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악화되는 노사관계에 대하여
최근 눈치 보지 않는 직원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무노조 경영의 대명사였던 삼성마저도 그렇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직원의 개인주의? /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업무 활성화? / 불합리에 대항하는 자세?
필자는 개인적으로 모두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힘의 논리'로 이 상황을 살펴보자. 여기서의 힘은 계약의 적극성이다. 적극적으로 계약하려는 쪽이 을이며, 선택의 가짓수가 많을수록 갑이다. 전세시장에서도 시장에 집이 많으면 세입자가 갑이지만, 전세난에는 을로 바뀐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과거 힘은 절대적으로 회사에 있었다. 누구나 회사에 취업하고 싶어 했고, 돈을 많이 버는 유일한 길로 보였다. 실제로 대기업에서 임원을 달면, 좋은 학군지에서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 수 있었다. 꼭 직접적인 월급이 아니더라도, 회사를 다님으로써 얻는 제3의 경제적 이익이 많았다.
임직원 자녀 전형으로 회사에 취직이 가능했으며, 먼저 얻은 정보를 활용해 투자에 활용했다. 월급을 모아 집을 매수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렇게 1석 2조의 효과가 확실했기 때문에, 누구라도 부장 이상의 관리자만 된다면 꽤 많은 돈을 만질 기회가 보였다.
그래서 회사에 충성했다. 임원이 되고 싶었고, 그것은 성공이었다. 흙수저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부조리함도 눈감고 참았다. 내 미래의 기대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눈치 보며 야근도 했다. 최근 취직한 주니어가 보기에 이러한 선배들의 행동 양식은 매우 우매해 보인다.
그러나 회사에서 원하는 대로 살 때, 10년 뒤에 10억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면? 대부분 허리와 목이 유연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 요즘에는 이런 기대수익이 없는 것이다. 회사에서 야근을 해도, 상사 눈치를 봐도, 승진을 해도 얻는 보상이 부족하다.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없다. 그렇다고 정보를 활용해 투자하는 것도 이제는 쉽지 않다. 거래처에게 관례적으로 받던 보상도 없다.
이제는 더 이상 회사가 미래가 아닌 것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기대수익이 낮은 곳일 뿐이다. 이 현실을 노사 모두 냉정히 파악해야 한다. 회사는 직원이 체감하도록 기대수익을 높이고, 직원은 본인이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자가 진단하고 명확히 알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노사 간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반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