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에서 프로모션을 걸고 열심히 판매한 DLS와 DLF에서 큰 사고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1조원이 판매되고 투자자 최고 손실이 95%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 이 처럼 증권(파생) 연계 금융상품들이 1년에 한번씩은 꼭 큰 사고를 치고 맙니다. 2010년대 초반에는 개별주식 ELS에서 사고가 많이 터져 지수형ELS나 기타 상품 및 환율등을 기초로한 DLS가 늘어나긴 하였지만 구조적인 약점은 프로모션 마케팅과 함께 투자자에게 매우 심각한 상처를 입히고 말았습니다.
제2의 KIKO사태로 불리는 DLS,DLF 파문을 보며, 개인투자자가 당하지 않기 위한 지식들을 남겨봅니다.
ㅇ 증권(파생)연계 금융상품들 : 종류도 헷갈린다.
간혹 옛날이 좋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금융상품 용어가 심플하고 몇개 없었기 때문이지요.
증권(파생)연계 금융상품들의 경우 2010년대 이전만 해도 ELS(Equity Linked Securities,주가 연계증권)만 알면 되었습니다.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의 주가에 연계하여 일정 범위 내에서 정해진 약정 수익을 제공하는 ELS.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수익을 만들어주고 판매사에는 수익을 제공하였다보니 점점 시장규모가 커졌습니다.
그런데 ELS를 펀드형태로 해서 더 많이 판매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ELS 뒤에 S대신 F(Fund)로 바꾸어 ELF(주가 연계펀드)가 만들어집니다.
주가지수나 개별주식 주가로만 상품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더 다양한 관점에서 상품가격이나 외환,금리 등을 활용하여 연계증권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바로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이고 이를 펀드형태로 만든 것이 DLF입니다.
헉헉헉.. 끝도 없군요. 그외 에 ELD나 ELT 등도 있지만.. 패스...
ㅇ 이렇게 복잡한 금융상품을 안전자산만 추구하는 고령층에게 열심히 판매하다.
앞서서 증권(파생)연계 금융상품들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플 정도입니다. 하물며 금융지식이 없는 분들에게는 이해조차 안되는 금융상품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특정은행에서 저의 가족(어른)에게 열심히 문자를 보내더군요. 문자를 보니 DLS나 DLF 관련 프로모션이었습니다. 그분이 워낙 보수적이고 100%안전자산만 추구하는 분이시기에 그 문자에 관심을 주지 않았습니다만 어느날 예금만기가 되어 은행에 들렀다가 당혹스러운 상황에 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계속 DLS인지 ELS를 가입하라 하는데 안전하데... 왠일로 지금 은행 시원한 방에 들어왔어"
그 상황을 전화로 들은 저는 그 분께 조금 쎄게 말씀드렸습니다.
"물한잔도 마시지 마시고! 상품 설명서만 들고 집에서 생각 해 보겠다고 하고 나오세요!!!"
그나마 그 분이 워낙 경계심이 많고 보수적이셨기에 바로 댁으로 돌아오셨습니다만, 아마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 자리에서 ELS,DLS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가입하였을 것입니다.
이번 DLS, DLF파문도 현재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습니다.
그도그럴 것이 은행이라는 곳은 안전한 투자만 안내해준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고령층은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DLS와 DLF를 묻지마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하였기 때문입니다.
ㅇ ELS에서 DLS/DLF로 진화하는 과정 속에 위험도 커졌다.
초창기 ELS는 위험이 거의 없었습니다.
