인 개인투자자. 코스닥 시장이 안정되어야 개인투자자의 투자 성과도 높아질 것입니다만, 현재로서는 신용융자가 충분히 줄어들어야만 코스닥이 진바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봄 사이에 증가한 신용융자들이 서서히 만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고 종목 단위로는 마진콜 이상 주가가 하락하였기에 어느날 갑자기 악성매물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 레벨에 맞는 올해 초 수준까지 코스닥 신용융자가 감소되어야만 악성매물 부담에서 마음을 놓을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코스닥 신용융자발 악성매물이 시장에 간간히 쏟아지면서 발목을 잡을 듯 합니다.
신용융자만이 문제가 아니지요. 비슷한 속도로 증가했을 주식관련 대출들에서도 강제청산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양날의 칼인 레버리지 투자... 필자는 독자님들께 사용하지 마시라고 강조드리고 있습니다만... 저의 칼럼을 보시는 조회수는 전체 주식투자자 인구에 1%도 안되는 듯 합니다...
2019년 7월 17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