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모순을 인정하기

자유와 안정 두 가지가 내 안에서 싸울 때

by 조보라


자유롭고 싶다.

그러면서도 돈도 많았으면 좋겠다.


이서원 작가 <완벽하지 않아도 참 괜찮은 어른>이라는 책에서도 다음 문장을 만났다. 아하! 무릎을 친다.


내가 어릴 때 어머니는 종종 이런 말을 했다.
"물 좋고 바람 좋은 정자는 없데이."

지금은 내 인생에 가장 큰 위로를 주는 말이다. 돈이 안정되게 들어오면 자유가 없다. 반대로 자유로우면 돈이 부족해진다. 당연한 이치다. 돈이 더 중요하면 직장을 가지고 버티고 견디며 살면 된다. 자유가 더 중요하면 자유롭게 사는 삶을 낙으로 알고 살면 된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다 가지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참 괜찮은 어른> 이서원, 마디북, 201p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다 가지려고 한 나의 마음을 보게 된다.


욕심이 과했구나.

내 안에 도사리는 모순을 인정한다.

너무 자유로우면 방만해지기 쉽다.

너무 죄이면 숨을 쉬지 못하니 괴롭다.


사무실에서 8시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하니, 매월 월급이 고정적으로 들어온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야 하고, 정해진 업무를 해야 한다. 월급을 받는 사람은 그 월급에 맞게 책임을 부여받고 그 일을 감당하게 된다.


자유와 안정 두가지가 내 안에서 치열하게 싸운다.

아직까지 안정을 버리지 못하겠으니 18년 차 직장인으로 남아있는 거겠지.


근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퇴사를 한다고 진정한 자유가 주어질까?

자유는 일을 하고 안하고의 상태와 직결되지는 않을수도 있겠다.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불안하고 초조하다면 진정한 자유가 아닐테다.

경제적으로 아무리 많은 부를 가졌다 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 없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다면 진정한 자유일까?

마음이 매여서 이것저것 신경쓰고 앓이를 하고 있다면 이것 또한 자유상태는 아닐 것이다.

장소, 신체, 시간, 마음, 경제상태 등 여러 영역에서 자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것에서 자유를 누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더 큰 자유도 누릴 수 있게 될테니 말이다.


언젠가 자유가 생기겠지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유예'시키지 말자.

지금 할 수 있는 자유를 선택해 보기로 한다.

지금부터 자유롭게 사는 근육을 키우지 않으면 막상 자유가 주어져도 그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를 많이 봤다.


지금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는 뭐더라.

'휴가 내고 늘어지게 자기.

점심 먹고 싶은 메뉴 고르기.

커피 메뉴 고르기.

읽고 싶은 책 고르기.

쓰고 싶은 글 쓰기.'


조금 더 큰 자유가 생기면 하고 싶은 일도 기록해 둔다.

최근 친구가 한 번 해 보고 정말 재밌다고 말한 플라잉 요가를 해 볼까나.

그러나, 훌쩍 여행 떠나고는

'나 지금 탄자니아 세렝기티초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친구들에게 보내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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