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시장의 침체 과열을 가늠하기 위해 다양한 휴먼인덱스를 사용합니다. 의아하게 들리시겠지만 금융회사들의 행태 또한 중요한 휴먼인덱스로 두고 있습니다. 미시적으로는 특정 증권사의 시황관을 거꾸로 보기도 하고 은행들이 강하게 프로모션 하는 금융상품을 보면 상투가 다가오고 있다는 직감을 하기도 합니다. 최근 DLS사태, 은행ETF신탁, 양매도ETN신탁에서부터 더 시간을 걸어올라가보면 자문형랩 광풍, 원자재 펀드 광풍, 차이나펀드 광풍 등 과거 일련의 과정을 보게되면 왜 금융회사들이 환호했던 투자대상들이 이후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ㅇ 휴먼인덱스화 된 금융회사의 행태 : 꼭 기억하세요
[사진참조 : pixabay]
앞서 인트로에서 언급드린바처럼 필자는 금융회사들이 열광하는 투자대상을 일종의 휴먼인덱스로 관찰하곤 합니다. 심지어는 특정 증권사 영업현장의 시황관을 아예 거꾸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2015년 늦봄 어느날, 필자의 지인중 상당수가 모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었고 그 증권사에서는 당시 뜨겁게 달구어 오르던 중국 펀드와 중국 투자를 제 지인들에게 강하게 프로모션 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제 지인들에게는 "지금 중국증시 광풍이어서 피하시라"하였습니다만 결국 일부 투자를 하셨던 듯 합니다. 그리고 그 후 수개월 뒤 중국증시는 버블이 꺼지고 심각한 하락이 발생하였지요.
이렇게 금융회사가 강하게 프로모션하고 열광하는 투자대상이 상투를 만드는 케이스는 자주 발생하다보니 투자교과서나 논문으로 만들어도 될 정도입니다.
더 이전으로 올라가보면 2010년대 초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랠리를 주도한 자문형랩 광풍이 있었습니다. 당시 모든 금융회사들이 자문형랩 상품을 팔기에 열을 올렸고 심지어 기관투자자들 조차도 자문형랩 상품이 어떤 포트폴리오를 꾸렸는지를 보고 자신들의 전략도 카피했을 정도였습니다.
자동차, 화학, 정유 종목을 가지고 있지 않던 펀드매니저는 직속상관이나 투자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맞았어야했을 정도로 모두가 광적으로 달려든 그 후 차화정은 2011년 여름 이후 상투를 만들고 오랜 폭락장을 만들고 맙니다. (예, S-Oil 2011년 여름 이후 3년만에 주가 1/4토막)
타임머신을 돌려 더 이전으로 가겠습니다. 2007년 차이나펀드 광풍은 대단하였지요.
은행에서 예금 판매를 뒤로하고 열심히 차이나펀드를 팔 정도로 전 국민적인 광풍이 불었습니다. 증권사에서는 당시 히트 펀드인 미차솔 외에 아류 차이나펀드, BRICs펀드들이 속속 론칭되며 판매를 늘렸지요. 하지만 그 후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를 맞이하였고 차이나펀드와 BRICs펀드들은 그 후 회복할 수 없는 폭락장을 경험하고 말았습니다.
그 외에 중간중간 원자재 가격 폭등할 때 원자재 펀드 프로모션, 유명 펀드매니저가 M사 펀드 론칭할 때 열심히 프로모션하던 상황들, KIKO 판매 등등 수도없이 많은 사례들이 있고 우리는 이를 보아왔습니다.
ㅇ 특히 은행에서 특정 투자 대상에 열을 올리고 뉴스에서 찬양하면 : 거의 확실한 상투
은행은 우리에게 안전한 투자처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판매되는 금융상품은 거의 대부분 예금과 같은 안전한 금융상품이 대부분이지요. 그런데!! 그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은행에서 열심히 특정 투자대상에 열을 올리고 프로모션 걸며 판매하고 여기에 뉴스매체에서 이를 찬양하는 기사를 쏟아내면 그 투자대상은 거의 확실히 상투를 만듭니다.
멀리는 2007년 차이나 펀드 광풍 및 키코판매 뿐만 아니라...
가까이는 2017년 연말 은행 코스닥150 ETF신탁, 2018년 연말 은행 양매도ETN신탁, 올해 유럽채권 DLS프로모션 파동을 보더라도 이상하리만치 은행권에서 강력하게 프로모션한 투자대상은 거의 확실하게 상투를 만들었습니다.
[최근 2년 사이 은행에서 강하게 프로모션한 투자대상과 이후 흐름]
대표적으로 2017년 연말 은행 코스닥150ETF신탁이 선풍적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오고 뉴스가 쏟아진 후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승은 마지막 불꽃이 되고 말았고 그 후 코스닥150지수는 -50%이상 하락하였습니다. 그 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던 은행 양매도ETN 신탁의 경우 작년 연말 판매가 급증하였지요. 인기가 높아지다보니 운용사들도 속속 양매도ETN을 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 성과는 이전과 다른 아쉬운 성과를 2019년 만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금융상품에 대한 뉴스들 또한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증가시켰지요.
ㅇ 금융회사들의 마케팅만 중시한 결과물 + 그리고 휴먼
금융회사의 투자대상이 사람들에게 프로모션이 잘 되려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바로, 직전 수익률이 좋고 현재 희망적인 흐름과 재료들이 가득할 때 마케팅과 프로모션의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직전 수익률이 나쁘고 암울할 때 프로모션 한다면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입니다.
예를들어 2008년 금융위기 피크 시기에 "지금이 기회입니다. 주식형펀드 가입하세요"라고 홍보하는 곳이 있다면 그 프로모션은 실패하고 말 것입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터이지 말입니다.
하지만 직전에 수익률이 계속 좋고, 긍정적이고 훈훈한 재료들이 가득한 투자 대상이라면 홍보효과는 극대화 되고, 너무도 쉽게 성과를 높일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마케팅 성과를 높인다며 뉴스매체 홍보도 늘리고 더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순간 마지막 불꽃놀이를 스스로 산화시키며 만들고 맙니다.
투자대상이란 것은 일반적인 소비재와 틀려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면, 점점 먹을 수익률이 사라지게 됩니다. 즉, 금융회사 프로모션 강화에 따른 수익률 악화는 고객의 이익보다는 마케팅만 중시한 결과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는 금융회사만의 원인은 아닙니다.
결국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본능에 충실한 인간으로서의 투자자 본인이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되지요.
2019년 9월 18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