ELS구조 자체가 예전에는 1년~3년 정도 이자받게 되는 정도를 가지고 주가지수에 투자하여 플러스 알파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롱롱타임어고, 2000년대 초반만하더라도 예금금리가 높았다보니 3년 정도 이자만큼 미리 주가지수에 투자할 경우 원금에 10~20%정도를 가지고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주가지수 투자 손실이 100%라하더라도 만기 때에는 이자가 이를 메워주니 원금보장이 되었지요. 반대로 주가지수가 100%상승하면 은행이자보다도 훨씬 높은 수익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초창기 ELS구조 예시 원금보장 등 안전한 수익률 추구]
그런데 점점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기대수익률이 급격히 낮아집니다.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콜옵션 매도 비슷한 개념을 추가하여 특정 주가지수 영역대 까지는 상승하는 만큼 수익률을 증가시키지만, 상승폭이 특정영역을 넘어가면 낙아웃(Knock-Out)을 발생시키며 최소 수익률만 보장해 주는 구조로 진화합니다.
하지만 점점 시장금리 하락이 심화되며 ELS를 만들었을 때 투자자 기대수익률도 낮아지고 금융기관 수수료 기대 수익도 낮아지다보니 조금 더 진화한 마치 풋옵션 매도 구조와 비슷한 낙인(Knock-in) 또는 노낙인(No Knock-In) 구조의 ELS들이 만들어집니다.
[풋옵션 매도 형태로 진화한 ELS]
이러한 낙인/노낙인 구조의 경우 기준지수의 특정 영역에서는 기간에 따라 수익을 제공하지만 특정 범위를 넘어가는 순간 마치 풋옵션 매도 수익 구조처럼 기준가격이 낮아질 수록 손실이 -100%까지 커지는 구조가 만들어 집니다.
이번에 유럽국채 DLS와 DLF가 문제가 된 것이 독일국채 금리가 마이너스권에서 깊숙히 들어가면서 그 허용범위를 넘어감에 따라 풋옵션 매도 손익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DLS나 DLF의 구조상 파생상품으로 결합되어있기 때문에 손실구간에서는 더 치명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ㅇ 옵션 매도 형태의 투자 상품과 투자 방식은 : 작게 여러번 수익주다 한번에 훅!!!! 당한다.
초창기 ELS는 현재 원금보장형ELS로 분류되어있습니다. 다만 수익률이 마음에 드시지 않으실 정도일 것입니다. 이 구조는 금융공학적으로 옵션 매수 형태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거나 치명적이지 않습니다.
[풋옵션과 콜옵션의 손익구조]
하지만... 낙인/노낙인 구조를 가진 옵션매도 수익 구조와 유사한 ELS,ELF,DLS,DLF 등은 옵션 매도 트레이딩과 마찬가지로 작게 오래동안 수익을 주다가 한번씩 큰 사고를 내고 맙니다.
이는 옵션 양매도 전략을 사용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작은 수익을 꾸준히 매달 쌓아가다가 1년에 한번씩은 수익을 모두 반납하는 수준의 손실을 넘다보니, 종종 기관투자자가 파산하는 일들이 발생할 정도입니다.
ELS,ELF,DLS,DLF 중 옵션매도 수익구조로 설계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익을 매번 은행이자보다 더 높게 꾸준해 내어주다가 한번씩 사고를 훅! 내고 말지요. 그러하기에 증권(파생)연계 금융상품들도 철저한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 전략 차원에서 접근되어야만 합니다.
투자하더라도 전체 자산에서 10~20%내외에서 다수의 ELS/ELF/DLS/DLF로 투자한다면 이번 유럽금리 연계 DLS파문과 같은 일이 발생하여도 전체 투자금에 심각한 해를 입지 않게 됩니다. 특히나 옵션 매도 구조상 기준 지수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 때 기대수익이 커지는바 특정지수의 가격 급등락이 있다면 그 때 그 지수를 기준으로한 ELS,ELF,DLS,DLF 등을 포트폴리오 중 일부로 들어가는 것도 투자 전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무조건 안전자산이라며 판매하였다고 무턱대고 투자할 것이 아니라 그 구조와 특징을 안다면 그 안에서 투자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바로 앞 문단에서 증권(파생)연계 금융상품 투자 비법을 알려드리고 말았군요.
(※ 100% 원금보장 안전자산은 예금자 보호 한도 내에, 예금밖에 없습니다.)
2019년 8월 20일 화요일
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