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확 증상이 밀려온다. 일단 꼴배기가 싫다. 안씻고 있는 것도 싫고 자기 전에 술 마시는 것도 정말 싫고 애들을 대하는 태도도 싫다. 다 싫은게 이 병의 증상이다.
최근에 CBS 새롭게 하소서 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게스트는 드러머 리노라는 문화선교사님이셨는데 시골마을에서 9살 때 교회에서 헌물받은 드럼을 접한 계기로 드러머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었던 많은 고난들을 말씀 하시는데 아내와의 어려움, 결혼생활의 고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았다. 이보다도 너무나 큰 고통과 시련들이 있으셨기에 오히려 아내는 함께 견뎌 나아가는 파트너로 비춰졌다. 이런 고백들이 내 생활과 비교가 되면서 남편을 못마땅해하는 나의 교만함에 부끄러워졌다.
남편도 하나님이 지으신 사람이다. 남편도 잘하는 것 많고 아는 것도 많다. 남편도 사랑받을 줄 안다. 남편도 생각이 있고 자존심도 있다. 이런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주기는 커녕 내 욕심에 맞추고 내 계획에 껴넣어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저 비난하고 못마땅해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내가 이런 내 모습을 몰랐던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이렇게 글로 쓸 생각도 했던 것이지 않겠는가. 나는 정말 이기적이고 치밀하도록 교만하다.
다시 이 병을 고치려면 나는 정신을 차려야한다.
나는 나고, 이 사람은 이 사람이다. 나도 부족한게 있다. 나도 더러운게 있다. 나도 못난게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이런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을 해준다. 그런데 나는?? 나는 나만 잘낫고 내가 맞다고 우기면서 살고 있다가 내 병을 내가 키웠다. 내 병은 내가 안다. 약이 어떤 것인지도 내가 안다.
다시 회복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