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시간을 통과하며 배운 사랑의 온도
사랑은 사라지지 않았다.
모양이 달라졌을 뿐,
여전히 내 안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었다.
그리움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결핍이 아니라 ‘사랑의 잔상’이었다.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다.
이별은 끝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다.
사랑은 관계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마음은 여전히 나를 움직이고,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게 한다.
사람을 잃고 난 뒤, 나는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무심한 눈빛, 스치는 온기까지도
하나하나가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되었다.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사랑이란 거창한 감정이 아니라,
매일의 사소한 다정함 속에서 피어난다는 걸.
사랑은 나를 바꿨다.
이전의 나는 늘 완벽해야 한다고 믿었다.
누군가를 위해서라면 나를 덜어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안다.
진짜 사랑은 서로를 비우는 일이 아니라,
함께 조금씩 자라나는 일이라는 걸.
그리움이 나를 단단하게 했다면,
사랑은 나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리움은 삶을 견디는 힘이 되었고,
사랑은 그 삶에 온도를 더했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사랑은 끝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걸.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아주 천천히 변해가고 있었다.
이 글은 브런치북
〈그리움은 나를 살게 했다〉 의 일부이며,
매거진 〈마음을 담은 글로 브랜드까지〉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감정이 철학이 되고, 철학이 브랜드로 자라나는 여정 속에서
이 글은 ‘사랑의 온도’를 이야기합니다.
by 김현아
라운지글랩 에세이스트
감정의 기록으로 삶을 확장하고,
글의 힘으로 브랜드를 세우는 사람.
브런치북 〈그리움은 나를 살게 했다〉,
〈나는 오늘도 나를 조금 미뤘습니다〉 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