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삶
사무실 출근하는 길. 지하철역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한다. 버스에서 내려서 지하철역으로 갈아타야 한다. 버스에 내렸을 때 사람들이 뛰기 시작하면 나도 무작정 뛴다. 지하철이 곧 도착하려니 다들 뛰는 거겠지 하면서 뛴다.
헐레벌떡 플랫폼으로 뛰어 올라갔을 때 지하철이 들어와서 멈춰 서는 모습을 볼 때, 희열을 느낀다 오예! 지하철 무사 탑승 성공이다.
그 조금 뛰었을 뿐인데 숨이 거칠다. 숨을 고르며 안정을 찾는다.
그런데, 어느 날은 플랫폼이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할 때도 있다. 숨만 차게 왜 뛴 거지? 라면서 허무함이 들기도 한다.
결국 다른 사람이 뛰면 무조건 뛰고 달리는 삶에서 달라져야 한다.
언제까지 다른 사람들의 속도에 맞춰 뛰고 달리는 삶을 살 것인가.
이제, 자기만의 속도로 가야 한다.
김영하 작가의 책 <단 한 번의 삶>에서 태평하게, 그럭저럭 하면서 즐겁게 사는 법을 배운다.
전에 못 보던 것이 보이길래 이건 뭐지 싶어 재미로 해보다가 그냥 계속하게 된 것들이었다. 소설가가 되겠다고 결심할 때도, 요리를 시작할 때도, 노트에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도, 처음 몇 년은 모두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신은 나에게 집중력을 주지는 않으셨지만 대신 태평한 마음을 주셨던 것 같다. 지금은 이래도 오 년, 십 년이 지나면 그럭저럭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 나에게는 그 마음이 있었고, 참으로 다행하게도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를 때까지 참고 기다려준 사람들이 내 곁에 있었다. (중략) 인간은 보통 한 해에 할 수 있는 일은 과대평가하고, 십 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과소평가한다는 말을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새해에 세운 그 거창한 계획들을 완수하기에 열두 달은 너무 짧다. 그러나 십 년은 무엇이든 일단 시작해서 띄엄띄엄해나가면 어느 정도는 그럭저럭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십 년이 여럿 쌓였다. 할 줄 아는 것만 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도 변했다.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복복서가, 71~72p
피곤하고 힘든 날,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에도 꼭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꼭 해야 할 일은 내 삶에 에너지를 주는 게 글쓰기다. 퇴고 작업에도 박차를 가해야 하는데 하루 한두 꼭지 밖에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매일 한 편씩 글을 쓰겠다고 결심했다.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너무 피곤한 날, 눈꺼풀이 감긴다. 오늘은 그냥 넘어갈까 하는 마음이 올라오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김영하 작가는 5년, 10년, 20년 시간이 쌓이니 글쓰기도, 요리도, 그림 그리기도, 요가 머리 서기도, 꽃과 나무에 대해서도 잘하는 사람이 되었다.
우리 역시, 무언가를 5년, 10년 꾸준히 하다 보면 꽤 그럭저럭 잘하는 사람으로 변해있을 테다.
해야 할 일을 매일 한다면 나도 기적을 만들 수 있으리라.
책 읽기, 글쓰기, 묵상하기, 운동하기, 사랑하기, 섬기기, 칭찬하기, 불평하지 않기 등 꾸준히 하고 싶은 부분들이다. 이렇게 살다 보면 60살이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이려나.
책은 몇 권 냈을까?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고 기대되는 마음에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복복서가
해야 할 일을 매일, 꾸준히 한다면 태평하게 꽤 그럭저럭 잘하는 사람이 된다. 우리도 기적을 만드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조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