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가득한 혼자만의 여행
혼자 여행을 하기 시작한것은 21살때다. 제주도에 살기 시작한 가족을 보러 제주도에 오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나에게 제주도란, 초등학교때 패키지 여행으로 와봤던 국내 여행지일 뿐이었는데 혼자 여행을 시작하면서 내 인생에서는 빠져서는 안되는 '나'라는 사람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가 되었다. 제주도의 매력이 커서라기 보다 '혼자' 보내는 제주도이기에 특별했다.
혼자 여행을 간다고 하면 대개 부럽고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혼자가면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고 때로는 심심하기도 하기 때문. 그러나 혼자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외로움'의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 기꺼이 혼자 여행하는 것을 선택한다. '외로움' 그것이 혼자하는 여행의 무기다.
예전에는 '여행'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게 이유였다. 지금은, 여행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잘 하지 않는다. 여행의 시작이 있다면 끝이 있을테고 끝이 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에 예전만큼 기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순간에는 행복할 테지만, 예전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채 여행을 하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은 즐겁다. 혼자하는 여행도 즐겁다. 사람들과 함께라면 지금을 잊을 수 있고, 혼자라면 지금을 직시하며 새로운 지금을 위한 준비의 순간을 가질수 있기도 한다. 어떤 여행이든 여행을 하고자 하는 본인에게는 즐거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는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기 위해 여행을 왔다. 견뎌야 하는 현실은 무척 가혹하고 긴장이 넘치지만 하고자 하는 일을 깊이 생각하고 싶어서 여기 제주의 세화로 왔다.
긴 시간 버스를 타고 세화해변을 보러왔다. 비를 맞으며 소품을 사고, 정갈한 점심도 먹었다. 커피를 마시며 쓰고 싶은 글에 대해 생각하고는 있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글을 쓰려고 하면 오히려 글이 써지지 않는다. 여전히 나의 글에 대해 내가 재밌는 글을 쓸것인지, 남이 재밌는 글을 쓸것인지 판단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분명한 것은 무척이나 궁금하고 하고싶어 죽겠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충분했다. 글을 쓰고 싶은 이유를 찾았으니 이번 여행의 절반은 이미 성공한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재밌기 위해서, 나는 글을 쓴다. 남은 시간동안은 내가 쓰고싶은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