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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용서하는 법을 배우다

내 마음을 품는 연습

by 김현아

나는 오랫동안 나를 미워하며 살았다.

잘해야 한다는 말에 스스로를 몰아붙였고,

조금만 부족해도 마음속에서 나를 질책했다.

남을 이해하는 일보다

나 자신을 용서하는 일이 훨씬 어려웠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용서는 타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어린 나를 다시 품어주는 일이라는 걸.

그리움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면,

용서는 나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다.

그러나 그 마음을 억누르지 않기로 했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그 말 하나로, 내 안의 무너진 자리가 천천히 메워졌다.


용서는 어떤 거창한 결심이 아니다.

그저 매일의 삶 속에서

내가 나를 이해하려 애쓰는 작은 행동이다.

잠들기 전, 오늘의 나를 다그치지 않고

그저 ‘수고했어’라고 말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나는 이제 안다.

나를 용서한다는 건,

나를 다시 믿는 일이라는 걸.

그 믿음이 내 글을 바꾸었고,

그 글이 내 삶을 다시 세웠다.


오늘도 나는 연습한다.

조금 더 다정하게 나를 바라보는 법을.




이 글은 브런치북 〈그리움은 나를 살게 했다〉 의 일부이며,

매거진 〈마음을 담은 글로 브랜드까지〉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그리움이 단단함을 주었다면, 용서는 부드러움을 가르쳐주었습니다.


by 김현아 | 라운지글랩 에세이스트


감정의 기록으로 삶을 확장하고,
글의 힘으로 브랜드를 세우는 사람.
브런치북 〈그리움은 나를 살게 했다〉,
〈나는 오늘도 나를 조금 미뤘습니다〉 의 작가.


〈그리움은 나를 살게 했다〉 — 나를 품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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