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두 서로 다르다.
주토피아 2를 보고 왔다.
포유류, 파충류, 수생식물 등까지 다양한 동물이 어우러져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나온다.
서로를 배척하고 배제시키려 할 때, 실망, 갈등, 다툼 등이 발생한다.
주인공인 주디와 닉도 토끼와 여우로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는 방식과 성격도 출신도 너무나 다르다.
이 영화를 보고 내 마음에 남은 키워드는 바로 '다름'이었다.
어려움을 헤쳐나가면서 주디와 닉이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둘이 어려움을 헤쳐나간 후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를 나답게 하고 너를 너답게 만든다'라며 그런 개성과 강점들이 오히려 주인공을 강하게 만들어 줬다.
최근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 중에 하나다.
지인은 가정주부인데, 이제는 일을 조금씩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극심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다. 풀타임도 아니고 14시간 정도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지금 감옥에 갇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저릿하다.
지인의 남편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생겨 일을 반대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일을 하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잘 돌보지 못하고 아이가 망가지게 된다는 이유였다. 아내가 아이들을 안정감 있게 잘 보호하고 돌보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지인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며 반박하고 싶은 이유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아내가 일하는 것을 반대하는 남편에게 해 주고 싶은 만두>
1. 일을 하고 싶은 아내의 마음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가정주부로만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사회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왜 무작정 반대하는가?
2. 아이의 안정감은 '엄마의 만족감'에서 비롯된다.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게 하는 상태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좋은 에너지가 나가겠는가. 엄마가 자기 삶에 만족하고 행복할 때 아이들도 자신의 삶을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3. 엄마의 책임만으로 아이가 잘 자랄 수 없다. 가정에서 아내가 주부로 있는 것과 아이들이 우수하게 크는 것과 꼭 일치하기만 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우수하게 자라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아빠를 포함한 부모의 역할, 아이의 노력, 환경까지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쪽의 희생만으로는 가정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다. 상호 존중과 노력, 균형이 필요하다.
4. 일을 하면 에너지를 다 뺏겨서 아이들에게 소홀하게 된다는데 방법은 조율해 볼 수 있다. 풀타임이 아니라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일할 수 있다.
5. 일은 단순히 돈벌이가 아니라 '자아실현'이다. 더 나아가서는 '사회적 기여'다. 아르바이트라도 사회적 활동 속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고 자신의 유능감을 느껴보게 된다면 성장하고 발전하게 된다.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돕고 사회를 좋게 만든다.
6. 자녀들에게 엄마는 '좋은 모델'이 된다. 엄마의 삶을 보고 배우게 된다. 엄마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책임감 있게,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본다면 성실함, 독립심, 사회성 같은 중요한 가치를 배울 수 있다.
7. 자녀인 딸이 나중에 결혼해서 가정주부, 자녀 양육에만 집중하면서 살기를 원하는지 답변을 들어보고 싶다. 그 딸이 스스로 말하기를 '가정주부'로 살기 원한다면 오케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다. 꾹 참고, 하지 않았다. 이 주제만 나오면 나는 약간 흥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말을 아끼기를 잘했다.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채 말하다 보면 목소리를 높이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게 되는 우를 범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음에 또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몇 가지 질문을 잘 던지고 싶다. 그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관점과 견해가 있다는 것, 아내의 마음과 생각을 존중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매우 행복할 것 같다.
우리는 모두 다르고 그 다름이야말로 우리를 아름답게 만든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포용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더 아름답고 나은 우리가 되리라 믿는다.