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라 글쓰기 19기] 11일 차 글쓰기
오늘은 옷 이야기다.
이건 비움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옷장 가득한 옷.
그러고 보니 장롱 세 칸이 내 옷이다.
장롱 서랍장 4개도 모두 내 옷이다.
그중 한 칸은 내 스커트와 블라우스 등의 옷이 걸려 있다.
또 한 칸은 코트와 패딩 등 겉옷 자리다.
또 다른 한 칸은 원피스 모음이다.
그중 한 칸인 스커트와 블라우스가 걸려 있는 옷걸이 개수를 세어보고 깜짝 놀랐다.
무려 53개가 걸려 있다니..
내 옷 개수가 이렇게도 많으리라는 걸 전혀 몰랐다.
서랍장에 있는 옷들 개수까지 다 더해보면
상상초월 개수가 나오겠다.
꾹꾹 욱여놓은 옷 때문에 옷장도 숨이 막힐지 모른다.
사실 왜 이렇게 옷이 많은지 나름의 변명을 늘여놓자면,
내가 입는 코트와 패딩 중에서는 내가 산 옷은 한 개도 없다.
주변에서 나눠주시거나 선물 받은 옷들이다.
100% 지인 찬스로 얻은 옷들이다.
이중 결혼할 때 산 분홍색 후드집업도 무려 16년이 된 옷이다.
결혼 준비하며 웨딩 캐주얼 촬영 컷 찍을 때 입으려고 샀던 2-3만 원짜리 옷이었다. 비싸거나 특별한 것도 아닌데 아직도 멀쩡하다. 추억도 있는 데다 아직 튼튼하니 버릴 수가 없다.
사실 옷이 해어지거나 낡아서 버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더 이상 입지 않거나 유행을 지나서 버리는 것뿐.
그나마 이것도 여러 차례 비워서 이 정도라면 믿으려나.
옷과 관련한 나의 습관을 소개한다.
첫째, 옷이 하나 생기면
있는 옷 중에 하나를 버린다는 원칙을 세웠다. 계절이 지날 때마다, 옷이 하나씩 생길 때마다 한 번씩 옷을 정리하며 버리거나 나눔을 한다.
최근에도 고무줄 발목까지 오는 치마들을 골라내 엄마에게 나눠드렸다.
깨끗하지만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은
친정엄마네 교회 구제 가게에 내놓으시라고 드렸다.
비워도 비워도 신기하게도 계속 늘어만 나는 옷.
그러면서도 입을 옷이 마땅하지 않아 고민하며 시간을 보냈다.
둘째, 어떤 옷 골라 입어야 하나
고민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같은 옷을 여러 벌 구매한다.
가령, 같은 디자인에 색상만 다르게 여러 벌 사서 매일 똑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지만 색깔 변화만 주는 식이다.
겨울은 반목폴라를
같은 디자인에
베이지, 보라, 녹색, 핑크, 화이트 등 여러 색상을 사서 요일만 다르게 입었다.
(올해 산건 아님. 2024년에 산 옷을 지금도 입고 있는 것임. 이런 걸 왜 설명하는데?ㅋㅋㅋㅋ)
봄 카라 스웨터도
하늘색, 남색, 베이지 이렇게 세 벌을 번 갈아입는다.
여름 브이넥 티도 같은 디자인, 다른 색상으로 세벌이 있다.
이렇다 보니 옷 고르는 고민의 시간을 단축하게 됐다.
예전에는 이게 어울릴까
이렇게 입을까
고민하며 이 옷 저 옷 갈아입고 시간을 많이 들였다.
이제는 기본 니트나 스웨터에 겉옷만 다르게 입어서 다른 느낌을 연출하니
고민을 덜하게 된다.
그리고 가끔 다른 옷들로 변화를 주며 기분을 낸다.
이러다 보니 아침에 루틴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옷 입고 화장하고 출근 준비하는데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나만의 방법으로
조금씩 심플하고 단순하게 사는 법을 연습 중이다.
있는지조차 몰랐던
어느샌가 내 안에, 우리집에
쌓여있는 것들에 대해 하나씩 들여다 본다.
잊혀진 것들이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기도 한다.
필요없으면서도 치울 생각조치 들지 않은, 게을러서 치우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나를 명료하게 아는 것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