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라 글쓰기 19기] 글쓰기
"언니, 있잖아. 내 친한 친구 이야기인데 한번 들어 봐.
언니가 나라면 어떻게 할 거야?"
친한 동생이 나에게 팔짱을 끼며 비밀 이야기를 속삭이듯 말을 꺼낸다.
이야기인즉슨, 친한 친구(A)가 있는데 A의 남자친구(B)가 자기 친구(C)랑 바람이 났나는 이야기다. 자기가 이걸 알게 됐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나에게 묻는다.
나는 친한 동생에게 너는 A랑 친한지, C랑 친한지 물었다. A랑 친하다고 했다. 그 소식을 A에게 알리지 않는 게 낫지 않겠냐고 답을 했다. 친한 사람에게 쓰라린 소식을 듣는 건 더 마음 아플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른 경로를 통해 듣는 게 낫겠다는 생각했다.
그러고는 한두 달 무렵 흘렀다.
나는 당시 교제하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이놈 새끼가 바람이 났었다는 걸 알게 됐다.
5년간 사귀었던 놈이었는데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알고 보니 친한 동생이 말한 A가 바로 나였던 거였다. 친한 동생은 나에게 어떻게 말할까 고심하다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으로 나에게 운을 뗐던 거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친구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으니 더 이상 나에게 아무 말을 더 꺼낼 수 없던 것이다.
그 이후, 누구에게 그 얘기를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꼬리가 밟히고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 있다. 결국, 나에게까지 바람피운 소식이 전해졌다.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운 것을 알게 됐다고 가정해 보라. 어떤 전개가 이루어져야 하는가?
그놈에게 찾아가 도대체 뭐 하는 인간이냐며 멱살 잡고 따져야 하지 않겠는가.
남자친구에게 따지고 화내고 성질을 바락바락 내면서 싸웠어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나는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내 삶이 얼어붙은 것처럼 전혀 괜찮지 않았다. 믿었던 인간에 대한 배신감,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실망감이 나를 덮쳤다. 칼로 가슴을 저미듯, 통증이 느껴졌다. 하염없이 눈물이 나고 마음이 쓰라렸다. 너무 화가 나니, 화낼 힘조차 없는 꽁꽁 얼어붙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차라리 성질을 팍 내고 그놈을 한대 팼으면 후련했을 텐데 너무 곱게 헤어진 게 화근이었던 걸까. 마지막 만남에서 이제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났다면서 우아하고 고상한 척하며 헤어졌다.
나는 그놈의 명백한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화를 내지 않았을까? 아니, 왜 화내지 못한 걸까.
20년이 다 되어서야 이제 내 마음을 마주할 용기를 내 본다.
내가 화내지 못하고 싸우지 못했던 건 단순히 화를 내면 안 된다는 순해 빠진 사람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심히 들여다보니, 내 안에 깊숙이 자리 잡은 나의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내가 매력적이지 못해서, 예쁘지 못해서, 그놈이 바람이 나게 된 것이라며 나를 못난 사람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 수치스러운 감정이 내 안에 있으니 나를 꽁꽁 묶어버리고 말았다.
글을 쓰면서 이런 이야기를 처음 해 본다. 헤어진 후에도, 함부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놈을 욕하지도 않았다.
이제야 욕을 시원하게 날린다.
"개새끼, 아주 나쁜 새끼였네."
속이 후련하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 나. 화 내야 할 때 분노하지 못한 나.
그 감정을 억압한 나였다. 감정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그 감정이 말하는 것에 유심히 귀 기울인다. 그 감정을 바라봐주고 공감해 줄 때, 부정적인 감정은 더이상 나를 속박하지 못한다.
나를 오래도록 묶어두었던 건 수치심이었다. 조금 늦었지만, 가장 빠른 때이다. 나를 옭아맸던 수치심을 이제야 훌훌 털어낸다. 그리고 새로운 정체성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매력적이다. 나는 매일 예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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