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조바울'이 될 뻔했다.

[바라보라 글쓰기 19기]

by 조보라

하마터면 '조바울'이 될 뻔했다.


엄마가 나를 뱃속에 품고 있었을 때를 떠올리며 말했다.

"네가 뱃속에 있을 때 남자아이인 줄 알고 이름을 '조바울'이라고 지어 놓았지." 당시는 초음파 검사 등도 없었던 때였던 터라 태어나야 성별을 알 수 있었다. 아들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는데 태어나 보니 딸이었다.


친정엄마는 나를 낳던 날, 하혈을 어마어마하게 해서 몇 바스켓의 피를 흘렸다고 한다. 지금이나 뱃속에서나 먹성과 몸집은 예사롭지 않았나 보다. 3.7kg 우람한 내가 이 땅에 태어났다. 의사는 하혈을 너무 많이 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제왕절개를 권유했다고 한다. 그 당시 제왕절개는 집 전세비용만큼이나 큰 비용이 든다고 들어서 제왕절개를 하진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이 악물고 죽을 고비를 넘기며 나를 이 세상에 내놓았다.

내가 태어나던 날,

우리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아들이 아니라 딸이라서 당혹스럽지 않을까. 뱃속에 있는 동안의 기도가 물거품이 된 것 같은 실망감이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엄마의 쓰라린 기억은 친할머니의 냉대였다고 한다. 친할머니는 병원에서 기다리다가 여자아이가 태어났다고 하자, 엄마와 손녀를 보지도 않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수고했다'라는 말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차가웠다.

환영받지 못한 존재.

그래서 어쩌면 쓰라린 마음 안고

살아갔을지도 모를 존재가 바로 나였다.


하지만 엄마는 그 기운을 바꾸셨다. 나를 당혹스러움, 실망감으로 대하지 않고 나를 소중한 존재로 대했다. 할머니에게 받은 푸대접을 나에게 푸대접으로 갚지 않으셨다. 아들이 아니라서 서운하다, 아들로 태어났어야 하는데 이런 말 한마디 하지 않으셨다.


엄마가 입에 달고 자주 하셨던 말.

"우리 딸, 어쩜 이렇게 기특하고 예쁘니. 엄마는 너를 낳은 게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이야." 작은 일에도 듬뿍듬뿍 칭찬과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해 주셨다. 아침 학교에 나설 때면 현관 앞에서 "사랑하는 우리 딸, 학교 잘 다녀와! 오늘도 승리하렴!" 꼭 안아주고 보내주셨다.

나도 우리 엄마를 닮아서 아이들에게 그 사랑을 흘려보낸다.

푸대접을 푸대접으로 갚지 않는 삶. 대접하는 삶을 살아가리라.

마음과 마음을 포갠다.


조바울이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가.

얼마나 많은 놀림을 받으면서 컸으려나.


딸로 태어난 덕분에 예쁜 이름을 얻었다.

조보라.

난 이 이름이 마음에 쏙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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