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글 쓰기 전 의식

루틴(routine)을 만들자

by 건조한 글쓰기

“내가 좋은 샷을 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언제나 같은 루틴을 따르기 때문이다. 나의 루틴(routine)은 결코 변하지 않는 나만의 유일한 것이다. 그것은 최상의 샷 을 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매 순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 타이거 우즈


루틴(routine)이란 단어가 있다. 일상이란 사전적 의미보단 어떤 것을 하기 전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 쯤으로 이해된다. 원래 루틴은 자연적으로 나오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필자는 2시간 이상 거리를 이동할 때 반드시 화장실을 간다. 다녀오지 않으면 불안하고 분명 조만간 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인 중 한 명은 식사하기 전 입맛을 쩝쩝 다신다. 모두 무의식 중 일어나는 루틴이다.


의식적으로 행하는 루틴도 있다. 최근 쓰이는 루틴은 대부분 의식적으로 행하는 것을 뜻한다. 야구 선수가 타석에서 타격에 임하기 전 하는 행동을 보자. 헬멧을 벗어 땀을 닦고 보호대를 만지고 방망이로 땅을 치는 등 공 하나하나 준비할 때마다 행하는 행동은 거의 완벽하게 동일하다. 누가 그 선수의 루틴을 못하게 한다면 아마 타율은 눈에 띄게 줄어들지 않을까?


필자도 학부 시절 루틴이 있었다. 수업 시작 전 커피와 초콜릿을 사서 자리에 앉아 팔을 걷어 붙인다. 그리고 필기구를 꺼내 노트에 가, 나, 다 순으로 끄적였다. 이러한 루틴은 스스로 '이제 공부할 준비가 완벽해'라는 암시를 주었고 실제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이처럼 루틴(routine)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하는 행위를 할 때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글 쓰기도 마찬가지다.


루틴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야구 선수들처럼 하는 회상적 루틴이다. 좋았던 기억을 회상하면서 그 때 했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이다. 둘째. 필자처럼 하는 보상적 루틴이다. 과업을 하기 전 커피와 초콜릿으로 먼저 보상하여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다. 글 쓰기에 익숙지 않은 분들께 보상적 루틴을 권한다. 회상적 루틴은 성공 경험이 있어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상적 루틴은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에서도 소개하고 있다. 어떤 신호가 왔을 때 반응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주는 패턴이 강할수록 강한 습관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필자의 사례에 적용해보자. 글을 써야 한다(신호)면 커피와 초콜릿(보상)을 먼저 주고 글을 쓰는(반응) 것이다. 그럼 왜 이런 루틴을 만들어야 할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쓰기 정말 싫지만 써야 할 때 책상에 앉게 하는 작은 힘을 준다. 스스로에게 작은 무엇인가를 선물해서 달랜다는 느낌일까? 다소 유아적인 발상이지만 의외로 효과가 좋다.


글 쓰기 전, 나만의 루틴을 만들자. 거창하고 어려울 것 없다. 본인이 공부하기 전 또는 일하기 전 어떤 행동을 할 때 가장 집중이 높았고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스트레칭 하기, 눈 마사지 하기, 좋아하는 음악 틀기, 귀 마개로 차음 하기, 커피 사기, 책상 정리하기, 연필 깎기,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 보기, 애인에게 연락하기 등 빠른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이면 된다. 처음엔 다소 억지로 해야 한다. 참고 한 달만 해보면 습관처럼 몸에 벨 것이다.


필자의 루틴은 커피, 초콜릿, 그리고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이다. 글쓰기와 관련이 없거나 오히려 방해할 것 같은 친구들이지 않은가? 천만에 말씀이다. 쓰기 싫다는 귀찮니즘을 날려주고 스스로에게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착각과 함께 집중력을 높여 준다. 루틴이 준 환상적인 선물이다.

자, 여러분의 루틴(routine)은 무엇인가?

By 건조한 글 쓰기. 정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