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스위치 설정하기
안녕하십니까? 건조한 글 쓰기 정연승입니다. 보통 '안녕'이라는 인사는 누군가를 대할 때 흡사 의성어인 양 반사적으로 튀어나오곤 합니다. 오늘의 제 안녕하십니까? 는 거진 4달 만에 쓰는 글이기 때문에 조금 더 깊은 의미로 드리겠습니다.
새로운 글을 쓰려니 설레기도 합니다. 그리고 변화를 시도하고자 합니다. 예전에는 너무 딱딱한 문체로 글을 풀었지만 이제는 조금 편한 구어체도 쓰려고요. 이미 충분히 딱딱한 문체는 보여드린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전보다 좀 더 편안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건조한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인드에 대한 내용입니다.
얼마 전에 지인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글을 쓸 때 어떤 마음으로 시작해야 할까?
특히 건조한 글을 잘 쓰려면
피도 눈물도 없는 것처럼 냉정해야 할까?
본인은 감성적인 측면이 많기 때문에 수필과 같은 장르의 글은 잘 써도 딱딱한 글은 못쓰겠다는 푸념이었습니다. 태생적(?)으로 본인은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하더군요. 글의 인격과 작가의 인격은 이처럼 밀접한 관계가 있을까요? 저는 이런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글은 사람의 생각을 표현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작가의 인격이 투영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작가의 인격,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주장은 조금 지나치지 않을까요? (저도 건조한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연재하고 있지만 제 삶이나 성격이 건조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글을 쓸 때 어떤 마인드로 책상 앞에 앉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저는 이러한 마인드 세팅을 '스위치'라고 하겠습니다. 글을 쓸 때는 스위치처럼 마인드를 변경시켜야 하거든요.
저는 이를 '스위치'라고 하겠습니다.
글을 쓸 때는 스위치처럼 마인드를 변경시켜야 하거든요.
스위치에는 천사 버튼과 악마 버튼이 있습니다. 글쓰기에 천사와 악마라니 조금 이해가 어려우실 것 같은데요.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건조한 글 쓰기에서 천사는 낙관주의자입니다. 긍정적이고 본인이 하는 말에 대해서 자기 확인이 뚜렷하죠. 그래서 의심이 없으며 성공 가능성에 대해 100% 확신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주장하는 이야기는 매우 창의적이고 새롭습니다. 천재 같으면서도 센스도 넘치죠. 지금 이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사람들의 환호가 예상됩니다. 이런 느낌에 기분이 좀 들뜨기도 하죠.
반대로 건조한 글 쓰기에서 악마는 비관주의자입니다. 부정적이고 본인의 주장에 대해 항상 의심을 합니다. 본인이 이야기 하지만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심지어 비관적이기까지 합니다. 또한 본인의 이야기는 별로 새롭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이미 이야기했거나 약간의 변형만 있을 뿐이죠. 그래서 무척이나 조심스럽습니다. 따라서 지금 본인의 아이디어를 남에게 이야기하면 실소가 예상됩니다. 이런 기분이 드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건조한 글 쓰기에 필요한 '스위치'의 버튼은 천사와 악마로 이뤄졌습니다. 조금은 감이 오시나요? 이런 양면성을 글 쓰는 단계별로 적절히 나타난다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그런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마 제 지인은 악마 버튼을 누르고 있는 작가의 모습을 본 것 같네요. 계속 악마 버튼을 누르고 있는 작가라면 염세적이고 비난과 부정이 가득한 글을 쓰겠지요. 저는 이런 글을 악마의 글이라고 합니다. 희망과 확신이 가득 찬 글은 반대로 천사의 글이 되겠죠? 글 쓰기가 누군가를 발전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면 악마의 글, 천사의 글 모두 부적절합니다. 두 마인드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이것을 '마인드 스위치 설정'이라고 저는 소개하고 있습니다. 왜 제목이 야누스적 글쓰기 접근인지 느낌이 오시죠?^^
다음 편에서는 마인드 스위치 설정에 필요한 각 버튼 활용법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